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이디어, 지식재산(IP)의 가치는 얼마일까?
지식재산(IP)의 가치 평가라는 도구
“침대에 누워서 TV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누가 나 대신 청소를 해줄 수 없을까?”
침대에 스마트폰을 고정시킬 수 있는 거치대, 스탠드형 TV, 로봇 청소기까지. 일상 속 불편함을 해결하는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제품이다.
우리 모두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적이 있을 것이다.
당신의 아이디어, 얼마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수십만 원의 가치를 가질 수도 있고, 수억 원의 가치를 가질 수도 있다. 물론 경제적 자유를 만들어 줄 ‘큰 거 한 장’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지식재산(IP)을 만들어 내는 일. 쉽지 않다.
길가를 지나가다, TV를 보며 “내가 생각했었던 아이디어인데”와 같은 과거형으로 추억 삼는 경우도 많지 않나.
높은 가치를 가지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 그다음 단계는 지식재산(IP)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일이다.
아이디어는 지식재산(IP)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이디어 그리고 지식재산(IP)은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아야 비로소 값이 매겨진다. 시장의 반응이 좋을수록 지식재산의 가치가 높아진다.
‘100배 줌이 가능한 스마트폰’과 ‘터치 속도가 빠른 스마트폰’을 두고 밸런스 게임을 해본다면, 어떤 스마트폰을 선택할 것인가?
‘샤오미가 만든 스마트폰’과 ‘애플의 아이폰’을 두고 어떤 제품을 구매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한다면? 가격을 우선시하는 소비자와, 브랜드 매력, A/S 편의성, 제품 기술력을 우선시하는 소비자 각자의 선택이 나뉠 것이다.
스마트폰 내부에 들어간 기술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제품이 시장에서 가치는 더욱 높기 마련이다. 즉, 매출액이 큰 제품, 수익이 큰 제품이 상대적으로 시장 가치가 높아진다. 이러한 제품에 대한 지식재산(IP)의 평가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나 혼자 쓰는 아이디어 제품이 아니라, 시장에서 반응을 주는 회사의 핵심 제품에 내 발명이 사용되어야 시너지를 만들어 낸다.
일반적인 자산과 달리 지식재산(IP)의 경우 새로운 방정식이 도입된다. 특허의 속성이 평가 과정에 새로운 변수로 역할을 한다.
자유시장 경제에서는 무한한 경쟁으로 좋은 제품이 소비자에게 선택되는 것이 경제학의 원리이다.
편리한 제품, 성능이 좋은 제품, 가격이 착한 제품이 인기가 좋다. 판매자는 조금 더 성능이 좋고, 가격이 착한 제품을 만들 유인이 생기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그러나, 아무리 잘 만든 제품이라도, 다른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을 침해한다면 문제가 생긴다. 지식재산의 특수한 속성이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만 움직였던 시장은, 국가의 통제를 받기 시작한다. 다른 회사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은 판매가 중단되고, 손해액을 배생해야 한다. 민사로 해결되지 않으면 검찰의 문을 넘나들게 될 수도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부동산의 가치평가나 회사의 가치평가와는 달리 지식재산(IP)의 가치를 평가할 때에는 특허의 속성을 이리저리 살펴보아야 한다.
특허로 보호받는 기간은 어느 정도 되는지, 제품에서 특허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떻게 되는지, 경쟁사의 모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지와 같은 질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식재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샤넬이나 에르메스와 같이 매년 가격을 높이면서도, 끝없는 대기줄을 만들어내는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같이 세계 최고의 건축물로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라는 타이틀이 필요할 것이다. 최초라는 명패와 상징이 필요하다.
애플이 세계 최고의 기업가치를 가지게 된 배경에는 아이폰이라는 기존의 틀을 벗어난 제품이 있다. 휴대폰, 컴퓨터, MP3까지 모두 all-in-one으로 구현한 세계 최초의 제품이 등장하며, 폴더폰의 시대를 강제로 종료시켰다. 제품의 퀄리티, 이러한 제품을 보호하는 지식재산, 그리고 기업의 자산가치의 근간이 되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기업의 가치를 뒷받침해 준다.
최초라는 상징과 시장에서의 성공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지식재산(IP)도 이들과 공통점이 있다.
지식재산(IP)의 본질은 무형자산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높이 솟아 거목이 되는 것처럼, 지식재산(IP)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지식재산(IP)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시작이다.
