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우연히 보게 된 엄마의 일기장
늘 엄마일 거라 생각했던
엄마의 모습은
엄마가 아닌 한 여자의 생각이 있었던
엄마의 일기장
아빠를 사랑하는 님이라 표현했던
엄마의 일기 구절이
너무 유치했던 내 어린 시절
사랑하는 님이 변해
술 먹고 외박하는 모습에
실망이 가득하다던
엄마의 일기장
늘 당연하다 여겼던
엄마, 아빠의 모습에서
한때 뜨거웠던 청춘남녀의 모습
그리고
시모, 시누 살이에 지친
엄마의 한과 하소연이 있었던
엄마의 일기장
헤어지기에는 자식들에게 미안하고
참고 살자니 꿈 많았던 소녀가 그립다던
엄마의 일기장
그래서 어느 날부턴가
나도 밥 한번 더 짓는 대신
엄마 몰래 시 한번 더 짓는
또 다른 엄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