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트렌드 속성 가이드북
잭 도시가 꿈꾸던 소셜미디어 ‘블루스카이’는 무엇이 다를까?
2004년 어느 날 파이라랩스와 구글을 거쳐온 에반 윌리엄스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노아 글래스가 손을 잡고 오데오(Odeo)라는 이름의 팟캐스트 업체를 창립했다. 하지만 오데오 설립 1년 뒤 글로벌 브랜드인 애플(Apple)이 팟캐스트 분야에 진출하게 되면서 오데오는 자연스럽게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다. 이후 공동 CEO 에반과 노아, 이곳의 임직원이었던 비즈 스톤 그리고 잭 도시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지속하게 된다.
어느 날 공원에 앉아 타코 따위를 먹다가 별것도 아닌 평범한 일상을 아주 간단한 (단문) 메시지 형태로 보내는 서비스를 떠올리게 된다. 짧은 문장 하나를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것인데 처음에는 ‘그런 메시지에 대해 어느 누가 궁금해하겠느냐’라는 시큰둥한 반응도 있었단다. 하지만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트위터의 창립자 잭 도시다. 브레인스토밍 때 처음 나왔던 브랜드 네이밍은 지터(Jitter), 플리터(Flitter), 스키터(Skitter) 그리고 트위터(Twitter)였다고 한다. 마침내 2006년 마이크로 블로깅 플랫폼 ‘트위터’의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기존 오데오 사업은 접어버리고 새로운 플랫폼인 트위터에 집중하게 된다.
잘 알다시피 그렇게 탄생한 트위터는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로 군림하게 된다. 전 세계 약 3억 5천만여 명이 트위터를 이용하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1분간 대략 50만 개가 넘는 트윗이 올라온다고 한다. 하지만 트위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된다. 그 변화를 주도했던 인물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였다. 2022년 4월 트위터 지분 약 9% 남짓을 손에 쥐면서 최대주주가 된 후 약 6개월이 지나 아예 인수 절차를 밟았다. 그렇게 일론 머스크는 지분 약 80%로 트위터의 소유주가 되었다. 그렇다면 트위터를 창립했던 잭 도시는 어디로 갔을까?
잭 패트릭 도시는 1976년생으로 뉴욕대학교를 다녔다. 그런데 딱 한 학기를 남겨두고 창업을 위해 그만뒀다고 한다. 잭 도시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이전 해인 2021년까지 CEO를 역임했다가 이후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한동안 핀테크 분야에 몸 담았다가 또 다른 SNS를 개발한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그 실체가 제대로 드러났다. 이번에 등장한 이 SNS는 트위터와 굉장히 유사한 마이크로 블로깅인데 트위터의 색감을 그대로 가져왔다. 잭 도시의 두 번째 소셜 미디어인 셈이다. 이름은 ‘블루 스카이(Blue Sky)’다.
블루스카이는 트위터와 유사한 UI와 색감을 동시에 지녔다. 트위터 로고에 짙게 새겨졌던 새는 일론 머스크를 향해 날아가버렸고 그 자리에는 같은 색감의 하늘만 남았다. 트위터의 경우 탈중앙, 자율성에 대한 논란과 비판이 있었는데 블루스카이는 이를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자신이 세웠던 트위터를 대항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페이스북의 경우 메타라는 회사가 플랫폼을 관리한다.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가 수장이 된 이후 ‘X corp’에서 관리하고 있다. 기존의 소셜 네트워크는 중앙집중형이자 폐쇄형 플랫폼이었다. 당연히 회사 브레인에는 이를 관리하는 단일 주체가 있었을 텐데 블루스카이는 유저가 자신들의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탈중앙 및 분산형 개념의 ‘AT 프로토콜’을 사용한다고 한다. 잭 도시는 트위터에 몸 담았을 때부터 블루스카이를 모델링해왔다고 했다. 어쩌면 AT 프로토콜이라는 것 자체를 먼저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데이터 손실 하나 없이 계정간 이동이 가능하고 개방형 알고리즘과 상호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 모두 AT프로토콜의 매우 긍정적인 특징이라고 하니 잭 도시가 트위터에서 겪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프로젝트가 현실이 된 셈이다. 여기서 말하는 AT도 “Authenticated Transfer Protocol” 즉 ‘인증된 전송 프로토콜’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프로토콜의 경우는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일종의 통신 규칙을 의미한다.
2023년 초 블루스카이는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4월 말에만 해도 5만 명이 넘는 유저를 확보했다고 한다. 블루스카이 측은 프로토콜 개발에 집중하되 SNS에서 보다 원활하고 유기적이며 성장을 도모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블루스카이의 유저는 ‘초대 코드’를 기본으로 한다. ‘초대 코드’라고 하니 음성 기반 소셜 플랫폼이었던 ‘클럽하우스’가 머리를 스친다. 아무튼 블루스카이도 일반적인 SNS처럼 팔로워 개념이 있고 ‘Home’이나 ‘What’s Hot’에 올라오는 타임라인에서 올라오는 피드를 읽을 수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블루스카이 세계에서는 올라오는 피드를 두고 ‘skeets’라고 한단다. 트위터에서는 트윗이라고 읽었는데 여기서는 ‘트윗(tweet)’과 ‘하늘(sky)’를 합쳐 만든 ‘스키츠(skeets)’라고 읽는 모양이다.
트위터의 파랑새가 사라진 하늘에는 정말 ‘파란 하늘’만 남게 되었다. 중앙 집중식 제어에 폐쇄적이고 제한적이었던 기존의 플랫폼에서 이를 모두 드러낸 것이라 ‘블루 스카이’라고 명명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리고 유저가 SNS를 통한 자율성은 물론이고 AT프로토콜이 지향하는 일종의 권한을 갖게 되는 모양새라 트위터가 가진 단점이나 SNS로서 가져가야 할 정체성을 제대로 보완한 듯싶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역시 이러한 프로토콜을 개발해 적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잭 도시가 트위터에 몸 담았을 시절에 꿈꿔왔던 프로젝트를 마침내 이루긴 했지만 지금의 소셜 네트워크 시장 속에서 새로운 SNS의 등장은 과연 유의미한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코드를 받기 위해 줄까지 섰다고 하니 나름 유의미한 ‘출발’일 수도 있겠다.
※ 아래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일부 내용을 발췌 및 요약하여 작성했습니다.
블루스카이 웹페이지 : blueskyweb.xyz
(2023.5.5), techcrunch.com
(2022.10.18), blueskyweb.xyz
해당 콘텐츠는 Pen잡은 루이스님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