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5 「죽은 시인의 사회」 - N.H 클라인바움

by 최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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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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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디엠, 오늘은 즐겨라! 자신들의 인생을 헛되이 낭비하지 마라!" (p.61)


"나는 여러분에게 아이비리그 그 진학 이상의 것을 가르쳐주고 싶다! 내가 바라는 것은 여러분이 스스로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그에 따라 자신 있게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말과 행동, 스스로 내린 판단과 결정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p.91)


"시, 낭만, 사랑, 아름다움이 세상에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사람들의 삶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p.91)


"나는 숲으로 갔다. 인생을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였다……" 중략 (p.118)


이 책은 '웰튼 아카데미' 라는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아이비리그를 위한, 다시 말해 명문 대학 진학을 위해 오로지 공부만을 강요하는 학교이다. 이 학교는 미국 내에서 아이비리그 진학률이 가장 높은 사립 고등학교이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자율성을 주기보다는 대학 진학을 위한 생활만을 강요한다. 분위기와 학생들의 태도는 군대를 방불케 하고 하루 일과는 오로지 공부에만 맞춰져있다. 방과 후 활동이나 취미 또한 선택권이 없었고 어떻게 하면 명문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춘다.

자신이 인간인지 공부하는 기계인지, 또는 왜 공부를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이 원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부모님의 말...이라기보다는 명령에 복종하여 공부를 한다. 말대꾸나 거역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런 웰튼 아카데미에 키팅 선생이 국어를 담당한다.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닐과 그의 친구들인 달튼, 낙스, 믹스, 캐머룬, 피츠는 학교를 대표하는 모범생이다. 이 학생들과 키팅 선생의 만남은 웰튼 아카데미 역사상 일어난 적이 없는 일들을 발생시킨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칠판만 보며 주입식 교육을 받았던 학생들에게 키팅 선생은 흡사 외계인과 같았다. 다른 선생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자유로움'이 그에게는 있었다. 넓은 시야와 다양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며 교탁 위에 오르기도 하고, 교과서에 시험만을 위한 진부한 내용은 찢어버리라고 한다. 획일성을 멀리하며 현재를 즐기고,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 갈 것을 가르친다.


어느 날, 닐과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키팅 선생의 졸업 앨범을 찾았다. 키팅 선생은 웰튼 아카데미의 우수한 학생이었으며 '죽은 시인의 사회'의 일원이기도 했다. '죽은 시인의 사회'란 키팅 선생이 학생 때 친구들과 동굴 안에서 시를 낭독하던 모임을 지칭하는 말이다. 닐과 친구들은 과거 선생님이 그랬던 것처럼 동굴 속에서 시를 낭독한다. 그리고는 조금씩 변화한다.


아버지의 그늘 아래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사는지 모르는 닐, 평생 모범생인 형과 비교당하며 살아온 토트, 소녀에게 사랑에 빠졌으나 고백조차 못하는 달튼. 그리고 그의 친구들은 키팅 선생을 만나면서 조금씩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는 법을 배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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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 책에 반해버렸다. 졸리지만 다음 장이 궁금해서 손에서 놓지를 못 했다. 도서관에 책이 없어서 서점에서 구매를 했는데 운명인가 보다. 사기를 정말 잘했다.


맹목적으로 대학 진학을 위한 학교 공부에 대한 비판이 엿보인다. 학교에서는 대학 진학과 취업을 위한 공부만을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정작 중요한 사랑, 꿈, 인간관계, 삶 등은 없다. '웰튼 아카데미'가 남일 같지 않은 이유는 이미 한국에도 널리 퍼져있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맹목적인 공부만 하다 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아마 나열하자면 밤새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얼마 전에 수능시험이 있었다. 그리고 TV나 인터넷 기사를 보면 잇따른 자살 소식이 들려온다. 참으로 안타깝다. 커뮤니티를 보면 왜 친구들이 자살을 하는지 이해가 된다는 글이 넘쳐난다. 모의고사 혹은 수능이 끝난 후 낮은 점수의 성적표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를 보면... 마치 죄수를 연상 시키기도 한다. 성적은 행복 순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성적이 행복의 전부인 거 같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고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까.


과거의 나는 미래에만 살고 있었다. 지금 덜 쓰고, 덜 즐기고, 덜 먹으면 나중에 몰아서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그래서 오늘을 위해 살기로 마음먹으니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다. "카르페디엠" 이란 말이 유행했었던 거 같은데 이 책 때문일까? 아무튼 책을 읽고나니 와닿는다.

그렇다고 현재에만 살 수도 없는 것이니 미래와 현재에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짜증났던 점이 있다. 상상력을 동원하기 위해 일부러 영화도 안봤는데 그림이 삽입 되어 있다. 그런데 그 그림 속의 인물들은 한결같이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다. 웃는 얼굴들이긴 한데 내가 보기엔 정말 멍청한 표정들이다. 책을 읽다가 그림이 나오면 다른 손으로 그림을 가렸다. 실수로 가리지 못했을때는 투덜투덜 거리기도 했다. 그만큼 나의 상상과 그림의 매치가 안됐다!

그리고 작품 해설이랄까? 옮긴이의 말은 보통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데, 이 책은 맨 앞부분에 나온다. 어떻게 보면 스포를 하고나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이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옮긴이의 말을 잊어버리긴 했지만 문득문득 다음 내용이 떠올라서 불편했다. 왜 이렇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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