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쩌면
청개구리
그저 말을 듣기 싫어서
반대로 행동하는 걸지도
남들은 나를
이상하게만 봐
왜 너 혼자만
흐름을 역행하냐고
몸을 맡기면 편한데
왜 사서 고생이냐고
근데 내 눈엔
내가 가장 정상이야
그저 물결에 떠밀리는 건
빈 우유곽이라도 할 수 있어
막연히 흐른 끝에 잔잔해지면
서서히 썩어갈지도 몰라
나는 일찌감치 깨달은 거야
이 거대한 우주에서
여전히 생명임을 증명하려면
팔딱팔딱 몸부림쳐야 해
다가오는 죽음으로부터
멀리멀리 헤엄쳐 나가야 돼
거센 물결에 뺨을 맞고
날카롭게 선 돌부리에 배가 쓸리지만
바로 그 아픔과 고통이
오늘도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