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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PD Jul 31. 2020

유리공 속에 갇힌 아이

<소년 아메드> 리뷰

이번 주 <출발비디오여행>에서는 <소년 아메드>를 소개합니다. 우리나라는 종교 문제가 중동, 유럽 등에 비해 심하지는 않다고 하지만 종교 간의 갈등, 이단 사이비가 적지 않은 사회적 문제를 만들고 있죠. 종교 문제에 ‘앞서 가고 있는’ 서구 세계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출비> 영화 추천 코너인 [이유있다]가 <소년 아메드>를 이번 주 소개할 예정입니다.(영화 사기꾼 김경식씨가 종종 망작을 역작으로 소개하기도 하지만^^, 다른 코너에선 정말 볼만한 영화를 엄선해서 소개하고 있어요.) 제작진은 한 1년 전부터 유명 감독, 배우의 작품이라고 ‘봐야할 이유’를 쉽게 말하기보다는 영화를 더 많이 보고 더 엄선해서 고르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이유있다]에 더 다양한 영화가 소개되었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전보다 좋은 것 같아 다행이라 느끼고 있어요. <출비>는 진짜 볼 이유가 있는 작품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소년 아메드    


이 영화를 보면 다르덴 감독의 전작 <자전거 탄 소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너무 쉽게 망가질 수 있으면서도 너무 쉽게 회복할 수 있는 소년이라는 존재의 이중성이 묵직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여기에 종교와 신념이 강하게 개입하는 상황이 벌어지니다.     


종교란 건 일단 안에 들어오면 깨지 않고서는 나갈 수 없는 유리공과 같아요. 경험과 사고력이 부족한 어린 소년에게 종교가 얼마나 강력하게 작용하고 족쇄를 만드는지 지켜보는 일은 괴롭습니다. 출구를 찾을 수 없는 아이는 과연 유리공을 깨고 나올 수 있을까요?     


<자전거 탄 소년>이 ‘회복’에 아주 조금 더 방점을 찍었다면 <소년 아메드>는 ‘회복’에 조금 더 인색합니다. 이슬람 전사라는 새로운 정체성에 맞설 유일한 카드는 그가 아직도 아프면 울고 싶고 엄마가 보고 싶고 작은 변화에도 여전히 예민한 소년이라는 정체성 뿐이죠. 그것을 스스로 찾는 과정이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게 잔인한 일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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