1박 3일 항공권, 호텔, 교통, 환전 기타 등등
하이퐁
여기로 여행을 가야겠다고 결심한 건 무려 2달 전이었다. 페이스북에서 본 비엣젯 신규 취항 포스팅이 그 시발점이었다. 하이퐁? 뭐지? 어디지? 하는 생각에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작은 도시이고 하롱베이가 근처에 있다는 내용들을 찾을 수 있었는데, 네이버 검색 결과 대부분은 비엣젯에서 운영한 체험단 포스팅이라 바로 구글로 옮겨 검색을 계속해봤다. 요트를 타고 갈 수 있는 캇바라는 섬이 있고 그 섬에서 카야킹, 하이킹, 클라이밍 같은 액티비티들을 즐길 수 있다는 내용들을 찾을 수 있었다. 머릿속은 이내 캇바섬에서 액티비티를 즐기는 내 모습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전 항공사 직원으로 가장 좋은 건 항공편 루트를 보면 얼마 정도 가격이 적당 한 지에 대해서 매우 자세히 알고 있다는 점이다(물론 항공권 가격에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비행시간이 4~5시간에 이르는 동남아 항공권의 경우 왕복 30만 원 정도면 선방이라 할만하고, 20만 원 선에 구매를 했다면 득템에 가깝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틈틈이 스카이스캐너 같은 항공권 검색 앱을 켜 여행 계획을 짜는 걸 즐기는 내가 하이퐁 취항 특가를 찾게 된 것은 우연이라기보다는 필연이었다. 그렇게 나는 2인 337불, 1인당 19만 원이 조금 넘는 수준에 인천-하이퐁 왕복 티켓을 구매했다. 스케줄이 상당히 재밌는데, 토요일 아침 7:15에 탑승해서 일요일 오후 11:30에 나오는 꽉 찬 1박 2일 일정. 월요일 6시 30분에 인천에 도착해서 출근하는 건 덤. 항공사 다닐 때 즐기던 여행 패턴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여기에 관심 있어 하던 친구 하나가 더 조인(그 녀석은 사실 회사 워크숍으로 이 여행에 함께하지 못했다. 이 포스팅을 빌어 다시 한번 심심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바이다)했다.
비엣젯은 베트남 저비용항공사로 승무원들이 비키니를 입고 기내 서빙을 한다거나, 승무원들의 비키니 모습을 담은 화보(라 쓰고 달력이라 읽는다)로 유명(?)하다. 비엣젯 CEO는 베트남 여성 최초의 억만장자로 알려져 있다. 비엣젯의 잦은 프로모션이나, 승무원을 활용한 이슈 메이킹 등을 보면 이 CEO라는 분 화끈하신 누님인 게 확실하다(찾아보니 유통 비즈니스로 이미 21세에 백만장자의 대열에 올랐다고 한다).
동남아 여행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가격 대비 호텔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요즘 말로 하면 가성비 핵융합. 숙박을 어디서 할까 고민하던 차에 칩 티켓 16% 할인 쿠폰이 메일로 날아왔다. 호텔 찾는다고 여기저기 서핑하던 내 브라우저 쿠키 추적해서 날아온 건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16% 할인은 굉장히 매력적인 할인율이라서 방 빠지기 전에 서둘러 예약을 해야겠다는 마음에 칩 티켓 앱을 켰다. 3명이 가니까 방 두 개 정도면 편히 자겠다 싶었는데, 가격이 큰 차이가 안나길래 그냥 방 하나씩 쓰자는 마음에 3룸으로다가 소머셋 센트럴 호텔을 예약했다. 1박 2일에 120불 정도. 3명이서 나누니까 1인당 뭐 4만 원 정도니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꽤나 훌륭한 옵션을 선택한 셈. 실제로 어매니티 수준이나, 부대시설 그리고 룸 컨디션은 상당히 좋았다(사실 여기는 호텔이라기보다는 풀-서비스드-아파트먼트).
하이퐁 공항에서 내려서 제일 처음 한 일은 유심을 갈아 끼워 호텔로 가는 우버를 부르려고 한 것인데, 우버가 안된다. 도시 전체에 돌아다니는 차가 아예 없다. 그랩은 있겠지. 아니? 그랩도 없더라. 호찌민에서는 분명 우버를 탔는데, 여긴 소도시라고 우버가 전혀 없단다. 잠시 좌절하고는 곧 공항 택시로 짐을 옮겨 호텔로 향했다.
동남아는 날씨가 매우 덥고 습하기 때문에 이동 시 택시를 타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이퐁의 경우 15분 정도 되는 거리를 택시로 이동하는 경우 택시비 약 한화 3~5천 원. 5분 이내의 가까운 거리로 이동하는 경우 택시기사들이 미터기를 켜고 가는 것이 아니라 특정 가격을 부르는 형태로 협상을 해 오기도 하는데, 그 가격에서 가볍게 30% 정도 후려치면 그것이 정가니까 참고하길 바란다. 또 택시기사들이 잔돈을 안주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곤 하는데, 적은 돈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잔돈을 꼭 꼭 챙겨 받길 바란다. 왜냐하면 이렇게 잔돈 삥땅(?) 치는 거 습관 되면 나중에 오는 여행객들이 다 뒤집어쓰는 꼴이 되기 때문.
베트남은 베트남 동(VND)를 공식 화폐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달러로 환전을 한 다음에 현지에서 베트남 동으로 다시 이중 환전을 하는 게 보편적인 방법이다. 국내에서 달러 환전을 할 때에는 써니 뱅크나, 위비 톡 같은 은행 어플을 통해서 환전을 하거나, 인터넷 환전을 하면 최대 90%의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재밌던 점은 공항에서 하루밤을 자기로 한 금요일에 미리 환전한 달러를 수령했어야 했는데, 미팅에 정신이 팔려서 환전한 돈을 못 찾았다는 거. 급하게 공항으로 향하면서 환전을 한번 더 했고, 출발 당일 토요일에 찾을 수 있었다는 후문. 그래서 총 환전을 2개 한 건데, 이 2개의 환전 건 중 하나는 아직 달러로 앱 안에 물려(?) 있다. 환율 오르면 팔 거.
현지 콘텐츠는 곧 업로드 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