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게 회사생활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특징 3가지
나는 회사에서는 일 잘하는 게 최고라고 믿고 살아온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래서 열심히 일했고, 그 후 찾아오는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왔다. 하지만 점차 연차가 쌓여 40대 직장인이 되어보니 일을 잘하는 것과 조직 안에서 잘 풀리는 것은 별개의 영역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20대나 30대라면 업무만으로도 회사에서 인정받는 경험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회사생활이라는 것은 몇 년만 하고 끝낼 것이기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나긴 조직생활을 지혜롭게 해나가기 위해서는 더 중요한 속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직장생활에서는 일 자체보다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어떠한 관계를 형성해나가느냐가 직장생활의 성공 키를 쥐고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관계는 바로 당신의 직속상사와의 관계다. 당신의 인사고과와 업무 분배 등 어쩌면 앞으로의 커리어와 승진 등을 쥐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더러워도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오늘은 매번 죽어라 열심히 일하고도 왜 나의 직장생활은 잘 풀리지 않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점검해볼 것들에 대해 적어보겠다.
업무를 하다 보면 누구나 이러한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다. 내 의견과 상사의 의견이 다를 때. 그때 본능적으로 당신은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상사를 설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때 부정적인 반응을 유보해보도록 하자. 또 상사가 당신에게 일을 너무 많이 던질 때, 이때도 일단 알겠다고 하는 수용적인 자세를 보여주자.
왜냐하면 이 때의 경험을 통해 당신에 대한 상사의 '느낌과 판단'이 1차적으로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당신의 말이 옳고, 결국엔 수정하고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도 일단 상사의 현재까지의 판단과 결론에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상사에게 당신에 대한 이미지를 '수용적'이며 '함께 일하기 편안한 사람'으로 기억되도록 하는 것에만 집중하자.
만약 반대로 그 즉시 짜증섞인 표정을 짓거나, '그게 아니구요'로 시작되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일이 시작도 되기 전에 그 상사가 당신과 그 업무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기억)을 갖게 된다. 앞으로 당신에 대해 색안경을 장착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며 이는 험난한 직장생활을 예보한다.
긍정적인 반응을 통해 좋은 관계 형성을 일단 맺고 일은 차차 수정해나가도록 하자. 그걸 나중에 모두 뒤바꾸는 한이 있더라도. 일은 나중에라도 바꿀 수 있지만 당신에 대한 상사의 편견은 쉽게 바꾸기가 어렵다.
일단 업무 시작의 첫 단계에서 수용의 과정을 거쳤으면 이제부터 당신이 원하는 대로(혹은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수정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과도한 업무를 재분배 받을 수 있고, 산으로 가고 있는 일을 육지로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이 단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조용히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당신이 아무리 뒤에서 온갖 능력을 발휘한들, 상사가 그 과정에 개입되지 않는 한 제대로 평가받는 것은 물 건너간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아무리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알고 있더라도, 상사에게 가져가서 그 일에 대해 상의를 하든 보고를 하든 인지부터 시키자.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도움을 요청하는 스탠스'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살펴보니깐 이러이러한 어려움(문제)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렇게 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식으로 상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형태로 해서 내가 의도한 바를 이끌어내는 식의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그러면 상사는 당신이 아닌 그 업무의 이슈에 대해 주목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당신이 관철시키고자 하는 결론을 먼저 정해두고 공유하는 수준으로 소통을 한다면 기싸움의 영역으로 변질되기 쉽다. 문제의 본질보다 '누가 옳으냐, 니가 상사냐 내가 상사냐'의 영역으로 꼬여버린다. 일 차원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감정과 자존심이 개입되게 만들어버릴 여지가 다분해진다.
이때 일 잘하는 사람이 흔히 하는 착각은 '이미 내가 답을 다 알고 있는데 뭐하러 물어보나?' '오히려 내가 이만큼이나 능력있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지금 1인 기업이나 프리랜서가 아니다. 조직 안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상사로 하여금 상사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 또한 팔로워십을 발휘하는 길이다. 아무리 당신이 맞는 답을 제시했더라도 당신이 상사를 리드하는 모양새 자체가 '틀렸다'라고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튀는 사람은 무조건 주목을 받게 되어 있다. 여기서 튄다라 함은, 일을 너무 못해서이든 반대로 일을 너무 잘해서이든 회사입장에서는 똑같다. 일을 너무 못하면 스스로 도태될 것이지만, 일을 너무 잘하면 눈에 띄게 된다. 만약 당신이 일을 잘했다고 해서, 인정과 칭찬이 뒤따르고 성과급과 승진으로 보상을 받게 될 것 같은가? 현실은 정반대다. 시기 질투와 견제의 대상이 될 것이다. 오히려 일만 많아질 확률이 높다.
당신이 독보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되면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져보이게 되며 이는 그들에게 위협이 된다. 위협받는 대상에는 당신의 상사도 포함이 된다.
물론 능력자는 그 팀의 성과를 만들어주는 고마운 대상이다. 하지만 실제 업무 성과의 파이를 가져가는 것은 별개의 영역이다.
그래서 당신이 일만 죽어라 하고 당신의 파이만 뜯기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면 당신의 유능함을 좀 감춰둘 필요가 있다.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 유능함을 나만 알도록 사용하자. 또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만 꺼내쓰는 게 낫다. 그렇게 되면 상대 직원은 당신의 유능함으로 자기 성과에 도움이 되었기에 시기질투를 거두고 당신을 인정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