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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니 Jul 01. 2016

카카오스토리는 어떻게 망했나

카카오가 운영하는 브런치에서 카카오까기

페이스북과 관련한 눈에 띄는 뉴스가 있다. 


"페이스북이 이용자 지인의 게시물이 뉴스피드 상에 우선 배치되도록 알고리즘을 변경하면서 미디어 및 기업 페이지 운영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4월 오래 머문 포스트에 노출 가중치를 부여하는 기준을 도입하고, 너무 많은 게시물을 발행하는 페이지의 경우 노출 비중을 낮추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변경한 바 있다." "이번 알고리즘 변경 역시 이용자 입장에서 스팸성 게시물을 줄이고 보다 자신과 관련 깊은 포스트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 더피알 http://www.the-p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918)


이용자들이 좀 더 의미있는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도록 타임라인을 기술적 조치로 정화시킨다는 내용이다. 이 뉴스를 보면서 안타깝게 망해가고 있는 카카오의 '카카오스토리'가 생각나 한 자 적는다. 일반 유저들은 광고성 글들이 많아지더니, 아줌마들만 남아서 하기 시작해서 카카오스토리가 망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소개하자면 내가 카카오스토리 흥망성쇠를 다 보고 겪은 사람이다. 실제 카카오스토리를 열심히 한 유저이기도 했고, 카카오에 사업자로 등록해서 옷도 팔고 광고도 해봤다. 


한 땐 나도 카카오스토리로 쏠쏠하게....


카카오스토리는 카카오가 전적으로 잘못 운영해서 망한 거다.  


초기에 페북만큼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성장을 거두던 카카오스토리에 사업자들이 끼어들기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실제 엄청난 부를 이룩한 자들도 등장했다. 사업모델은 단순했다. 카카오스토리에 판매 공유글을 올린 게 갑자기 대박이 난 경우가 많았다. 이에 입소문을 듣고 더 많은 업자들이 카카오스토리에 들어오게됐고 각종 '공유 이벤트'로 광고성 글들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업자들에게 사업자등록증을 받기 시작했으며 각종 제한들을 두기 시작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카카오는 업자들을 카카오스토리와 분리하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등장한 게 '카카오채널'이다.


카카오채널은 카카오스토리와 같은 타임라인을 이용하면서도 업자들이 등록할 수 있는 정식 창구다. 페북으로치면 '페이지'에 해당하는 기능이다. 


채널 운영자는 팔로어를 무한대 늘릴 수 있지만 하루에 글을 3개 이상 타임라인에 노출할 수 없으며, 공유이벤트를 진행할 시에는 카카오로부터 패널티를 받아 일정시간 이상 채널 운영을 할 수 없게 하는 등 강력조치를 받았다.


이처럼 카카오가 타임라인을 깨끗하게 만드는 노력을 기술, 캠페인이나 서비스 컨셉적 차원으로 접근하지 않고 강제적인 패널티 정책으로 바꾸자 각종 문제점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업자들이 카카오와 숨바꼭질을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고 업자들끼리 경쟁이 심화되면서 서로 신고를 하는 등 문제점들도 나타나기도 했다. 


결국 타임라인을 광고성 글들에서 해방시키지 못한 카카오스토리는 몰락해갔다. 한때 카카오가 채널 운영자를 대상으로 광고 영업툴도 팔려고 시도도 하고, 판매자 지원 정책을 조금씩 강화하기도 했지만 당연히 씨알도 안먹혔다. 속수무책으로 이용자를 잃어가던 카카오스토리는 유행에 느린 세대만이 남아서 명맥을 유지하다가 결국 지금은 거의 싸이월드같은 취급을 받는 중이다. 


페이스북은 카카오스토리보다 더 많은 전세계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당연히 업자들에게는 더 큰 기회의 땅이며 오늘도 수 많은 페이지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망해간다. 이를 관리하는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에 대해서 말들은 많지만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도 없고 똑 부러지게 전체를 아는 이는 없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겠다. 이용자들이 자신과 가까운 친밀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더 보고싶어 한다는 것과 가치있는 콘텐츠가 결국 살아남는 다는 것을. 이에 페이스북은 강제적인 제도로 억압보다는, 기술단에서 알고리즘 강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조절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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