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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니 Mar 05. 2018

내 콘텐츠를 내가 후려치지 말라

2017카카오 브런치 x 스토리펀딩 파티 _ 너무 늦은 후기

지난 2017년 12월 7일, 카카오에서 개최하는 브런치 x 스토리펀딩 2017 크리에이터 땡큐파티에 초대받아 다녀왔습니다. (말하자면 너무 늦은 후기인데요, 연말 - 연초에 여유가 없어서 그때 느낀 감정을 이제야 풀어봅니다. /변명한스푼ㅋ/)


저는 2016년에 스토리펀딩(업무부적응자 #김대리일기)에 도전해 성공했고, 그걸 엮은 책 <핵공감직장실화 #김대리일기>를 2017년에 출간했습니다. 제 페이스북에 연재한 글이 베이스이긴 했지만, 스토리펀딩에 그걸 정리해 올리는 기회를 가졌고 책을 내는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카카오에 땡큐(!)한 감정이 여전히 남아있고, 카카오 역시 저 같은 작가가 탄생해주었으니 땡큐(?)하죠. 어쨌든 땡큐(!)파티에 초대받았고, 퇴근 후 용산에 위치한 구슬모아당구장에 땡큐(!)하며 달려갔습니다. 


창작자들이 가득 모여있고, 타의 혹은 자의로 자신의 사례를 간단히 발표하는 캐주얼한 자리로 진행되었습니다. 끝나고선 간단한 공연도 열려 볼거리를 선사했습니다. 


와인/맥주 같은 주류도 제공되었고요, 새우샐러드, 샌드위치 같은 음식들도 마음대로 갖다 먹을 수 있었는데, 음식 사진은 없네요 흠흠. 


여러 프로그램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역시, 구슬모아당구장 이라는 장소입니다. 대림에서 운영하는 대안공간?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되는데요, 신예 작가들의 전시들이 열리고 공연들도 이따금씩 열린다고. 원래 사기업의 행사 대관은 안 한다는데, 카카오의 힘 대단해! 칭찬해! 아무튼 감각적인 장소에서 땡큐파티가 열린지라, 훨씬 파티가 격이 있어 보였다는!!  


록담(오른쪽)님의 멋진 사회가 브런치 파티를 더욱 빛내주었습니다. 듣자 하니 카카오에서 열리는 많은 행사에서 사회를 보신다네요. 


요 사진만 카카오에서 찍은 것. 나머지는 제 디카사진~

록담님이 제 명함을 뽑으셔서 저도 나가서 한 말씀했습니다. "스토리펀딩 감사하다"이런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ㅍㅍㅅㅅ 이승환 대표....!! 


지금은 대표직에서 물러나신 임지훈 (당시) 대표. 연예인 본 것 마냥 신기했습니다. 창작자 분들 중에서는 임지훈 대표를 많이들 모르시더라고요. "저분이 카카오 대표다" 하니 "에이~ 장난이죠?"하시는 분들도 있었다는. 아무래도 많이 젊으시기 때문이지요. 


폰카의 화질이란(망)

요렇게 나중엔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화장 좀 할걸. 

저는 급기야 명함 이벤트에 당첨되어 라이언 인형까지 받았다는..모두 록담님 덕분입니다. 감사했습니다. 



그저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썼습니다. 



내 콘텐츠를 내가 후려치지 말라.

카카오가 주최한 브런치X스토리펀딩 파티에 갔을 때 많은 창작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좀 의식의 전환이 된 게, 그 들은 '채널'보다는 '콘텐츠'의 값을 더 크게 치고 있다는 게 나와 크게, 정말 크게 다른 점이었다.  

나는 내 글을 브런치나 스토리펀딩에서 싣거나 실어주는 것으로도 그들이 충분히 비용을 지불했다고 '무의식 중에' 정의했다.

그런데 그들은 반대로 카카오에게 "대가를 더 받아야 한다"라고 대부분 입 모아 말했다. 콘텐츠가 있고 카카오가 있지, 카카오가 있고 콘텐츠가 있지 않다는 당연한 명제를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들이 눈물로, 땀으로 짜낸 콘텐츠로 카카오가 이득을 봤으니, 응당 카카오가 더 크게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 
쇼크인 건 그들 중에는 카카오에게 오히려 '돈을 받고' 글을 쓰는 작가도 있었다. 그에게는 카카오가 비용을 자신에게 지불하는 게 '당연한 것'이었다.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내 머리에 있는 소중한 그것을 내놓지 않겠다"는 (바른) 생각.

솔직히 나는 그 자리에서 많이 충격을 받았다. 그들에겐 당연한 게, 나에겐 당연하지 않았다는 사실 말이다. 내가 스토리펀딩에 참여했을 때도, 카카오가 내가 받은 기부금 중 일부를 수수료로 떼어갔을 때도, "많이 떼어간다"라고 아쉬워했을 뿐 "왜 떼어가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채널에 내 글을 실어주는 것만으로 감사했던 것이다.

이런 사고는 내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일지도 모른다. 내 피 같은 젊음과 땀, 체력과 에너지를 모두 갈아 넣은 기사들을 다음과 네이버는 하찮게 소진했다. 어쩌다 IT섹션 상단이나 모바일 주요 뉴스로 걸어주면 그게 그렇게 고맙고 감사했다. 내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게 해줘서 얼마나 좋아했던지. 지금 생각해보니 참으로 '콘텐츠 을 of 을'스러운 생각이다.

어쨌든 카카오 브런치 파티는, 거기서 만난 많은 창작자들은 콘텐츠가 항상 우위라는, 내가 만든 콘텐츠는 대접받아야 한다는, 그런 의식 전환을 하게 해줬다.

자, 이제부터 과제다.
내 비이싼 콘텐츠를 어떻게 비이싸게 팔아야 할까. 그것이 문제로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hannie.kim.3


파티에서 만난 작가들은 여러 고충을 (당시) 임지훈 대표에게 말했습니다. 


"스토리펀딩 성공한 후 리워드 상품을 배송하려고 보니 도서/산간 지역 배송이 제법 많았다. 배송비가 너무 많이 들었다. 이런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카카오가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어느 창작자의 말도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 작가 지원에 많이 힘써줄 것을 요청하는 말도 많았습니다. 당시 대표님도 공감하며 고개를 연신 끄덕이셨고요. 


저는 솔직히, 파티에 참석하기 전 까진 위의 페북 글처럼 아무 생각과 의견이 없었던 1인이었습니다. 참석하고 나서는 콘텐츠와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파티 또한 '그냥, 단순히' 감사하기 위해 카카오가 만든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카카오는 창작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나서 주는 창작자들이 없인 카카오 역시 살아남을 수는 없으니까요. 작가들과 소통하기 위해 이 같은 파티를 자진해서 만들었습니다. 좀 촌스러운 단어긴 하지만 '상생'이라는 화두를 던진 것이지요. 


제가 페북 글을 올린 후 공감해주신 분들도 많았지만, 플랫폼의 영향력 또한 무시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플랫폼에 적응 못한 콘텐츠는 망하죠. 웹툰만 봐 두요. 콘텐츠가 제 값을 받아야 하는 건 맞는 이야기지만, 그 제값을 받고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건 플랫폼이니. Sunjoo Park"

이 같은 의견 또한 공감합니다. 앞으로 카카오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기도 하고요. 

올해 땡큐 파티도 기대해봅니다. 



(연말의 반전: 김대리가 초대받지 못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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