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다이빙 업체 체험객 MoM 25%, 매출 MoM 45% 증가 달성
그로스 엔진은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스타트업이 사용하는 메커니즘이다.
Eric Ries - The Lean Startup
10인 이하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은 마케팅에 힘쓰기가 쉽지 않다. 당장 운영을 위한 리소스 분배도 빠듯하기 때문. 게다가 마케팅 전문가가 없다면 성과 측정 없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마케팅이라 믿는 활동'을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대부분의 경우 '광고'에 집착하게 된다) 마케팅도 못 챙기는데, 구체적인 성장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것은 더욱더 불가능하다. 내가 본 대다수의 소상공인이 이런 악순환 속에 처해 있다.
이 포스팅은 국내 유일 스카이다이빙 전문 업체 스카이어드벤처가 그로스 엔진을 통해 소상공인을 벗어나 구조적 성장을 견인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스카이다이빙은 활동 인구가 적은 만큼 모든 스카이다이버가 끈끈하게 이어져 있다. 이 덕에 2018년 스카이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로 160여 번의 점프를 하는 동안 스카이어드벤처의 경영진과 호형호제할 정도로 가깝게 지내왔다. 스카이다이버로서의 시각뿐만 아니라 그로스/마케팅 포인트로도 다양한 피드백을 주고받기도 했는데(미국 가기 전에 실제 마케팅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올 4월 귀국 후 직접적으로 스카이어드벤처의 그로스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숫자 기반의 성장 모델을 구축한다면 업사이드가 클 것이라는 생각에 '스카이어드벤처 그로스 엔진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미국 스카이다이빙 협회(United States Parachute Association)와 한국 스카이다이빙 협회(Korea Parachute Association) 인증을 받은 국내 유일의 국제 규격 스카이다이빙 강하장
1. 텐덤 스카이다이빙 체험(강사 앞에 매달려 스카이다이빙)
-수많은 연예인도 체험한(최근 성훈, 솔라 체험) 텐덤 스카이다이빙 체험
2. 스카이다이빙 자격증 교육(자격증이 있어야 솔로 혹은 그룹 강하 가능)
-AFF 스카이다이빙 자격증 코스(전 세계 통용, AFF 자격증 취득 시 어디서나 점프 가능)
3. 군경 전술 강하 컨설팅
-군 출신 교관진과 국가대표 교관들로 이루어져 국내 최정상급 컨설팅 제공
4. 방송 및 CF 촬영
-스카이다이빙 영상을 필요로 하는 영화/드라마 및 광고 촬영(1박 2일, 정글의 법칙, 생생정보통 등등)
5. 스카이다이빙 시범 및 경연
-페스티벌 및 행사 등에 스카이다이빙 시범(88 올림픽 오성기 스카이다이빙 생각하면 될 듯)
스카이어드벤처의 이동우 대표는 특전사 고공팀 출신으로 스카이다이빙 점프 횟수가 1,400회 이상에 이르는 베테랑이다. 군에서 스카이다이빙을 접한 이후 고부가가치 항공레포츠인 스카이다이빙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스카이어드벤처를 창업했다.
2018년까지 군 강하장인 미사리 강하장과 항공우주연구원의 고흥 강하장에서 어렵게 민간 강하 활동을 해오다가, 2019년 4월 충주에 국내 최초로 전용 항공기를 사용하는 국제 규격 스카이다이빙 강하장을 오픈했다.
매출 대부분이 텐덤 스카이다이빙을 통해 발생됐고, '스카이다이빙 체험'이라는 상위 퍼널로 유저가 유입되면, 특정 비율로 '자격증 취득'이라는 하위 퍼널로 연결되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서 비즈니스의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s)를 '텐덤 스카이다이빙 체험객 수'로 정의하고,
이를 드라이브하기 위해 4P 요소를 분석하고 개선점을 도출했다.
Product: 텐덤 스카이다이빙 체험(체험 공급력 f(x)=항공기 좌석수*이착륙 횟수*텐덤 장비수*강사수)
Promotion: 비정기적이고 무규칙적인 시즈널 할인 존재(e.g. 여름철 휴가 프로모션, 할로윈 프로모션)
Place: 판매 채널 90% 온라인(네이버 예약), 10% 유선 전화 예약
Price: 해외 대비 비싸지만 전체 비용 고려 시 비교적 저렴한 가격 세팅, 다양한 부가수익 옵션(영상 촬영, 영상 편집 등)
재고가 없다.(항공사와 유사. 항공기 좌석에 스카이다이빙 체험이라는 부가가치를 더해서 판매하는 일)
일종의 여행 상품(로컬 액티비티)
비싸다.(소비자가 비싸다고 인지한다.)
재구매가 일어나기 어려운 1회성 체험 콘텐츠이다.
