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은 어마어마하게 큰 함성이었다.
에펠탑에 올라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에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테러방지를 위한 1차 폭탄 검사를 하고, 그다음에 다시 줄 서서 기다리다 티켓을 사고, 또 줄 서서 기다리다가 2차로 폭탄 검사를 하고서야 탑의 2층 전망대에 올랐다. 3층 전망대가 있다고는 하는데 그곳에서 자살 시도 등의 사고가 있을 수도 있고 해서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2층 전망대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2층 전망대에도 안전펜스가 설치되어 있었다. 2층 전망대에서는 파리 시내와 센강이 모두 내려다보인다. 무척 아름답다. 에펠탑에 올라와서 파리 시내와 센강을 내려다보고 서있으니 바로 여기가 프랑스 파리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파리에 왔으니 에펠탑을 실컷 보아야 한다는 생각에 펜스가 쳐져있는 탑 둘레를 돌고 또 돌아보았다. 에펠탑은 파리의 상징이다.
프랑스 파리의 상징이 되어버린 에펠탑에 올라와 있다.
에펠탑은 프랑스 대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파리 만국 박람회’ 때 교량 기술자인 구스타브 에펠이 설계, 제작하여 설치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에펠탑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에펠탑 건설 당시 파리의 많은 지식인들이 ‘혐오스러운 철골 덩어리’라며 건설을 반대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소설가 모파상이었다. 그런데 에펠탑 건설을 그렇게 반대했던 모파상은 에펠탑이 지어진 후에는 에펠탑 2층에 올라가서 점심을 먹곤 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에펠탑을 그렇게 혹평하던 사람이 왜 에펠탑에서 식사는 하느냐’고 물으면 ‘파리 어느 곳에서나 에펠탑이 보이는데 그곳이 파리에서 유일하게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렇게 말할 정도로 파리 시내 어느 곳에서나 에펠탑이 보인다.
센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이동할 때도 어디에서나 에펠탑이 보였다. 그리고 몽파르나스 타워 전망대에 올라가서도 에펠탑이 보였다. 파리 시내 어느 곳에서나 에펠탑이 보이는 곳이면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에펠탑은 무척 아름다웠다. 무엇이든 멀리서 보아야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다. 너무 가까이에서 보면 아름답지 않은 모습들이 보이는 것이다. 센강 위의 유람선을 타고 에펠탑을 바라보았을 때가 직접 에펠탑에 올라가서 에펠탑을 볼 때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다. 또 몽파르나스 타워에 올랐던 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비가 내리는 전망대에서 에펠탑을 바라보니 바로 여기가 파리라는 사실에 알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빗속에 서 있는 멀리 바라다 보이는 에펠탑의 모습은 아름답고 매우 예술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사람도 너무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그 사람의 단점이 보이게 마련이지만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다. 나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주었던 미운 사람도 외국으로 나와 있거나 멀리 떠나와서 그 사람을 떠올리면 보고 싶거나 그리워지거나 했던 경험이 있다.
에펠탑에 직접 올라가 가까이에서 보았을 때는 엄청난 철골구조물에 지나지 않았던 에펠탑이 멀리서 바라보니 무척 아름다웠다. 그 안에는 식당과 카페도 있고 심지어 화장실까지 있어서 직접 사용하기도 했다. 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으며 파리 전경을 감상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무언가를 먹고 화장실을 가기도 하는 그런 곳이었다. 무엇이든 멀리서 보아야 더 아름답다.
프랑스 대혁명( French Revolution)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워진 에펠탑이다.
프랑스혁명은 사상혁명으로 전 국민이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자기를 확립하고 평등한 권리를 보유하기 위하여 일어선 혁명이라고 한다. 왕이라는 절대 권력의 폭력과 착취에 참다못한 국민들이 극심한 굶주림과 신분제에 불만을 품고 ‘자유’와 ‘박애’ 그리고 ‘평등’을 외치며 혁명을 일으키게 된다. 프랑스혁명은 수 십 년에 걸쳐 일어나게 되는데 절대 왕정 아래에서 모든 국민이 그저 왕의 신하에 불과한 지위를 가지고 있던 시절에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고 루이 16세를 단두대에서 처형하는 등의 유혈혁명으로 시민의 권리를 쟁취한 일련의 사건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 일설에는 미국 독립 전쟁에 프랑스의 자금과 군사적 지원이 들어갔는데 이때 당시 파병 간 프랑스 군인이 미국의 자유, 해방 정신을 배워와 프랑스혁명에 기여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어쨌든 1789년이면 지금으로부터 약 230년 전인데 시민의 힘으로 시민의 권리를 찾은 의미 있는 사건임에 틀림이 없다. 또한 그 프랑스 대혁명의 ‘인권선언’은 근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일대 기념비로서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고 하니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과도 전혀 무관한 혁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 대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워진 에펠탑을 바라보는 마음이 그저 파리 여행을 하면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낭만을 찾을 수만은 없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에펠탑을 보기 위해서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끌고 가는 사상이나 혁명이라는 것들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에펠탑을 바라보니 마치 탑 꼭대기에 프랑스의 혁명정신이 매달려 나부끼는 것만 같았다.
프랑스 대혁명의 함성을 높이 내걸고 있는 에펠탑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