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제일 무섭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겉만 봐서는 절대 속을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좋을 때는 좋지만 이해관계가 얽히면 전혀 다르게 변합니다. 모욕을 당하거나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면 앙심을 품고 복수를 하려고도 합니다. 아무튼 사람을 함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들 하죠.
세상을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렇지는 않습니다. 억울한 일이 있어도 ‘세상이 원래 그러려니.’하고 포기해 버리죠. 한편으로는 그에 대항할 힘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이용해서 자신이 우월적 지위에 있으면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 거죠. 사장들 중에서도 직원들을 함부로 대해서 나중에 큰 대가를 치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가장 신뢰해야 할 대상도 사람이고 가장 무서워해야 할 대상도 사람입니다. 이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장들이 많습니다. 직원들을 믿지도 않고 내보내는 것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합니다.
평소에 직원들에게 막말과 모욕을 주거나 생계를 위협하는 말을 하는 사장들이 있습니다. 자신은 갑이고 직원들은 내가 돈을 주고 부리는 을이라는 거죠. 이때 직원들은 굉장히 자존심에 상처를 입습니다. 특히 밥줄 가지고 협박을 당하면 그것만큼 비참한 일도 없습니다.
직원이 이 같은 말들을 들었다고 해서 곧바로 사직서 던지고 퇴사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것들이 가슴속에 응어리가 되어 차곡차곡 쌓입니다. 견디다 못해 사직서를 낼 때는 개인적으로 엄청난 고민을 한 것입니다. 사장에 대한 반감과 원한을 가지고 퇴사를 합니다. 퇴사를 하면 더 이상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동등한 관계가 됩니다. 이 점을 경시하는 사장들은 ‘한 번 을은 영원한 을’ 일 줄 압니다.
직원의 귀책사유로 인해 회사에서 내보낼 때도 문제입니다. 회사의 일방적 판단으로 직원의 잘못을 지적하며 함부로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직원이 잘못을 인정하고 수용하면 괜찮지만 본인은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언성을 높이고 욕설이 난무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사장이 아무리 잘해줬어도 직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장과 직원은 생각이 다르니까요.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들면 어떤 식으로든지 대갚음해 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은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을 더 잘 기억하는 동물이니까요.
자. 이제부터 직원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소규모 중소기업이라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많죠. 곧바로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합니다. 회사의 비밀 정보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었던 직원도 있죠. 이 정보를 이용해서 세무서나 검찰에 투서를 할 수도 있습니다. 기술이나 영업을 담당했던 직원은 기술을 유출하거나 다른 회사로 가서 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같은 일들이 발생하면 사장 자신은 충분히 잘해줬는데 직원이 회사를 배신했다면서 억울해합니다. 절대로 인정 못한다면서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며 방방 뛰는 사장도 있죠. 이때 사장은 진정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연 회사의 제도들이 근로기준법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자신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직원에게 상처는 되지 않았는지 말입니다. 사장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세무적으로 문제가 되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은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직원이 사장이나 회사를 상대로 원한을 품는 것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작게는 사장이 이리저리 불려 다녀 시간을 손해 봐야 합니다. 회사에 금전적 불이익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심할 경우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사항들이 무서워 항상 직원을 상전 떠받들 듯이 해야 할까요? “뭐 사람 무서워 사업 못하겠네.”라고 불평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지만 사장이 조금만 신경 쓰면 직원과 신뢰도 쌓고 막장 드라마가 연출되는 일도 없을 겁니다.
일단, 직원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직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은 주의해야 합니다. 모욕적 언사나 욕설, 폭언,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 등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두루뭉술한 말도 되도록 자제해야 합니다. 직원들은 사장의 말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그 말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버리는 경우도 많고요.
둘째, 원칙을 세워 회사의 규칙과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사장이 말을 할 때는 그 원칙에 따라 일관되게 해야 합니다. 기분에 따른 말과 행동은 직원들에게 위엄을 갖지 못합니다. 그리고 비록 직원이 잘못했더라도 즉흥적으로 처벌을 하게 되면 그 직원은 반감을 갖게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사장이라도 사장 맘대로 인사권을 행사하면 안 됩니다. 반드시 원칙에 의해 처리해야 합니다.
셋째, 직원의 귀책사유에 의해 해고를 할 때도 적법한 절차 즉, 징계위원회를 거쳐야 합니다. 부당해고는 항상 사장의 독단적 결정에 의해 문제가 되죠.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부당해고 문제가 터지면 사장은 또 골치를 앓아야 합니다. 직원에게 소명기회를 주고 납득할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그 행위가 괘씸하더 라도 그동안 수고했다는 말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는 시작할 때보다 끝낼 때가 더 중요한 법입니다.
마지막으로 회사에서 많은 정보를 가진 팀은 특별히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관리팀을 단순히 지원하는 팀이라고 여기는 사장들이 많습니다. 사장의 개인적인 일을 시키기도 합니다. 단순히 심부름꾼 정도로 여기는 것이죠. 하나 관리 업무를 하게 되면 회사와 사장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죠. 이 직원들이 사장에게 섭섭함 을 느끼면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서 회사를 궁지로 몰아넣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비밀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죠. 이런 사람은 평소에도 잘 관리해야 하지만 퇴사를 할 경우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아랫사람이라도 함부로 대하지 말고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군주의 위엄과 엄격함을 강조하는 한비자나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조차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아랫사람에게 무례하게 굴어 원한을 사는 짓을 하지 말라‘ <한비자>
‘사랑받는 군주가 되는 것을 포기하더라도 원한이나 증오를 사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 <마키아벨리>
사장은 사람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자신이 돈을 주고 채용한 직원이라고 함부로 대해서는 안됩니다. 나중에 어떤 식으로 사장과 회사에 피해를 줄지 모릅니다. 사람 무서운 줄 알고 직원들에게 원한을 사면 안 됩니다. 직원과 이별할 때는 아름답게 해야 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