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간다.
한 길을 꽤 오래간다
가다 보면 이 길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뒤를 돌아본다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맥이 풀린 다리로 걸으며 생각한다
가다 보면 목적지가 나오겠지
끝까지 갔는데 목적지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생각하며 계속 걷는다
강이 나타난다
우선은 이 장애를 극복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통나무를 붙들고 헤엄쳐 간신히 건너편에 다다른 다
그렇게 돌아갈 수 없는 강을 지난다
길을 잃은 건지 아닌지 알 수 없다
앞으로 갈 뿐이다
언젠가부터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그 먼 길을 어떻게 혼자 올 수 있었냐고 묻는다
삶은 미래의 확신을 좀처럼 주지 않는다
걸어온 과거를 볼 때 더러 확신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