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네이드

-신의 선물

by Sapiens



인생의 맛은 그리 달콤하지만은 않다. 누구나 스쳐 지나온 나날들을 떠올려 보면 다양한 맛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론 격정적일 만큼 맵고, 때론 차갑고 쓰디쓴 순간들이 있다. 그러다가도 꽃이 피어나듯 황홀하고 달콤한 순간들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들만의 화양연화 속에서 질풍노도와도 같은 시기를 보낸다. 폭풍우가 칠 때는 짜다 가고 고요함이 찾아오면 슴슴한 순간, 자신과 만남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희, 노, 애, 락, 애, 오, 욕이라는 칠정의 감정 속에서 우리는 헤어나지 못한 채 다양한 삶의 맛을 느끼며 살아간다. 어떤 맛이 나에게 일상 속 트리거(방아쇠)가 되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요소가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 좋고 나쁨이 없는 칠정이라는 감정 속에서 우리는 허우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끌어안고 그 의미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불혹이라는 나이에 내 삶의 가치관은 달라졌다. 그것은 고통이라는 통증을 수반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세상을 원망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허우적거리며 혼란 속에 존재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 아픔은 나에게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깨닫게 해 준 소중한 보물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어머니의 쓰러짐과 4년간의 병 수발 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죽음. 그 이후 일어나는 남편의 암 진단과 아들의 오진 등은 나를 성장시키는 하나의 동기부여가 되어준 값진 선물이었다. 이처럼 신이 선물을 줄 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사실. 그 시련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나에게 온 이유를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 속에서 무언가를 깨닫게 될 때, 그 깨달음조차도 공짜가 아닌 어떤 대가 속에서 피어나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는 ‘그래 와라, 무엇이든 나에게’라는 마음으로 고통을 마주한다.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삶의 맛을 본다는 것이 어쩌면 선택받은 자의 경험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러한 경험이 체화되고 그 경험 속 의미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경험의 연속에서 다양한 레몬을 피하지 않기를.



by. 고영희작가(Sap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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