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스마트폰에는 몇 개의 금융 앱이 있나요? 아마 한 금융 계열사에서 모든 금융 거래를 한다고 해도, 여러 개의 앱을 설치했을 겁니다. 지금까지 은행은 보험, 증권 등의 서비스를 한 앱에서 제공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규제가 지난 8월 풀렸습니다. 이제 은행도 앱 여러 개로 쪼개었던 기능을 통합해 ‘슈퍼앱’을 만들 수 있게 된 거죠. 슈퍼앱은 한 앱에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소비자를 붙잡아두는 락인(lock-in)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금융 슈퍼앱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토스입니다. 그래서인지 규제가 풀린 이후 은행도 ‘토스처럼’ 슈퍼앱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하는 기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는데요. ‘토스처럼’이 무엇일까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토스 이용 행태를 통해 소비자가 금융 슈퍼앱에 어떤 니즈를 갖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시중 은행들이 금융 앱을 고도화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은 금융 시장에서도 모바일 앱이 고객 확보를 위한 중요한 매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소비자가 금융 서비스를 모바일로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죠.
실제로 전국 1559 남녀 1,000명에게 금융 서비스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냐고 묻자, 절반 이상이 모바일을 활용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20~24세, 25~34세에서 모바일 채널 활용이 두드러지죠(각 64.1%, 67.6%). ‘인터넷 뱅킹’이라는 말을 탄생시켰던 온라인(PC) 금융 서비스는 이제 모바일에 한참 뒤처집니다(23.8%).
사람들은 하나의 금융 앱에 정착하지 않습니다. 10명 중 7명 이상이 목적에 따라 여러 앱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죠(72.4%). 금융 활동이 활발한 연령대인 35~49세가 가장 다양한 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15~19세부터 각 43.1%, 64.0%, 73.7%, 80.3%).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유독 15~19세는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를 한 개 앱에서 해결하는 비중이 높다는 겁니다(56.9%). 40대에서 20대로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한 개 앱만 이용하는 비중은 점점 커집니다(각 19.7%, 26.3%, 36.0%). 젊은 층, 특히 10대는 고정적인 수입이 없고 아직 자산을 직접 관리하지 않아 다양한 금융 서비스의 필요를 덜 느끼는 걸까요? 아래에서 금융 서비스 이용 행태에서 발견되는 연령대별 차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동시에 사용하는 금융 앱의 수는 평균 4.6개입니다. 현재 이용 기준으로 보면, 은행 앱 > 카카오페이 > 네이버페이 > 카드사 앱 순으로 많이 이용하죠(각 78.6%, 60.0%, 54.0%, 51.3%).
그런데 15~19세는 앞서 한 개 앱만 사용하는 비중이 컸던 만큼 이용하는 앱 개수가 2.6개로 현저히 낮습니다. 이는 15~19세가 본격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연령대가 아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15~19세의 선택을 받은 소수의 금융 앱은 무엇일까요? 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앱은 토스입니다(62.7%). 아래 표에서 붉은색은 수치가 전체 대비 유의미하게 높음을, 푸른색은 유의미하게 낮음을 뜻하는데요. 15~19세는 토스를 다른 연령 대비 눈에 띄게 많이 사용하지만, 그 외 나머지 대부분의 앱은 덜 사용하죠.
20~24세 역시 토스 이용률 면에서 눈에 띄는 연령대입니다(61.6%). 이들은 또한 카카오페이·뱅크샐러드 이용률도 높아(각 68.6%, 15.1%), 상대적으로 빅테크 앱을 선호하는 경향을 짐작해볼 수 있는데요. 종합 자산 관리가 가능한 점이나 편리한 UX/UI 및 모바일 사용성 등, 빅테크 앱이 젊은 층에 소구하는 요소가 무엇일지 고민해볼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종합하자면, 젊은 소비자들은 비교적 적은 금융 앱을 사용하며, 토스 등 빅테크 앱을 활발히 이용합니다. 이러한 특징은 특히 15~19세에서 두드러지죠. 이들이 경제활동이 늘고 은행 슈퍼앱 선택지가 늘면서 점차 다른 앱으로 이동할지, 아니면 초기에 이용한 앱에 락인되어 이동하지 않을지 지켜봐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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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슈퍼앱 만들기를 이제 막 시작한 단계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나뉘어 있던 기능을 합치기만 한다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는 없을 겁니다. 이들이 어떤 니즈를 갖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죠. 이미 슈퍼앱으로 자리 잡은 토스 이용 행태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토스 이용자들이 토스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능은 포인트 서비스와 송금 서비스, 토스 계좌 서비스입니다(각 53.6%, 52.1%, 45.8%). 송금, 계좌와 같은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보다 포인트 서비스가 많이 선택되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이용자들에게 토스가 단순히 금융 업무를 처리하는 앱으로 여겨지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15~24세는 다른 연령대와는 다른 행태를 보입니다. 전체 1위를 차지한 포인트 서비스의 주 이용률이 매우 낮게 나온 겁니다(8.2%). 35~49세에서 34.1%의 이용률이 나온 것과 비교하면 15~24세의 이용률이 얼마나 낮은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는 15~24세는 토스에서 송금 서비스를 주로 이용합니다(38.8%). 소비 관리 서비스도 다른 연령 대비 많이 이용하죠(12.9%). 이 두 가지가 15~24세가 가장 필요하다고 여기는 금융 서비스인 걸까요? 15~24세를 유인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한다면 위 내용을 참고해도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토스에 만족하는 가장 큰 부분은 송금/거래 수수료/금리입니다(55.1%). 이벤트/혜택, 전반적인 앱 사용성도 강점으로 인식됩니다(각 40.0%, 39.7%).
앞서 포인트 서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았던 15~24세에게는 이벤트/혜택 역시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닌 듯합니다. 만족점으로 이벤트/혜택을 고른 비중이 평균에도 못 미치죠(29.4%).
반면 이들은 토스의 전반적인 앱 디자인/UI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31.8%). 특히 토스의 앱 디자인/UI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만족스럽게 인식합니다(15~24세부터 각 31.8%, 23.5%, 20.6%, 12.3%). 젊은 층은 금융 앱에서도 디자인/UI를 중요하게 여김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앱의 안전성/보안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여깁니다(25.7%). 또 10명 중 1명은 브랜드 신뢰도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여기죠(13.8%). 금융 서비스에서 보안 이슈는 특히 치명적인 만큼, 잘 관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토스 이용자들은 토스에서 얻는 효용이 작지 않은 듯 보입니다. 10명 중 약 7명이 토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면 아쉬울 것이라고 답했기 때문입니다(73.4%). 슈퍼앱으로 이용자를 붙잡아둘 수 있다는 것은 곧 경쟁 앱 이용자를 뺏어오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니, 후발주자인 은행 앱은 고민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아주 절망적이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용자들이 토스를 대체할 서비스/앱으로 은행 앱을 가장 많이 선택했기 때문이죠(67.6%). 앞으로 은행 앱이 고도화됨에 따라 금융 앱 시장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봐도 좋겠습니다.
이외에도 <금융 트렌드 리포트 2022>는 전반적인 재정 관리 행태, 예/적금 및 투자/금융 상품 이용 행태, 토스vs.카카오페이 이용 행태 비교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체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버튼을 눌러 리포트 전문을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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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오픈서베이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