무형자산은 형태를 가지지 않는 자산을 말한다.
무형문화재와 같이 형태를 가지지 않는다. 건축이나, 미술작품과 같이 형태를 가지는 문화재와 비교되며, 보이지 않지만 귀중한 자산으로 취급된다.
판소리, 가야금 연주법, 지역별 전통 김치 제조법과 같이 중요한 무형 문화재는 별도로 관리할 정도로 전국가적으로 관리를 받는다. 형태가 없지만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가지는 문화재에 대해서는 그 기술을 보유한 사람을 인간문화재로 지정할 정도로 귀중한 자산으로 취급되고 있다.
형태를 가지지 않으며,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문화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무형자산은 유형자산과 구분되는 개념이다. 형태를 가지는 자산, 형태를 가지지 않는 자산으로 구분된다. 중간 지점은 없다. 무형자산은 눈에 보이지 않고, 우리의 머릿속에서 존재하거나 물리적인 실체가 없는 자산을 말한다.
그러나, 형태를 가지는 것과 무관하게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음은 마찬가지이다.
아파트, 주택과 같이 부동산은 형태를 가지고, 우리 눈에 쉽게 보인다. 압구정에 위치한 아파트는 경부고속도로를 지날 때마다 마주치며 볼 수밖에 없다. 123층 높이의 롯데월드타워는 경기도에서도 보인다.
컴퓨터, 책상과 같은 동산도 손에 잡히는 물건의 형태를 가지기 때문에 직접 만지며 재산으로서 가치를 실감하기 쉽다. 형태를 가지는 재화는 상대적으로 가치를 매기기 쉽다. 쉽게 보이고, 거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룸, 주택, 아파트를 사고 살 때 형성되는 시장 가격은 부동산의 가치를 대변한다. 역세권에 가까운 입지나, 대단지의 용적률이 낮은 부동산은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그 가치가 곧바로 가격에 반영된다.
거래가 없는 단지의 경우 주변 단지의 시세를 기준으로 평가하거나, 받을 수 있는 월세를 기준으로 현금흐름에 비례하여 부동산의 가치를 정하는 평가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시장 가격이 특정되지 않는 경우 가치평가의 역할이 부각된다.
이렇게 실제 거래가 빈번히 이루어지는 거래대상은 가치를 산정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학교를 옮기고, 직장이 바뀌고, 상급지로 이동하며 부동산을 거래할 필요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유형자산의 가치는 다양한 방법으로 계산된다.
컴퓨터 같은 제품의 경우를 살펴보자. 부품의 가격에 마진이나 공임비를 추가한 금액으로 판매 가격을 정하거나, 브랜드의 프리미엄을 조금 더 추가하여 애플 컴퓨터, 삼성 컴퓨터의 이름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가격에는 가치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 시장에서는 조금 더 자유롭게 가격이 정해진다. 사용기간이나, A급/B급과 같은 사용감을 고려하여 적절한 가격을 정하면 된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합의로 만들어 내는 시장의 동력은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에 충실히 따른다.
세상이 변하면서 무형자산이 기업이나 개인에게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왔다. 디즈니와 넷플릭스는 자신이 보유한 캐릭터나 영상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하여 기업의 가치를 높인다. 애플과 삼성도 자신의 연구개발(R&D)의 결과물을 지식재산(IP)으로 보유하며 기업의 가치를 키워 나왔다. 에르메스나 샤넬의 명품 브랜드는 자신들의 로고 하나만으로 이미 완판이 가능할 정도로 브랜드 가치를 관리한다. 무형자산의 평가가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자산은 우리 주변에도 많다. 디아블로, 리니지, 카트라이더와 같은 게임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다. 게임 엔진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수만 줄의 소스 코드가 필요하다. 컴퓨터 화면에는 보이지만 손에는 잡히지 않는 무형 자산의 일종이다. 기업의 R&D 노하우와 같이 형태를 가지지 않는 자산도 무형자산이다. 블리자드,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같은 IT 기업에서는 특히나 지식재산(IP)이 기업 가치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무형자산의 대표는 바로 지식재산(IP)이다. 머릿속에 들어 있는 당신만의 아이디어는 언제든지 사업의 아이템이 될 수 있고, 발명으로, 그리고 브랜드로 탄생할 수 있다. 인간이 창조해 낸, 이제는 AI도 창조 가능한 창조물의 가치는 숫자로 드러나기도 한다.
