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와 D 사이의 C
무신사 거래액, 백화점 매출을 뛰어넘다
1. 무신사의 2022년 거래액이 백화점 1위인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의 매출액을 넘었습니다.
2. 버티컬 플랫폼 무신사는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는 동시에 실패하고 싶지 않은 ‘소비자의 니즈’와 그런 니즈를 충족시킬 ‘다양한 신규 브랜드의 성장’을 도운 결과입니다.
3. 실제 온오프라인에서 강력한 팬덤을 가진 그레일즈, 포터리 같은 브랜드 등이 스케일업을 위해 무신사로 입점하는 사례가 증가했습니다. 동시에 백화점이 MZ소비자 유입을 위해 이런 브랜드를 모셔가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패션 브랜드의 성공공식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무신사의 거래액이 백화점 매출을 제쳤습니다. 작년 2022년 기준 무신사의 연간 거래액은 3조원 규모로, 백화점 중 매출규모가 가장 큰 ‘신세계 강남점’의 매출액 2조 8400억원보다 높은 수준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참고: ‘MZ 놀이터’ 무신사, ‘백화점 1·2위’ 신세계 강남·롯데 잠실 제쳤다
물론 백화점의 매출구조와 판매하는 제품에 식음료(F&B) 등 제품이 포함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비교가 유의미한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백화점에서 입점한 브랜드 중 패션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이전 세대에서 ‘백화점’이 가졌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이는 패션업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신호라고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패션업계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과거에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패션에서 ‘대세’를 따라갔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지만, 개성있는 작은 브랜드를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작고 새로운 브랜드들이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을뿐더러, 이들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성장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당시 많은 브랜드는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이 주요 목표였으며, 이는 패션 브랜드의 성공 공식으로 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MZ소비층은 이전과 다릅니다. 물론, 어느정도 대세나 ‘국룰’을 따라가고자 하는 모습은 유사합니다. 다만, 국룰을 따르는 동시에 자신만의 ‘멋’을 추구합니다. 트렌드 속에서도 취향이나 핏과 같은 미학적 요소부터 브랜드의 철학적 요소 등을 함께 고려합니다. 이와 같은 소비자 니즈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시선을 대형 브랜드뿐만 아니라, 개성있는 소규모 브랜드에도 닿게 만들었습니다.
다만, 이런 관심이 바로 탐색과 구매로 이어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소형 브랜드의 정보를 얻는 것도 쉽지 않으며, 실제로 그 옷이 내가 원하는 형태일지 확인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소비자가 구매시 고려할 수 있는 정보를 제한하며, 작은 브랜드들이 그들의 브랜드 가치를 온전히 전달하지 못하고, 가격할인을 통해서만 상품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패션 버티컬커머스 무신사는 이런 시장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우선 할인 요소 이외에도 커뮤니티, 콘텐츠, 그리고 기술을 활용해서 상품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면, 처음보는 브랜드의 옷이라도 소비자는 함께 입으면 좋은 코디, 구매한 소비자의 리뷰, 이전 구매기록 바탕의 사이즈 추천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습니다. 콘텐츠와 기술을 통해, 처음보는 브랜드를 구매할 때 가질 수 있는 허들의 많은 부분이 해결해주는 셈입니다.
실제 사업 초기부터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한 작은 규모의 브랜드를 위해 무신사 소속 에디터가 화보 촬영을 해주고, 행사 취재를 지원했습니다. 당시 브랜드들이 이런 무신사의 활동에 큰 메리트를 느꼈고, 그래서 무신사는 지금까지도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한 브랜드의 홍보 및 성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런 기능은 다양한 패션 브랜드가 가격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그들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고 스케일업하는 것을 도울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격 요소 이외에도 우리 브랜드가 전달하고 싶은 가치나 구매한 사람들의 만족도 등 구매로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함께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패션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이 모인 플랫폼에서 그들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면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레일즈는 대표적인 성공사례입니다. 2022년 런칭한 고프코어 장르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입니다. 기존에는 드롭 형식으로 발매하면서 매니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면, 2022년 9월 무신사 스토어 입점 이후 컬렉션 발매를 통해 신규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23SS 시즌 1차 제품 발매 후 일매출 1억 5000만원을 만드는 큰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그레일즈의 무신사 스토어 입점이 성공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레일즈’ 키워드에 대한한 검색지수 살펴보았습니다. (참고로, 검색지수는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하고, 다른 시점의 검색량을 비교한 상대적인 지표입니다.)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하기 전 그레일즈에 대한 검색지수는 약 20~25정도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2022년 9월 무신사 스토어 입점 후, 그레일즈의 검색지수는 이전보다 4~5배 높은 80~100으로 나타납니다. 입점 이전의 4~5배가 넘는 관심을 받은 것입니다. 또한 이런 관심이 일시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평균 60~70 정도의 검색지수를 유지하며, 입점 전보다 3배 높은 관심을 꾸준히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인기 남성복 브랜드인 ‘포터리’도 있습니다. 이들은 2023년 2월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했습니다. 도자기처럼 세월이 지나 사람의 손과 환경에 따른 자연스러운 흔적과, 이를 멋으로 추구한다는 아이덴티티를 가진 브랜드로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하기 전부터 높은 충성고객층을 가진 브랜드였습니다.
포터리 역시 사업 확장 단계에서 그들의 브랜드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더 많은 고객을 만나기 위해 무신사 스토어에에 입점했습니다. 실제 포터리의 경우, 오프라인 직영매장 이외에 온라인은 자사몰, 29CM, 무신사 스토어를 통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포터리와 그레일즈는 버티컬 커머스 무신사 스토어를 통해 어느정도 기반이 다져진 브랜드의 유의미한 성장에도 도움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버티컬 커머스 무신사 스토어는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소형 브랜드의 노출과 성장을 연결시켜서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의 변화는 최근 패션 브랜드의 성공 공식까지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최근 백화점업계가 역으로 온라인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나섰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오고 있습니다. 무신사를 통해 MZ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를 백화점에서 역으로 모셔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참고: “명품 저리가라” 하루 매출 6000만원…요즘 남자들 줄서는 브랜드
이와 같은 이유에서 무신사의 거래액 성장은 구매자의 소비 형태와 패션 브랜드의 성공 공식이라는 유통판의 큰 변화를 내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신사는 플랫폼에 대한 강화 뿐만 아니라, 패션 장학생 모집, 무신사 스튜디오 등 신규 브랜드 양성을 위한 인프라 확장에 계속 투자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후 무신사의 행보와 이에 따라 패션 브랜드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해봐야겠습니다.
본 콘텐츠는 무신사와의 협업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경민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