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드라이브

-동행

by Sapiens


며칠 전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이 지나면서 도로의 가로수들이 한창 모습을 바꾸고 있다. 싹이 톡톡 터지며 나오더니 언제 열매를 맺었는지 꽃들이 앞다투며 피어나고 있다.


봄이라는 계절이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라고 하는 것처럼 그 어떤 탄생도 경이롭지 않은 것이 없다. 그들을 바라보며 겨우내 혹한을 이겨낸 결과물임을 알아차리게 해 준다. 세상에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는 것처럼 그들도 무언가를 인내하고 기다림 끝에 자신의 화양연화를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꽃들은 참으로 매력적인 존재다. 특히 봄꽃들은 피어있는 자태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계절을 느끼고 함께 호흡하는 일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눈앞에 펼쳐지는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들이 딸과의 드라이브를 동행하며 축복해주고 있다. 우리에게 찾아온 봄날을 맘껏 즐겨보려 한다. 그들의 모습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또한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옆좌석에 앉아있는 딸은 예쁘다고 환호성을 지른다. 운전하는 나의 감정도 함께 터져 나온다. 그들의 숭고한 고통의 시간을 참고 견딘 대가임을 알기에 함께 응원하고 싶었다. 아름다운 자태 속에 숨겨진 그들의 인내한 침묵의 시간을 마주한다. 마치 우리와 다를 게 없는 소중한 생명이다. 눈부신 풍광을 마주하는 이 시간을 봄이라는 계절이 선사해주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그들의 봄날 속으로 동행하고 있었다.

월, 화, 수, 목 연재
이전 29화레모네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