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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석 Feb 09. 2019

[신혼TALK] 석령부부의 여유로운 주말

아침 브런치부터 푸딩이 목욕까지

일식과 양식을 조합한 아침 식사.


일본에 다녀와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아침 식사이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맛집으로써 정말 먹고만 왔다.

초밥과 튀김 종류, 고기를 많이 먹어서인지 쌀밥으로 이루어진 한국식 아침 식사가 땡기질 않는다.

날씨가 춥지만 현관을 나와 빵과 샐러드를 사왔다.


오늘의 메뉴는 양식과 일식을 합친 퓨전 요리이다.

일본에서 사온 스프와 밀크티로 음료를 준비하였고, 초코빵과 호박잼을 바른 식빵을 곁들였다.

베이컨과 에그 스크럼블은 영양도 좋고 배를 든든하게 채워준다.

이렇게만 먹으면 퍽퍽하고 상쾌하지 않기에 샐러드를 추가하였다.

정말 아침 식사로써 맛있게,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매일같이 이렇게 먹으면 좋으련만 주말이니까 준비가 가능하지, 직장인에게 아침은 사치이다.


아내와 식사를 하며 일본 음식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맛의 완성도도 높고 질리지가 않는 음식들.

맛도 맛이지만 음식 스펙트럼이 한국에 비하면 정말 넓다.

식사 메뉴 고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웬만해서는 실패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푸딩이 미용을 위한 털깎이와 발톱 다듬기.

식사를 마친 후 푸딩이 이발을 시작했다.

종이 푸들인지라 털이 길어지면 꼬이고 뭉쳐 딱딱해진다.

아내는 뭉친 털을 만지는 느낌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어차피 봄이 오면 털을 싹 밀어줄 건데 오늘 이렇게 미용을 할 필요가 있는가 싶다.

어찌 되었든 오늘 털을 깎아야 한다고 아내가 하기에 밀어버리는 수밖에 없다.


좌측에 있는 것은 발톱 다듬기이다.

강아지 발톱을 자르면 각이져서 날카롭기 때문에 다듬어 주는 것이 좋다.

가운데 있는 것은 털깎는 용도인데 메인 털보다는 손발 사이에 있는 털을 구석구석 밀어버릴때 쓰인다.


푸딩이는 털을 밀때 얌전한 편이다.

웬만해서는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질 않는다.

그런 점이 어찌나 고맙고 기특한지 모른다.


털을 밀 때는 2인1조로 작업을 한다.

보통은 내가 푸딩이의 뒷쪽에서 손을 앞으로 내밀고 붙잡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아내가 가위와 이발기로 조금씩 다듬기 시작한다.

30분정도의 작업을 마치고나면 얼굴이 정말 작아진다.

부했던 털들이 많아 제거 되었기 때문이다.


푸딩이를 씻겨 주는 령이.


털을 다 깎고나면 목욕이 기다린다.

목욕 좋아하는 강아지를 거의 본 적이 없다.

푸딩이도 마찬가지인데 다행히도 말썽을 부리진 않는다.

가끔가다가 개 샴푸를 핥아 먹는다.

이래도 괜찮으려나 싶지만 그냥 놔둔다.


물을 뒤집어 쓴 푸딩이를 보면 정말 염소 같다.

앙상하게 뼈만 남았고 턱 아래에 털이 모여서 턱수염의 형태를 이룬다.


마지막으로 드라이까지 해주면 끝.

푸딩이 케어해주는데만 해도 거의 2시간은 걸린다.

돈으로 보나 시간으로 보나 샵에 맡기는 것이 낫지만 직접 몸을 부대끼는 곳에서 사랑이 피어난다.

특히 아내와 함께 목욕할 때는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


이제는 운동을 갈 시간이다.

오랜만에 타인에 의해 해야할 일이 없는 주말이다.

오로지 자발적으로 하는 일만 있기에 바빠도 기쁘고 행복하다.

남은 시간엔 <눈먼 자들의 도시> 읽으며 휴일을 만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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