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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ggie Apr 14. 2016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난생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가족따라 사전투표하러 간 거지만, 어쨌든. 결과가 만족스럽다. 새누리당이 그토록 바라던 과반 의석을 점유하지 못하게 됐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총 의석수에서 새누리당을 근소하게 넘어섰다. 양당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당이 충분한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로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해 양당에 대한 견제가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솔직히 평소에 정치에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다. 나에 대해 생각하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느라 복잡한 정치 문제에는 관심을 끄고 있던 것이 사실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어차피 모두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자기 잇속만 챙기는 이익집단이라고 생각했고, 따라서 어느 쪽을 선택하든 아무 의미가 없다고 여겼다. 정확한 정보와 면밀한 고민없이 투표하는 것은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었다.


가족이 같이 가자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굳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지역구의 투표장에 들어갔을 때 나의 선택은 명확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3번. 나는 여전히 국회의원들에 대한 비교가 부족했지만 한 가지 분명했던 건, 정치권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여러 미디어를 통해서 안철수의 순수성과 열정에 감탄하고는 했었고, 더불어민주당과 손잡지 않고 자신만의 믿음과 야망을 위해 독립된 신당을 만든 그의 굳건함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투표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안철수를 믿는다. 그는 아직 정치적인 능력이 부족하다. 경험도 없고, 인맥도 비교적 부족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무기는 그가 가진 신념이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국민을 위해 써야 한다는 사명감이 그의 머리와 가슴에는 깊이 박혀있다. 안철수는 현실적인 부분에서도 정치권에서 우리나라에 좋은 영향을 미칠 자질이 충분하다. 그는 의학, 기계공학, 경영학 등 여러 학문에서 폭넓고 심층적인 공부를 했고, 컴퓨터백신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안철수가 부르짖었듯 이제 정당들, 특히 새누리당은 국민들을 무서워하게 되었다. 나라살림을 제대로 하지 못한 여당에 국민들이 등을 돌려버렸다. 이제 어느 정당이든, 물론 정당의 존재 목표는 국민을 위함이어야 겠지만,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함을 정치인들이 크게 느꼈을 것이다. 정치에 관한 일로 기분이 좋은 적은 처음인 것같다. 제1,2야당이 앞으로 국정 운영을 잘 이끌어 갈지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여당의 독주 체제를 저지한 것만으로 이번 선거는 충분히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다.


여소야대. 정당간의 견제가 강화된 앞으로의 국회가 정말 기대된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이상적인 국가 정치를 눈 앞에서 지켜보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마음에 기쁨이 충만할 테다. 무엇보다 진심으로 국민을 위하고 깊이 고민하는 안철수의 행보를 응원한다. 부디 안철수의 진심이, 그리고 모든 국민의 진심이 통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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