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by Sapiens




시대가 변함에 따라 마음을 전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손 편지를 써서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 손 편지글을 보거나 주고받는 것은 무척 드물다.


디지털 시대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 방식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메일이나 카톡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양한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이용자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은 편리성을 요하고 그에 따라 대부분 DM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성껏 눌러쓴 손 편지는 아날로그 감성이 진하게 퍼져나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매체로 특별한 선물이 되어주기도 한다.


나는 편지를 자주 쓰는 편이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점점 소원해지고 있지만, 학창 시절 이벤트성 편지를 쓰고 전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지금의 신랑과 6년간의 연애를 하는 동안에도 매일 편지를 주고받았었다. 지금은 빛바랜 편지들이지만 너무나 소중해서 서랍 깊숙한 곳에 넣어 간직하고 있다. 보관하고 있는 손 편지들을 열어 볼 때마다 그 시절 시간여행을 하는 듯하다. 서로의 마음과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손 편지에서 서로의 배려를 느끼곤 한다.


그래서 편지는 누군가와의 추억을 떠 올려볼 수 있는 도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잊힌 감정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젊은 시절의 편지들은 이십 대의 젊은 시절로 데려다준다. 필체를 통해 떨림과 아쉬움, 흐느낌 또한 전해진다. 참 매력적인 매체임에 틀림이 없다.


이런 감성을 요즘에는 느끼기가 쉽지 않다. 메일이나 카톡으로 보내지는 메시지나 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보다 예의 바르지만, 그 깍듯함이 때론 형식적이고 인위적인 향을 풍길 때가 있다.


그래서 글 속에서 상대의 진심보다 전달 내용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하고, 또 다른 업무 전달의 통로 역할이 되어버리는 상황이다.


오월의 문턱, 비가 요란하게 내리고 있다. 이런 날은 무척이나 커피가 당긴다. 원두 향처럼 그리운 누군가가 있어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 상대에게 손 편지 한 통 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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