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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백과사전 - AI 에이전트 생태계

전체를 조망하기 좋은 책이 나왔습니다

by Jinho Yoo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7098357

“에이전트 뭐라고 하던데… 이게 뭔데?”

“어제의 메타버스 전문가가, 지난번에는 블록체인 전문가였고, 이번에는 AI전문가가 되었다”라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습니다. 즉, 유행따라 돌고 도는 기술의 흐름에 맞춰서 사람들이 자기분야가 아닌데도 막 오래 해온것 처럼 떠드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인공지능 분야가 핫한 상황이고 많은 꿈과 환상, 그리고 기대가 모여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LLM이란 기술이 챗GPT이후, 기계가 ‘언어’를 다룰 수 있게 되자, 이를 이용해서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기술이 부상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에이전트를 만들어 보거나 경험한 사람들은 적다보니, 과장되고, 실용성이 없거나, 잘못된 문제를 에이전트로 푸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아래와 같이 쓰고 있습니다.


더불어 국내외 다양한 산업군의 대기업들과 협업하며, 에이전트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오히려 대규모 모델 학습이나 GPU 리소스에만 의존해 추진하다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프로젝트에 실패하는 사례를 적잖이 목격해왔다. 그럴수록 AI 기술을 현장 중심의 관점에서 바르게 안내하고, 에이전트라는 전환의 도구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감이 들기 시작했다.


이 책은 에이전트를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실제 운영까지 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 다음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훌륭한 지도입니다. 저 역시 생성 AI/LLM관련 책을 지금 작업하고 있는데 거기에서 분량상 에이전트를 너무 상대적으로 짧게 다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보고 나올 책(책도 없는데 홍보하는 이 용기는 어디서..ㅋㅋㅋ)에서 다 못다룬 에이전트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부분들이 볼만 합니다

이 책은 정말 백과사전입니다. 단순히 에이전트가 뭔지 설명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 에이전트를 적용하기 위해서 경험을 바꾸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에이전트를 혼자 일하게 하지 마라

먼저 에이전트 이야기 하면, 대부분의 책은 프레임워크 설명하고 코드 이야기 하느라 바쁩니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에이전트를 설계하는데 ‘협업’이란 키워드로 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은 MAS(Multi Agent System)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의 ‘시스템’을 먼저 설계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 세계, 특히 엔터프라이즈 환경은 전혀 다르다. 마케팅, 영업, 재무, 고객 지원 등 여러 부서가 서로 다른 시스템과 데이터를 다루며,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수의 영역과 기능이 긴밀하게 얽혀 작동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단일 에이전트’는 근본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 p101


이를 위해서 세가지 제안을 저자는 하고 있습니다.

복잡성 대응력: 전문성을 나눠서, 지능의 협력을 통해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게 하라는 뜻입니다.

확장성: 새로운 기능을 가지는 에이전트를 쉽게 연결하고 붙일 수 있게 설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안정성 및 복원력: 현실의 예외상황은 늘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에이전트가 실패하더라도 다른 에이전트들이 이를 감시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실 이 세가지 아이디어는, 초기 에이전트 설계자들이 많이 실수하는 문제입니다. 하나의 에이전트로 모든 것이 될것처럼 설계하고 제안을 하지만, 곧 닥치게 되는 일입니다. 사람들의 업무분석을 아무리 잘게 해도 빈 구석이 생기고, 말로 이야기 하지 못하는 그 무언가가 계속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책에서는 이런 MAS를 만들기 위한 여러가지 기술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이전트를 만들때 루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떤식으로 업무를 나눠서 소통 비용을 줄여야 할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정말 어디 책이나 논문에서도 찾기 힘든 내용과 경헝들인데 저자가 잘 정리해주어서 손쉽게 익힐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에이전트 프로토콜(API, MCP, A2A)설계시 각각이 어떻게 다른지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API와 MCP설계는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MCP의 보안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A2A는 어떻게 다중 에이전트들을 이어서 일을 하게 하는지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경험과 최신 논문들로 나온 이론들까지 제대로 정리해서 보여주기에 여러분의 시간을 아끼기에 매우 좋은 부분입니다.


에이전트로 우리의 경험은 어떻게 바뀌는가

이 책은 단순히 기술 소개만 담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 대부분이 에이전트를 이용한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면 해본적이 없기에 기존의 챗봇 이상의 일을 상상도 하기 힘듭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에이전틱 라이프(Agentic life)’라는 개념을 소개합니다. 즉 목표를 주어지면 상호작용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즉 사전에 정의된 규칙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능동성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 책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전환을 위해 다음의 질문들을 스스로 던져보라고 합니다.


우리가 에이전트를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 싶은 결과는 무엇인가?

어떤 업무에 가장 먼저 적용해서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에이전트가 활용할 데이터는 어디에 있는가?

이 변화에 영향을 받는 다른 팀과는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데이터 접근이나 활용에 있어 지켜야 할 보안 규칙은 무엇인가?


인간의 역할: 맥락설계자

그 외 다른 내용들도 굉장히 볼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 책은 마지막 이 질문에 다다릅니다. ‘그럼 인간은 이제 뭘 해야 하는가?’ 저자는 ‘인간 역할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의 전환과 고도화를 의미’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일을 하는 주체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시스템 구성/협업을 조율, 의미 해석 및 통찰전환, 마지막으로 윤리적 판단 및 최종결정을 하는 사람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를 할 수 있는 학습 방법, 일을 하는 방법등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상대적으로 다른 챕터들에 비해 이 부분이 짧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장이 제일 좋았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론들을 더 제시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이는 이 책을 넘어서는 주제이기에 이 정도 문제제기면 충분해 보였습니다.


조금 더 보충되었으면 하는 부분들

모든 책이 다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이 책은 충분히 훌륭하지만, 다음 세가지가 더 보완되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첫째, 에이전트 평가에 대한 논의입니다. 한 장 정도로라도 이 주제를 다뤘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충분히 담기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이 빠지면 에이전트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기가 어렵다고 보기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둘째, 방대한 내용을 압축적으로 다루다 보니 각 기술과 용어 설명이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생성형 AI 검색의 시대에는 이 공백을 검색만으로도 상당 부분 채울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독자들이 생성형 AI 검색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특히 변화 속도가 빠른 분야의 책일수록 설명이 간결해지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기존 조직들의 일을 분석해서 에이전트로 전환할지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제가 봤을 때, 사실 에이전틱 사용자 경험의 설계가 필요하다고는 되어 있으나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설명이 미흡해 보입니다.


결론 - 오래갈 책입니다, 두번 보세요.

에이전트를 설계해야 하거나, 이제 LLM을 통해서 RAG정도로 효과를 본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DX/AX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하시는 분들도 보시면 에이전트를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책이라 추천드립니다.

만약에 단순히 Langgraph같은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쓰는 법을 찾으시는 분은 이 책의 독자가 아닙니다. 세부 구현들에 대해서 잘 설명하는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체 그림을 이해하고, 어떤식으로 설계를 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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