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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Sep 28. 2021

별다른 바람 안 분 자민당 총재선거

큰 이변 없는 한 기시다 가능성이 높은 상황

자민당 총재선거가 내일 마무리된다.


선거운동기간 2주일 동안 지켜보는 입장에서 별다른 큰 바람이 불지 않았단 느낌이다. 지난 글에서 적었듯 고노 다로가 바람을 일으켜야 했는데, 과도하게 신중한 입장을 이어가면서 오히려 인기가 더 내려간 상황이다.


아베가 지지한 극우인사 다카이치 사나에는 "어차피 안 될 거 지르고보자"는 마인드에서였는지, 하고 싶은 발언을 맘대로 하면서 나름대로 주목을 받은 상황이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일반 지지율은 10% 안팎이다. 주로 SNS에서 넷우익들이 다카이치를 칭찬하고 반대로 고노를 까면서 예전보다는 인지도가 올라갔다.


그 와 중에 고노를 어떻게든 막으려는 아베가 자신의 파벌(호소다파)과 의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면서 총재선거는 과거 극복을 못 한 채 발목이 잡혔다. 고노도 과감하게 아베를 극복한다는 신호를 보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만약 미래지향적인 신호를 확실하게 내보냈을 경우엔 적어도 당원들의 지지 비율은 많이 올라갔을 것이다.


아사히신문이 어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자민당 의원(중의원/참의원 합계) 382명 중에 기시다가 110여 명, 고노가 100여 명의 지지를 확보한 상황이고, 다카이치가 80여 명이라고 한다. 뒤늦게 참전한 노다 세이코는 20명 정도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사람(혹은 답변 안함)은 대략 60-70명 선으로 보인다.


고노는 최대 30% 안팎의 의원표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 정도면 의원표는 무난하다고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지역의 당원/당우(党友) 표다.


같은 조사에서 자민당 지역조직에게도 여러 가지를 물었다. 그중에 아베/스가 정권 계승에 대한 항목이 있었다. 여기에 47개 조직 중 36개가 '어느 쪽이라고도 답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계승하는 게 좋다'가 5개 조직, '안 하는 게 좋다'가 6개 조직인 걸 보면 '사정상 말은 못 하더라도 긍정은 못하겠다'는 쪽이 지지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의 조사에서는 28개 조직이 계승하는 게 좋다고 답했다.


아래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도 참고해보자.


자민당 지지층에선 고노가 51% 지지로 높지만 이것만으로는 1차에서 과반을 넘기기 쉽지 않다.


적어도 '60% 이상+여론을 압도하는 무언가'가 있었어야 했는데 선거운동 과정에서 고노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코로나로 대중 연설, 선거운동이 제한된 점도 물론 있긴 있을 듯싶다.


이렇게 되면 '가장 무난한' 기시다가 결선투표에 가서 총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3  가능성이  다카이치  대부분이 기시다에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 7월에 참의원 선거가 있는데 참의원들을 중심으로 "고노가 되면 사고를 쳐서 내년 선거에 불리해질 "이란 반응도 나온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고노 측 진영에서는 다카이치가 좀 더 힘을 내서 2위가 됐으면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보다 요행에 기대기 시작하면 선거는 더 어려워진다. 물론 실제로 다카이치가 2위가 되면 온건파를 중심으로 고노를 밀 것이다.


기시다가 총재가 되면 곧 이어질 총선에서 자민당은 그냥 무난한 수준(과반 정도?)을 달성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만 기시다가 경제정책면에서는 다소 전향적인, 좌향좌 스탠스를 보여주고 있고(신자유주의 극복) 아마 외교에서도 그다지 무리는 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이는 동아시아에 있어서도 아베와 같은 대결주의자가 한 명 사라졌다는 정도의 의미는 있지 싶고, 계속 지적해왔듯이, 아베/스가로 상징되는 노선의 종말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시다는 아베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조사한다고 했다가 말을 바꾼 상황이다.


그러나 본인이 총리로서 롱런을 하려면 아베나 아소 같은 구시대적인 인물을 어떻게든 극복해야 한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으리라고 본다. 본인도 지난 총재선거에서 아베에게 뒤통수를 맞기도 했고.


생각보다 선거가 재미있게 진행되지 않아서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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