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라고요?
컴퓨터 과학에서 추상화란 복잡한 자료, 모듈, 시스템 등으로부터 핵심적인 개념 또는 기능을 간추려 내는 것을 말해요. 컴퓨터 과학에 대한 정의 뿐만 아니라 추상화는 공통의 속성이나 기능을 묶거나 여러 가지 사물이나 개념에서 공통되는 특성이나 속성 따위를 추출하여 파악하는 작용을 말해요.
PM이나 PO로서 우리는 매일 수많은 사람들, 문제들을 마주하고, 수많은 해결 방법과 수많은 케이스를 발견하기도 해요. 모든 것들을 알아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면 시간도 없을 뿐더러 우리의 머리에 과부하가 와서 터져버릴지도 몰라요. 더군다나 그렇게 파악해서 실행한 일들이 당장 눈앞에 닥쳐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했는지는 모르겠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PM이나 PO가 추상화에 대한 개념을 잘 알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어요.
이번 글은 PM이 갖추어야 할 역량 중 하나인 추상화에 대한 개념을 소개해보았어요.
글의 순서는 아래와 같아요.
추상화 개념을 적용한 문제 정의 및 해결방안 도출
추상화 개념을 적용한 데이터 분석
귀납적 방식과 연역적 방식
먼저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추상화에 대한 개념을 적용해 볼 수 있어요.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각기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고, 욕망을 가지고 있어요. PM으로서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는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수만큼 많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우리는 한정된 자원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모든 문제를 풀 수 없으니 여기서 추상화 개념을 적용해 볼 수 있어요.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모두 나열해 보고, “왜” 그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문제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할 수 있어요.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지점은 바로 그렇게 발견한 공통적인 특징에서 시작해요.
가령 사람들이 대출을 받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은행에 방문해야 하는데 장소에 방문하거나 방문할 시간이 없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신용 평가가 어렵다거나, 서류 등 불충분한 정보로 인한 시간과 비용의 낭비가 있다거나 본인 인증 절차가 복잡하다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요.
위에 언급한 문제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대출을 받기 위한 기존 금융에 대한 접근성이 어렵다는 것이 있을 수 있어요. 이를 토대로 우리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신용 정보를 제공하거나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거나 인증 절차를 간단하게 만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해결방안을 도출할 수도 있어요.
다만 위 예시는 문제의 크기가 다소 큰데, 사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대부분의 문제는 이보다는 작아요.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많이 하진 않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보통 일을 할 때는 대부분 인증 절차가 복잡하다는 문제를 개선하거나 신용 평가가 어렵다는 문제 등을 개선할 거에요.
데이터를 볼 때도 추상화에 대한 개념을 적용해 볼 수 있어요.
만약 우리가 가진 사용자 유입의 퍼널이 10개가 존재한다고 가정해 볼게요. 그리고 우리는 10개 퍼널에 대한 데이터를 보고 개선할 부분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왔어요. 비록 모든 퍼널이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중 유독 눈에 띄는 퍼널이 있었어요. 해당 퍼널을 개선 과제로 삼고, 퍼널 개선을 위해 여러 실험들과 기능 출시 및 개선 등을 진행했어요.
결과적으로 해당 퍼널 개선은 사용자 이탈을 효과적으로 방어했고, 기존 대비 5% 정도의 사용자가 더 잔존하는 결과를 만들어냈어요.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모든 퍼널을 다 펼쳐놓고 바라보니 공통적으로 장바구니에서 이탈하는 비율이 일관되게 큰 수치의 이탈을 보이고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모든 퍼널에서 사용자가 이탈하는 공통적인 요인이 장바구니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에 대한 개선 과제를 도출해 보았어요. 장바구니를 개선하면 우리는 10개의 모든 퍼널에서 이탈하는 모든 사용자를 방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렇게 추상화에 대한 개념을 적용하면 각각의 문제를 해결할 때 보다 훨씬 더 많은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추상화를 잘해볼 수 있을까요?
먼저 PM으로서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해 보는 과정을 연습해야 해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간단한 방법이 있어 이를 토대로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조금 더 생각해 보고, 꼬아보기도 해야 해요.
이 과정에서 경험과 생각들을 귀납적, 연역적으로 접근해서 활용해 보면 좋아요.
- 귀납적 접근 방법 : 관찰된 사실들, 경험들을 엮어서 공통되는 하나의 상위 개념을 도출하는 것
- 연역적 접근 방법 : 하나의 사실이나 경험을 기반으로 여러 개념을 도출하는 것
우리가 앞서 말해왔던 추상화가 귀납적 방식이라고 볼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사고의 확장을 도모하는 개념이 바로 연역적 방식이에요.
이를 활용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먼저 귀납적 방식으로 여러 경험들을 엮어봐요. 그리고 이를 토대로 공통되는 하나의 상위 개념을 뽑아내요. 가령 앞서 데이터 분석의 사례에서 제시했던 예시처럼 여러 개의 퍼널(경험)을 펼쳐놓고 공통되는 상위 개념인 “모든 퍼널에서 존재하는 장바구니에서 이탈율이 유독 높음”을 뽑아내는 거에요.
다음으로는 연역적 방식으로 사고의 확장과 여러 개념을 도출해봐요. 앞서 도출한 상위 개념인 “장바구니에서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를 기반으로 해야 할 일들(ex, 장바구니에서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개선 과제)을 도출해 내거나 검증해야 할 가설을 수립해 볼 수 있어요.
PM이 추상화를 잘하고, 귀납적 방법과 연역적 방법을 잘 활용한다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결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그래서 팀이 보다 큰 임팩트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요. 그리고 이런 경험들이 반복된다면 현상과 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서 생각보다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빠르게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요.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개발과 디자인에 전문성을 가졌다면, PM이 가진 전문성은 깊고, 넓은 고민을 통해서 그들이 보지 못하는 문제와 해결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이지 않을까요?
마케터초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