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기장
아침부터 찬란한 하늘에 눈살을 찌푸리다가 오후 늦게 일어났다.
여기서 살짝 실토하자면 잠시라고 믿고 싶은 백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나도 좀 심할 정도로 늦은 오후에 일어나니 하늘도 나른한 것 같다.
하루를 남들보다 늦게 시작하지만 시작할 게 따로 없다.
우울증이 도진 탓에 나에게 재미와 유흥을 주는 것은 없다.
먹는 즐거움, 게임하는 즐거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나 드라마나 예능이 주는 즐거움 등 아주 일상적이고 평범한 즐거움을 잊어버렸다.
그나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붙잡는 것은 독서이다.
독서할 집중력도 되지 않지만 책을 손에 꼭 잡고 있다. 나에게 희망이란 것은 책이 아닐까 싶다.
책에 대해서도 참 할 말이 많다. 책에 대한 에세이도 나중에 써 봐야지.
책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글이 언젠가 올라올 것이다.
책을 좋아하지만 읽는 속도는 느리고 집중력도 좋지 않은 탓에 고민이 이만저만일 때가 있었다.
마치 고양이를 키우고 싶지만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적절한 예시인진 잘 모르겠다.
인터넷에 해결방법을 서핑하던 와중 2가지 방법을 찾아냈다.
하나는 6분 타이머를 이용하는 것이다. 사람이 집중력을 가진 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시간이 6분이란 것이다
그렇게 6분 동안 책을 읽고 더 읽을 수 있으면 읽고 잠시 쉬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일하고 지친 직장인들의 위한 방법인데
나 같은 잉여가 이런 방법을 쓰는 것도 웃기다. 아무튼 6분 뽀모도로라고 생각하며 사용하는 방법이다.
여기에 덧붙여 쓰는 방법은 병렬독서이다. 민음사 유튜브에서 참고한 방법인데 편집자분들이 아주 즐겨 쓰는 방법인 것 같다.
나 역시 따라 해 봤는데 확실히 집중력도둑에게 도움 되는 방법이다.
병렬독서란 말 그대로 책을 한 권만 읽는 것이 아니라 2권 이상 책을 번갈아가며 읽는 방법을 말한다.
여기서 꿀팁은 장르가 다른 책끼리 보는 게 내용이 섞이지 않아 좋다. 소설/에세이/인문학 등등
사실 예전부터 나는 병렬독서까진 아니더라도 비슷하게나마 하긴 했다. 찍먹 독서라고...
찍먹 독서는 보고 싶은 책들을 앞부분까지 보다가 마는 것이다.
그중 추려서 병렬독서를 하고 있다. 소설/에세이/인문학 이렇게 3권을 읽고 있다.
6분 타이머 방법을 섞어서 쓰면 6분 소설 읽고 6분 에세이 읽고 6분 인문학을 읽게 된다. 진짜 6분은 아니고 10분 정도 읽는다.
아무튼 책을 많이 읽고 싶지만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비록 나의 즐거움은 도둑맞았지만 현실감각을 느끼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오늘 일기를 쓰게 된 주된 이유는 갑자기 나도 모르는 자신감이 들었다.
글을 쓰고 편집을 하고 발행을 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나라도 발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내일부터 2월인데 브런치로 매일 출근하는 일상을 꾸리려고 한다,
눈치 보지 않고 싸구려 글일지라도 쓰다 보면 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차피 보는 사람도 별로 없을 테니까.
물론 완벽주의 때문에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나도 나아가보려고 한다.
갑진년의 새해 목표는 없었는데 지금이라도 생겼다.
직장이 없다면 브런치로 출근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