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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람별빛 Jan 08. 2021

코로나로 바뀐 나의 이민생활

2020년 코로나로 바뀌어버린 나의 일상을 돌아보며

직장의 변화


2020년 3월 어김없이 평소처럼 회사에 출근해 한창 근무 중이던 나와 동료들은 오후 3시쯤 급작스러운 사내 방송을 듣게 되었다. 방송 내용은 바로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 퇴근하고, 공지 이메일을 따로 발송하기 전까지는 회사로 복귀하지 말라는 내용 이었다. 다들 며칠 안 갈 것이라고 생각해 간단하게 노트북과 마우스와 같은 당장 다음날 업무를 위해 필요한 물건들만 집어 퇴근했다. 그때만 해도 다들 코로나도 메르스나 사스 같이 금방 없어질 종류의 바이러스라고 생각했었다.


급작스러운 자택 근무로 시작으로 인해 수많은 기술적인 어려움들이 지나갔다. 아래에 보이는 2020 어록 모음에 나오는 저 9가지 문장을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즐겁게 근무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회사에서 진행한 다양한 온라인 소셜 게더링 덕분이었다. 회사는 오피스에서 근무할 때 오며 가며 마주치며 인사하던 순간들을 온라인에서도 지속할 수 있도록 격주에 한 번씩 각 부서별로 사적인 이야기만 하는 시간을 1시간 정도 할애해 미팅으로 잡아놓기도 하고, 종종 퀴즈 타임 , 와인엔 비어타임 등과 같은 재미있는 이벤트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다양한 온라인 소셜라이징 활동들 덕분에 약 11개월이 지난 지금은 오피스 근무만큼 재택근무가 제법 일상적으로 느껴지게 되었다.


https://www.reddit.com/r/funny/comments/jdeko4/which_is_your_favorite_quote_for_2020/



가정의 변화


3월 24일 온타리오 주정부가 도시 락다운을 선언한 뒤 학교, 음식점, 관공서, 쇼핑몰, 문화센터 등 대부분의 일상생활 영역들은 전부 문을 닫았다. 일상생활이 제한된다는 것은 어른들에게도 힘든 시간이겠지만, 어린아이들에게는 정말 체벌과도 같았다. 한창 밖에서 뛰놀면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고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체험을 하면서 세상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는 호기심 넘칠 시기에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엄마와 아빠 이외의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은 그들의 정서적, 육체적 발달에도 좋은 영향은 끼치기 힘들기 마련이다.


특히나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2세들과는 다르게 대부분 시댁과 친정이 한국에 있는 경우가 많기에 아이들을 양육해줄 대리 보호자가 따로 없어서 아이를 키우면서 자택 근무를 하기가 더욱 힘들기 마련이다. 그렇게 아이들은 바쁜 부모들을 대신해 티브이나 스마트폰 등의 매체를 보는 빈도수가 증가하기 마련이고 이와 비례해 아이를 방치하는 것에 대한 부모들의 죄책감도 커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제약들로 인해 아이들의 짜증도 늘고, 부모들도 쉴틈 없는 가사와 육아와 직장 업무에 지쳐 부부간에도 사소한 일로도 쉽게 다투기 마련이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8월부터 어린이집이 다시 열게 되었다는 공지를 듣고 우리는 고민 끝에 아이를 다시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었고 가족은 다시 평화를 되찾게 되었다. 매일 아침 어린이집에 보내기 앞서 코로나 스크리닝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그 정도쯤은 재택과 육아를 동시에 하는 어려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이들도 다시 친구들과 만나니 짜증도 줄고 행복해했다. 음식점들도 외부 페티오에 한해서는 dine-in을 허용해 주어서 사람들은 다시 소셜라이징을 시작했고 잠시나마 평화를 찾은 듯했지만, 11월부터 다시 시작한 셧다운으로 인해 음식점들은 다시 pick-up으로 정책을 바꾸었고 사람들은 다시 집에 있게 되었다.


https://www.pinterest.co.kr/pin/591730838531358888/


그래서 그런지 2021년 새해가 밝았지만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루틴으로 지내다 보니 생각보다 새해라는 느낌보다는 2020년의 연장선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 어느 때보다 본국이 그리운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족이 보고 싶으면 언제든 보러 갈 수 있었던 이전과는 달리 자가격리 기간 14일이 주는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휴가를 내도 실질적으로 가족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얼마 없기도 하고, 공항이나 비행기 안, 대중교통 등 다양한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 접촉 가능성으로 인해 쉽사리 본국에 갈 용기를 내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더 한국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부디 다들 건강하게 잘 견뎌서 코로나 시국이 끝난 뒤에 즐거운 표정으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그날이 오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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