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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jmind May 09. 2018

머스크는_왜_버핏을_디스하는가

1. 머스크의 버핏 디스는 매우 흥미로운 사건입니다.


물론 디스가 촉발된 이유는 전기차 충전소 오픈에 대한 기자의 질문이었기 때문에 머스크가 의도적으로 버핏을 디스하려 준비하고 깠다고 보긴 어렵습니다만. 스티브 잡스 이후 최고의 쇼맨쉽을 가진 머스크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판을 키웠다고 보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가장 강력한 상대와 마주해야 스파링 파트너로서 자신의 가치도 높아지니까요.


2. 자 그럼 무엇을 디스했을까요?

'경제학적 해자(MOAT)' 라는 '투자철학'을 디스한 것이죠.

[economic moat]

버핏으로 대표되는 금융투자자들은 '강력한 시장진입 장벽을 가진 기업' 또는 '기존의 강자'에게 더욱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을 채택해 왔습니다.

See's Candy 라고 하는 사탕회사를 직접 예시하며 버핏도 이 미끼를 물어버립니다.

머스크는 주저하지 않고 super, super serious 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이런 '해자'에 기반한 기존 투자전략과 철학은 구세대 유물이라고 단정해 버립니다.

머스크는 명확히 목표와 의도를 가지고서 기존 투자자와 업계의 강자들이 가지고 있는 공고한 생각의 벽을 때렸습니다. 머스크가 하고 있는 사업들을 연결지어서 이번 머스크의 디스전이 노리는 목표를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4. 테슬라는 기존 내연차들이 가진 해자(MOAT)들을 한번에 헐어버리고 건너뛰어 넘어서 자율주행 전기차를 만들어 냅니다. 테슬라는 오늘도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들과 엄청난 경쟁을 벌이고 있지요.

이하 기존 업계의 해자와 머스크에 빙의해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MOAT 1. 자동차 그거 아무나 만드는거 아니다.

musk : 테슬라라고 자동차 회사 하나 인수했는데 내가 인수하고 부터 잘 만듬. 그 사이 모델S, 모델X 만들어서 오늘 현재 북미 10만불 이상 차량 판매량과 판매성장율에서 독일3사를 모두 따돌림.


MOAT 2. 인테리어 단차 및 디자인 관리 그거 아무나 하는거 아니다.

musk :  디자인 자체는 비싼 디자이너 데려다가 쓰면 그만인거고 고객이 익스큐즈 하는 수준만 넘으면 되는거임. 글고 이미 넘었음. 난 예술하는거 아님. 글고 고객이 원하는 인테리어는 17인치 테블릿 네비게이션이지 버튼 졸라 많고 에어콘 홀 모양이나 다채롭게 뚫는게 아님.


MOAT 3 자동차 그거 아무나 파는거 아니다.

musk : 그냥 홈페이지에서 파는데 잘 팔림. 나 원래 페이팔 멤버임. 전자결제 세상의 끝판왕 이었음. 전자결제로 다들 돈 잘 내고 살 수 있음.


MOAT 4 대량생산. 그거 아무나 하는거 아니다.

musk :  운에 굳이 기대고 싶진 않지만 운좋게도 토요다 생산 공장 큼직한거 싼값에 잘 먹음. 생산할 공간 장비 충분함. 사람 좀 자주 내보내고 있지만 쿠카랑, 화낙 로봇들 동원해서 생산량 많이 늘렸음. (2017. 12월 기준 월 2,000대) 내년이면 한달에 만대씩 찍어낼꺼임.


MOAT 5 전기차가 내연차 보다 안전한가?

musk : 휘발유 폭발력이랑 배터리 폭발이랑 비교가 됨?


MOAT 6 배터리 생산량 모자라지 않나?

musk : 기가 팩토리 지음. 2016에 전세계에서 생산한 배터리 총량보다 이 공장이 더 많은 배터리를 2019~2020년부터 만들어 낼 예정. 이미 가동 중이며 수율 끌어 올리는 중.


MOAT 7 배터리 충전 하는 전기는 땅파서 나오나?

musk  :  나는 솔라시티 사장이기도 함. 태양광 전기로 공짜에 무제한 충전 해서 내보낼 수 있음.


MOAT 8 고속 충전기도 진입장벽인데 그건 왜 또 개방하나? 

musk : 주유소가 아무 차나 주유하지 벤츠만 주유해 주나? 충전 걱정없어야 타사도 전기차 생산 더 할꺼아닌가. 그리고 언제 공짜로 열어 준다 했나? 돈 받고 열어 줄 예정.


MOAT 9 타사의 전기차 생산량 증가가 테슬라의 마켓 쉐어를 늘리는데 방해가 되는거 아닌가?

musk : 테슬라는 차만 파는 회사가 아님. 차와 충전 인프라를 함께 팔고 있음. 그리고 테슬라는 올해도. 당분간도 전기차업계의 아이폰으로 군림할 것임. 당연히 타사 전기차 샀다가 구매력이 올라오면 자연스럽게 테슬라의 고객이 될 것임.


MOAT 10 전기차 관련 특허는 왜 풀었나?

이건 헤게모니 싸움임. 특허 풀고 모두가 전기차를 만들어야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짐. 부품 나혼자 주문해 봐야 아직 년간 50만대 이상 물량을 주문 하기 어려움. 모든 자동차 회사가 함께 전기차를 만들어야 부품 가격이 낮아지고 이런 규모의 경제를 통해 테슬라 뿐만 아니라 각각의 제조사들 모두가 생산단가 하락을 통한 이익을 얻을 수 있음. 물론 테슬라는 그 와중에 충전 인프라 깔아 놓은 것으로 부가 수익도 쏠 쏠 할 예정.


위 내용들을 쭉 합쳐 보면 머스크가 해자 한두개에 기댄 기존 수성 전략이 왜 구닥다리라고 표현한 것인지 바로 이해가 가능합니다. 머스크는 위의 기존 자동차 업계와 투자업계가 이해하고 기대던 해자 전략들을 대략 10년의 시간동안 엄청난 속도로 해체하고 부수면서 도전하는 것이죠.




5. 그럼 단지 도전하기 위해 한 말일까요? 아니죠. 저 디스전의 진짜 목적은 오늘 현재 테슬라의 모든 사업에는 추가적인 현금 투입이 당분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필요한 것은 너무나 자명합니다. 즉 잠재 투자자들에게 기존의 사고와 전략에 매몰되지 말고 새로운 생각과 사고를 가지고 테슬라에게 "투자해" 라는 뜻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머스크의 이번 디스전의 최종 목적은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오래되고 견고한 투자철학을 흔들어 새로운 사고와 도전을 하게 만드는데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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