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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혁 Oct 17. 2015

은퇴후 창업전략

진주KBS, 지금은 정보시대: 수요초대석 인터뷰(2015.9.9) 박상혁

아나운서: 이슈와 화제를 만나는 시간, 매주 수요일 이 시간에 마련합니다. 지난 시간에 은퇴를 준비한 자금 운용 방법과 은퇴 준비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 나눠봤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은퇴 후에 창업 시장에 뛰어드는 분들이 많은 만큼 창업 준비에 필요한 것들 짚어보겠습니다.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박상혁 창업대학원장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상혁: 네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1955년부터 59년생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2.7퍼센트가 기본 생활이 어렵거나 빠듯하다고 응답했는데요. 그만큼 은퇴 후에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제2의 직장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박상혁: 네, 맞습니다. 그런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중 63.9퍼센트가 은퇴 후에도 일자리를 희망하고 있지만 재취업률이 35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취업이 아닌 창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분들이 자연스럽게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생활유지가 어렵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지난 15년간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자영업자 평균소득은 임금근로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작년과 올해 세월호, 메르스 사태 이후 계속된 경기침체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약 10만명 정도의 자영업자수가 감소하였는데요. 오히려 50대 이상의 자영업자수는 증가하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반경1km 치킨집 13개..月매출 300만원 월세도 못내, 매일경제, 2015.3.24


아나운서:  네, 그런데 50대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만큼 부도를 겪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지난 2014년도 부도 자영업자 연령층 비율 중 50대의 비중이 무려 75퍼센트 였다고 하는데,  그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박상혁: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자영업자수가 너무 많다는데 원인이 있습니다. 올해 발표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자료에 의하면, OECD 회원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업체 수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OECD 회원국중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규모를 갖고 있는 나라가 캐나다, 터키, 스페인 등인데요. 경제규모 대비 사업체수 비율은 한국의 절반에서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10명 미만의 소규모 사업체는 상당수가 자영업자인데요. 한국이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즉, 자영업을 선택하는 이유는 일자리가 없어 그 대안으로 창업을 하는 생계형 창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제한된 내수시장에서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수익률이 낮아져 결국,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는 자영업분야의 창업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데요. 노후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50대 은퇴계층은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치킨집'과 ‘커피숍’으로 상징되는 생계형 창업으로 내몰리면서 창업과 폐업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 분들은 평생 직장생활만 해왔기 때문에 창업자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이 많이 부족한데 이렇게 창업을 하게되니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자영업 1위'인 이유가GDP대비 사업체수 OECD 32개국중 1위, 디지털타임스, 2015.8.11

심재철 "자영업 10년간 949만개 창업, 793만개 폐업", 연합뉴스, 2015.9.1


아나운서: 그럼 창업 시 실패를 줄이기 위해선 어떤 점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박상혁: 세가지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서 창업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정부에서는 다양한 평생학습프로그램과 창업지원프로그램을 대학 등 다양한 지역 기관과 협력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미 퇴직하셨거나 퇴직을 앞두고 계신 분들은 창업 전에 충분한 창업교육을 통해 준비를 하고 창업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실제 창업을 시도하기 전에 관심분야를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심있는 아이템분야에서 직접 일을 해보는 거죠. 나이가 있는 은퇴자가 사업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제 운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경험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르바이트나 자원봉사를 해서라도 꼭 몸으로 부딫쳐 경험을 쌓는 것을 추천합니다.  

세 번째는 실패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초기 투자금을 과다하게 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대출 비중은 최대한으로 낮추는 것이 좋겠습니다. 앞선 통계에서도 나와있듯이 자영업 실패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대출이 있는 경우, 폐업하게 되는 경우 많은 피해가 예상되거든요. 따라서 철저히 대출 비중을 낮춰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나운서:  네, 그럼 아이템을 선정할 때 고려해야 할 점엔 어떤 게 있을까요? 


박상혁: 앞서 말씀드렸듯이 현재 자영업분야는 과도한 경쟁상황에 있습니다. 수요자보다 공급자가 휠씬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아이템이 아무리 좋아도 좋은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권리금이나 임대료 등 고정비 비중이 꽤 높은 상황이라서 어느 정도 매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익창출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역주변에 비교적 장사가 잘 된다고 알려진 매장을 가보면요, 손님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업주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고정비 비중이 높아서 이윤이 그리 높지 않다고 하는군요. 오히려 아이템이 중요하기 보다는 어떻게 고객 대응을 잘해 매출을 올리며, 매장운영관리를 최적화해서 비용을 낮출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비슷한 프랜차이즈를 같은 지역에서 운영하는데도 불구하고 장사가 잘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은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장사가 된다 싶으면 너도나도 뛰어드는 '묻지마식 창업'을 오히려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창업이전에 창업자의 전문성을 높이는 일입니다. 실제 예비 창업자를 만나보면, 마케팅, 회계, 세무, 관련 기술 등 사업주로서 당연히 갖추어야 할 기본지식이 부족한 경우를 많이 봅니다. 따라서 미리 창업이전에 창업전문지식을 학습하는 일이 더 필요하겠습니다. 


아나운서: 네, 그리고 요즘엔 창업 준비와 관련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더라고요.


박상혁: 네, 그렇습니다. 창조경제시대를 맞이해서 정부에서는 다양한 창업준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에서는 중소기업청 지원으로 시니어기술창업스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만40세 이상이신 분은 누구든지 교육참가가 가능한데요, 특히 은퇴 후 귀농귀촌을 하거나, 농업창업을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다양한 기술교육 및 창업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다 창업과 관련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싶은 분은 창업대학원에 입학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창업대학원에 다니시는 분들 중에 실제로 은행에서 정년퇴임하시고 창업대학원에서 교육을 받으신 뒤 창업 교육 및 컨설턴트 등 전문가로 활동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이런 경우에는 평생 직장에서 근무한 노하우를 창업교육을 받으신 뒤 업그레이드해서 재활용하는 것이지요.


아나운서: 마지막으로 창업자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한 조언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상혁: 네,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창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창업을 조급하게 시도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충분히 준비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요즘 경기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섣부른 창업은 폐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럴수록 위험관리를 철저히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나운서: 네, 사회에서 쌓은 경험이나 자본력에서 젊은 창업자들보다 우위에 있는 만큼 이러한 장점을 살려서

안정적인 창업 형태를 연구하고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상혁: 예. 감사합니다.


아나운서: 지금까지 이슈와 화제를 만나보는 <수요초대석>이었습니다. 


(음원출처: 진주KBS, 지금은 정보시대: 수요초대석, 20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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