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세일즈 바이블
지금까지 해온 일,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글을 쓰면서 그동안 매체에서 인터뷰했던 기록들을 살펴보았다. 2019년 촬영했던 인싸담당자의 영상을 다시 보았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촬영 후 댓글을 따로 챙겨 보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보니 영상이 도움이 되었다는 댓글이 많아서 꽤 보람찼다.
신기한 건 3년 전 영업에 대해 나눴던 나의 생각이 지금도 크게 변치 않았다는 것이다.
아래는 당시 내가 IT 회사 B2B 영업 직무에 대해 언급한 몇 가지 꼭지다.
솔루션 영업은 고객이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답(=solution)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얼마나 고객의 상황과 니즈에 맞춤형으로 제안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한 솔루션에 다섯 가지 주요 기능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A 고객한테는 1,2번 기능이 필요하고 B 고객한테는 3번 기능이 필요할 수 있다. 고객과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각각의 고객 니즈를 분석한 후 이들에게 꼭 맞는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술 영업, 골프 영업 등을 통해 고객과 친분은 쌓을 수 있어도 그들의 신뢰를 사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솔루션에 대한 지식 및 전문성이 동반되지 않는 친목 영업은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다.
위와 같은 맥락이다. 특히 B2B 영업에서는 사교성 자체보다 전략과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
스타트업에 다닐 때 조용하고 점잖은 동료가 있었다. 그분은 굉장히 전략적으로 영업을 했는데, 고객을 최대한 자세히 조사하여 니즈를 파악한 후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솔루션을 하나가 아니라 3개 정도 준비해 갔다. 특히 잠재 고객과 비슷한 업종의 유사 사례를 잘 정리해서 고객이 혹할 만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렇게 영업을 하다 보니 수주율이 꽤 높았는데 체감 상 3-4곳을 영업하면 한 곳은 수주를 하는 꼴이었다.
사교성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떤 고객을 어떻게 어프로치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기에 영업을 하기에 앞서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입장이라면 시장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 회사가 접근 가능한 시장을 정의하고, 그중 우리 회사 입장에서 가장 잠재력이 있는 고객사 목록을 추려야 한다. 그 후 각각의 잠재 고객을 어떻게 접근할지 전략을 짜야 한다. 특히 포텐셜이 큰 잠재 고객에 대해서는 하나하나의 고객에 대해 분석하고 접근 방법을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다음에 고객 어프로치를 하나씩 해가면 된다.
시장 분석, 잠재 고객 분석이 선행되지 않고 닥치는대로 잠재 고객 리스트에 전화나 이메일을 돌리는 것은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뿌리는 것과 같다.
참고로 나는 신규 개척 영업을 할 때 갖은 수단을 써서 고객사, 조직 및 담당자를 파악하려 했다.
회사가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홈페이지에 조직구조가 잘 나와있는 편이다. 여기서 부서명, 조직의 인원수를 보고 유추할 수 있는 정보가 있다. 특정 조직이 신설되었다거나, PR 기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조직이 있다거나 하면 주의를 기울인다. 이를 통해 어떤 부서가 좀 더 액션 추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지 포착하려 했다.
채용사이트에도 회사 정보가 상세히 나와있는 경우가 있다.
누구에게나 거절은 두려울 수 있다. 그런데 맷집이 생겨서일까, 나는 고객이 거절을 할 때 아무렇지 않다. 고객이 내 제안을 거절한 것이지 나라는 사람을 거절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 솔루션에 A라는 기능을 소개했는데 고객이 거절했다고 치자. 그럼 그 고객이 해당 기능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서부터 새로운 기회가 시작될 수 있다. ‘왜 A 기능이 필요 없을까,’ ‘A 기능이 필요 없다면 혹시 B 기능은 필요할까’ 등 거절을 고객의 니즈를 다시 분석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B2B 영업으로서 어떤 역량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고,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고민이었던 분들께 도움이 되길 �
배준현 님이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