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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moon Oct 25. 2018

마침표 없는 여행의 이유

주절주절 재잘재잘

아침 6시 40분. 네모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역 개찰구로 향한다. 10분 뒤 엇비슷한 환승역을 통과하고, 1번 출구를 빠져나와, 네모난 횡단보도 3개를 건넌다.  네모난 스타벅스 앞엔 미간을 찌푸리며 네모난 경제신문을 펼쳐든, 잘 차려입은 또래 아저씨가 보인다.

어느덧 네모난 회사 앞 엘리베이터다.

왜 우리나라는 늘 불황인걸까.

반복되는 출근길 일탈을 꿈꾸며, 나만의 여행코스를 만들어 본다.

환승역에서 속도 내어 보자. 노원역 환승구간은 마라톤코스다. 뛰다보면 주변에 페이스메이커들이 붙는다. 호기를 부려 2번 출구로 나오면, 건너야할 횡단보도는 4개로 늘어난다.

1번으로 다니다가, 2번 출구로 나갈 결심을 하는 건 도전이다.

새로운 풍광이 펼쳐진다. 시끄럽게 통화하는 훤칠한 청년의 목소리가 들리고, 친구와 장난치며 등교하는 학생들 표정은 밝다.

피곤해 보이지만 미소를 머금은, 유모차 끄는 아기엄마를 보니, 퇴근길 본가에 전화 한 통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 7시 전에도 지각을 염려해 뛰는 직장인은 많고, 청년 귀에 걸린 이어팟은 통화기능이 탑재됐으며, 울 회사 주변에는 경기고교가 있었구나.


행을 다짐하고, 어떤 장소를 어떻게 즐길 지 정하는 순간, 보고, 느끼는 재미는 곱절이 된다. 떠나자.

'오늘이 뭔지알아요? 오늘은 내일이에요.(영화 '사랑은블랙홀' 필 코너)'


*본 글은 한국경제신문 여행면에 게재 예정인 글입니다. 이상타고 짤릴 수 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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