Product: 공급좌석 개선 작업
-공급력과 단위 생산성 향상을 위해 대형 항공기 도입 추진
(이 글을 쓰는 20년 10월 국내 최초로 터보프롭 12인승 항공기 도입 완료-> 공급력 200% 증가)
Promotion: AARRR 터치포인트 관리
-외국인 체험객은 더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되도록 세심히 배려. 몇몇 외국인의 경우 국내 외국인 커뮤니티로 스카이다이빙을 전파하는 가성비 좋은 마케팅 채널 역할
-항공사 얼리버드처럼 미리 할인된 가격에 슬롯을 판매해 현금흐름을 미리 확정 지어 불확실성 제거
-여행 상품의 특성을 일부 띄는 만큼, 2인 이상 예약 할인을 제공해 관심 있는 1명의 유저에게만 광고가 도달하더라도 주변인에게 Organic 하게 도달할 수 있게
-세렌디피티 마케팅의 일환으로 소셜미디어에 버킷리스트로 스카이다이빙을 언급한 유저에게 접근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Place: 예약 경로 최적화
-독립 쇼핑몰을 구축해 마케팅 자동화를 시도했으나, 네이버 예약의 깡패 같은 파워와 개발 리소스 부족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고 네이버 예약 잔류 결정(결제 붙인 랜딩페이지 짜느라 1주는 썼는데 ㅠㅠ)
-80% 이상의 트래픽이 모바일. 네이버 예약에서 세팅된 항목 안에서 AOS, iOS 랜딩페이지 세부 항목 면밀히 체크(장기적으로는 자사몰로 당연히 가야겠....지)
Price: 수익성 개선 작업
-기존 9개가 넘어가던 옵션을 단 4개로 줄여 예약 간편성과 수익성 증대
-토요일과 일요일의 체험 가격을 분리해 기존에 발생하던 토요일 선호 현상을 헷지하고 추가 수요를 창출할 수 있었다. (일요일 휴식을 위해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패턴 관측 -> 일요일 체험 할인 제공. 일요일 점유율 평균 20% 증가)
매체 믹스는 인풋 대비 아웃풋이 비교적 명확한 요소들에 대다수의 리소스를 투입했다.
DA: 페이스북 90% 구글 10% 정도 했는데, 페이스북 성과가 압도적이라 페이스북만 남겼다. 유튜브가 잘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게임 광고판이 되어버려서 그런지 내가 파인 튜닝을 못한 건지 유튜브 성과가 생각보다 저조했다. (네이버 예약 랜딩이라 세부적으로 추적이 안 되는 부분 감안하더라도)
SA: 브랜드 키워드 빼고 기본만 최저 단가로 세팅, 어차피 경쟁 정도와 비딩 단가가 낮은 키워드기에.
PR: 국내 유일 사업자기 때문에 PR만 깔리면 SERP 이점이 많기 때문에 비즈니스 마일스톤 달성이나 대외적으로 알릴 가치가 있는 뉴스가 있을 때마다 보도자료를 배포하려 노력했다.
WOM: 소셜미디어에 리뷰를 작성하는 경우 재 체험 할인권이나 기념품 등을 제공하고, 친구를 소개하는 경우 기프티콘을 제공하는 등 Viral 루프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문제점:
네이버 예약을 사용하기 때문에 GA와 같은 애널리틱스 툴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여러 black hat, gray hat 방법을 찾아보았으나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없었다.
대응:
통계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어트리뷰션 모델을 설계할 순 없었고 1차원적인 분석 모델을 짜서 추세를 보면서 관리하는 수준으로 기초적인 분석 구조를 잡았다. 다만 모든 의사결정은 구체적인 숫자 기반의 프레임워크를 거쳐 일어날 수 있게 확실한 내부 기준과 프로세스를 정립했다.
1차 그로스 엔진 구축:
이렇게 4P 요소를 개선해 나가며 숫자 기반의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를 만든 것을 나는 "그로스 엔진을 구축했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내가 직접 관여하기 시작한 4월 이후부터 체험객 MoM 25% 이상, 매출 MoM 45% 이상 증가했고, 영업 일당 매출도 평균적으로 20% 이상 증가했다.
매출 두배 성장 이후 8월, 9월은 장마 이슈와 코로나 이슈 때문에 영업을 못해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으나, 성장을 견인한 요소들을 최적화하는 과정을 통해 snowball effect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만든 1차 그로스 엔진은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결과물이며, 아직 자동화와 세부적인 튜닝 요소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스카이어드벤처의 비즈니스는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내가 심은 그로스 엔진이라는 심장이 스카이어드벤처가 한국을 넘어 동북아의 스카이다이빙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하는 미래 성장의 원동력이 되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