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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태환 Jan 03. 2018

재생에너지3020계획이 성공하려면...

8차 전력수급계획과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성공 전략

2017년 12월, 산업부에서  8차 전력수급계획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공개하였다. 미세먼지, 기후변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원전, 탈석탄, 환경 급전 등 국내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방향의 초안이 공개된 것이다. 이 두 가지 계획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국민과 함께하는 재생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이다.


본 계획의 주요 골자는 전력 수요는 줄이고, 재생에너지 생산은 늘리는 것이다. 향후 2030년까지 전체 전력 소비량을 7차 전력수급계획 대비 14.5% 줄이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0%로 높여서, 화석연료와 핵발전과 같은 중앙 집중형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비율 변화, 산업통상자원부, 2017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요 측면의 관리 못지않게 어려운 과제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2030년 국가 전체 전력 설비 100.5GW 중 약 63.8GW를 신재생에너지로 보급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48.7GW(태양광 30.8GW, 풍력 16.5GW 등)의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48.7GW를 신규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단순 계산을 하여도 태양광과 풍력만 약 150조 원의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계통 안정성을 위해 신규 설비 규모의 20% 정도의 ESS(Energy Storage System)을 추가해야 한다면, 약 150조 원의 시장이 더 늘어나 어림잡아 300조 원의 시장이 열릴 수 있는 것이다.(송배전 업그레이드와 유지관리 등 서비스 산업, 전기차 및 인프라 등 연계 산업 투자비는 포함하지 않음)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은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질문은 "과연 어떻게 그 목표를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가?", "누구에 의해서 그러한 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는가?"일 것이다.  


3가지 재생에너지 사업 Key Success Factors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 3가지의 성공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먼저 민원이 없으며 계통연계가 가능하고, 인허가 문제가 없는 사업부지(잡종지, 건물 옥상 등)를 찾아야 한다. 또한 부지를 찾았다면, 국내 13,000개가 넘는 시공사 중 신뢰할만한 전문 파트너를 찾아야 하고, 마지막으로는 해당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부지를 가진 기관 혹은 사람들 대부분은 전문성이나 자금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한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경우, 부지 사용에 '공공성'이 있어야 하는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전문성이 있는 개발사 혹은 시공사는 그러한 좋은 부지를 찾기 어렵고, 신용도나 일정 규모 이상이 되지 않으면 기존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자금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은 부동산 시장, 비트코인 버블 등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은 좋은 대체 투자 기회가 부족하다.


 앞서 언급한 어려움을 해결하고 성공요소 3가지를 원활하게 충족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20%의 보급 목표를 앞당겨서 이루고, 정책적인 목표를 넘어 새로운 시장 생태계를 만들수 있다. 더불어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재생에너지 일자리 1,000만 시대


그런데 이러한 시장 생태계는 어떻게 또 누구에 의해 만들어져야 보다 지속 가능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보다 먼저 재생에너지 시장 생태계를 만들어온 선진국들의 사례에서 좋은 답을 찾을 수 있다.


재생에너지 시민투자 비율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이나 인도는 대규모 사업들이 확대되며 설치규모 측면에서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사업들은 대부분 대기업에서 저가 입찰을 통해 수주하여 전형적인 하향식(Top-down)의 단기성 성과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고, 건전한 시장 생태계 창출과는 거리가 멀다. (이번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도 대부분 대규모 사업은 대기업과 공기업 중심으로 추진하는 계획이 만들어졌다. 목표 달성에는 용이하지만 일부 기업만 배를 불리고, 시장 생태계의 성숙을 도모하기 어려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접근이다.)


하지만, 지난 3~40년간 꾸준히 재생에너지 시장 생태계를 성장시켜온 덴마크나 독일의 사례를 보면 정반대의 상향식(Bottom-up) 접근으로 시작한다. 가장 먼저 재생에너지 사업에 시민들이 직접 투자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그렇게 시민들로부터의 수요가 증가하여, 산업이 발전하고, 이를 통해 국가 경제가 성장한다.


특히 덴마크의 경우,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재생에너지 사업은 시민들의 투자가 최소한 20%가 넘어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국가 전체 재생에너지(대부분 풍력발전과 바이오매스) 중 약 70%인 100조 원 규모를 시민들이 직접 투자했고, 매년 덴마크 국민들은 재생에너지 투자로 7~9조 원의 추가적인 소득을 얻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서 세계 1위 풍력 기업인 '베스타스(Vestas)'가 덴마크에서 탄생하게 되었고, 기술 경쟁력으로 전 세계 해상풍력의 80%를 베스타스가 공급하고 있다. 또한 풍력과 바이오 매스 등 재생에너지 산업이 국가 전체 GDP의 7~8%를 차지하고, 전체 인구의 2~3%가 재생에너지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러한 보다 지속 가능한 재생에너지 시장 생태계를 만든 성공적인 스토리가 가능했던 것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중심이 아닌 시민들이 중심이 되는 접근으로 전환을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몇몇 파일롯 프로젝트들이 시작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부분은 우리가 만들어 낼 '에너지 전환'이 성공하고, 보다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이 아니라, '시민 중심으로의 전환'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점이다.


 협동조합이나 크라우드 펀딩의 접근만으로는 시민 중심의 전환에 한계가 있다. 진짜 중요한 해결방법은 발전소 자체가 '시민 자산화'가 되는 것이다. 관련된 내용은 다음 글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루트에너지(www.rootenergy.co.kr)는 2014년에 창업한 에너지 벤처기업이고, 누구나 더 쉽게 재생에너지의 주인이 되는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재생에너지 온라인 마켓 플랫폼입니다. 현재 지역 기반 시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크라우드 펀딩 및 운영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소 투자 금액 10만 원으로 누구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어 발전소 준공이나 운영에 필요한 지금을 지역주민과 일반 시민, 또 법인 기업들로부터 투자로 이끌어내고 이후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발전소 운영을 지속적으로 도와 발전사업자와 투자자 부들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제공해 드리는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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