지식재산(IP)의 가치를 가액으로 평가함으로써, 자산으로서 가치가 증명된다. 수학과 과학의 영역이자, 예술 활동으로 불리는 Valuation의 영역이다.
자산을 만들어 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어렵지만 매달 200만 원의 월급을 저축하여 1억 원의 자산을 축적하는 방법이 있고, 머릿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키워 지식재산(IP)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그에 상응하는 자산을 축적하는 방법도 있다. 지식재산(IP)의 숨겨진 가치를 평가를 통해 인정받기만 하면 된다. 물론 평가가 없다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기 있는 브랜드, 세상이 필요한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내고, 블로그 글이나 유튜브 영상을 등장시키는 창작자를 위한 문은 열려 있다.
당신의 지식재산(IP)을 적정한 가치로 평가하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당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재산(IP)의 자산화가 가능해진다. 이제 세상의 관심을 조금씩 받을 뿐이지만, 미래의 세상에서는 지식재산(IP)도 아파트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 예상된다.
지식재산(IP)의 가치를 높게 인정받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구체적인 답은 아래의 글 <내 IP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한 방법은?>을 참조해 주길 바란다.
지식재산(IP)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 다른 재산과는 어떻게 다를까?
부동산을 판매할 때, 중고차를 판매할 때 자산의 가치를 평가한다. 주변의 시세를 참고하거나, 내가 원하는 희망 가격을 제시하기도 한다. 내가 처음 산 금액이 기준으로 일정 금액을 더하거나 빼기도 하고, 10년의 시간 동안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예상치가 자산의 가치가 되기도 한다. 가치 평가의 대상에 따라 관습적이거나, 거래 당사자가 합의할 수 있는 룰이 통용된다.
기업을 거래하거나 투자를 유치할 때도 기업의 가치를 평가한다.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대상이 기업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할 때에도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가치를 평가했다. 비상장 기업이 상장 준비를 할 때에도 시장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한다. 외부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여야 한다. 지분의 가치의 합은 기업의 가치이기 때문에, 지분의 적정 가치를 구하기 위해서 기업의 모든 활동을 살펴보고 기업의 적정 가치를 산정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루닛과 같은 의료 SW 기업이 IPO를 준비하며 가치를 평가받기도 했고, 마켓컬리는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여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다양한 이유로 가치를 평가하고, 평가의 결과에 희비가 갈린다.
기본적으로 지식재산(IP)도 기업과 같이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가치를 평가할 때 비슷한 접근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수익의 크기와 지속성이 지식재산(IP)의 가치에 반영되는 것이다.
지식재산(IP)의 특수한 속성도 가치 평가 과정에 반영된다. 지식재산(IP)은 그 자체로도 가치를 가지지만, 권리 획득 절차를 통해 법적인 권능이 부여되기 때문에, 그 법적인 경계선을 만들어내는 기준에 따라서 가치가 변동하기도 한다.
특허의 경우에는 특허문서에 작성된 문언에 따라 그 가치가 변동하며, 상표의 경우에는 보호받고자 하는 표장이나 상품의 범위에 따라서 가치가 변동하기도 한다.
특허의 가치는 기술의 가치가 반영되기 마련이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 기술일수록 그 가치는 특허의 가치에 반영된다. 대부분의 발명은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조금 더 변형한 것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개량 기술도 가치가 있지만, “핀펫(FinFET)”과 같이 산업에 한 획을 그은 기술은 더욱 큰 가치를 인정받는다. 과기부 장관은 자신이 개발한 특허 하나로 삼성전자를 상대로 4000억 배상 평결을 받아 내기도 하였다.
특허의 가치는 특허문서에 의해 결정된다. 특허 청구항이라고 불리는 법적인 경계선은 기술을 보호하는 영역을 지정한다. 그 영역이 넓을수록 특허의 가치는 높게 평가된다. 발명자의 기술력과 변리사의 상상력과 문해력이 합쳐져 탄생한 특허문서는 언어로 발명의 가치를 확장시킨다. 특허문서의 청구항이 현재의 제품과 미래의 제품, 그리고 경쟁사가 원하는 제품까지 포괄하며 시장의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다.
지식재산(IP)이 가진 속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기술의 가치를 시장의 창으로 바라보며 언어로 해석하는 일. 지식재산(IP)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손인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