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타라 웨스트 오버의 '배움의 발견 '

by Sapiens



타라 웨스트 오버의 ‘배움의 발견’


Sapiens

이 책은 시대착오적인 성차별과 가부장적인 환경 속에서 세상과 단절된 자기만의 세계를 자녀들에게 강요하는 부모의 정신적인 학대의 결과를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주인공인 타라 웨스트 오버는 성장하면서 홈스쿨 교육을 통해 부모의 학대 안에 놓인 자신을 인지하게 되고, 부모의 잘못된 가치관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한 인간으로 탈바꿈되는 과정들을 쓴 자서전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의 연속에서 선택된 결과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또한 이 책은 주인공이 명문대 박사학위를 취득하기까지의 ‘배움’이라는 과정을 통해 한 인간의 사고가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아버지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행위들을 보면서 처음에는 아동학대, 무지에서 오는 판단능력의 부재를 떠 올렸다. 하지만 더 나아가 정신질환의 형태를 보이는 모습에 이르는 장면에서는 어떤 측면에선 아버지가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또한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게 한 원인이 있을 것이고, 그러한 잘못된 믿음을 따를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이 된 원인을 찾아 치유받아야 하는 존재로 보인다.


그리고 가족이라는 틀 속에서 부모는 하나의 특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부모는 자녀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서로의 관계는 선과 악의 관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부모는 그것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폭력을 정당화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한다.

인간을 사육한다는 것은 자신의 자아가 타인에 의해 조종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마치 타인이 이끄는 삶을 살게끔 뇌 회로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지를, 그리고 결국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파멸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가족의 사랑이 일방적일 때 그것 또한 건강하지 못한 가족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인공의 부모의 사고와 행동 속에서 진정한 사랑이라는 의미에 대한 생각하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의 사랑이 우선 실행될 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자아가 건강하게 자라서 주체적으로 설 수 없다면 어느 누구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헌신이 아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사랑해야 한다고 당위성을 부여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무조건적인 형태로 표현해야 하는 당위성이 요구된다면 그것은 강요에 의한 또 하나의 정신적 세뇌를 당하는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모습에서 종교의 무개념적인 추종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기도 했다.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선택되는 종교의 모습은 그 선택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행위로 행해진다면 엄청난 종교의 해악적인 측면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종교에 지배되어 보이지 않는 실체에 조종당하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볼 수 있다.

독립된 자아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런 자아 주체성이 결여된다면 독립된 한 인간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뇌를 어떻게 세뇌시키느냐에 따라 인간이 인간이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나약한 또는 사악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

한 인간이 온전하게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삶을 살기 이전에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서 양육되고 육체적, 정신적 성장을 하며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성장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 즉 양육자의 가치관, 양육의 환경,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주는 멘토의 유무 등 상당한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한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주체적 자아가 성립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양육이 아닌 사육되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배움이라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만들어 가고, 형성된 자아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 앞에 펼쳐진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배움이라는 것이 잘못된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면 인간은 파멸될 수도 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 멘토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 행운 또한 자신의 선택에 따라오는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보이는 대학교수와의 대화를 읽으면서 사실 한국 대학은 대학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물론 대한민국 대학 교수들 중 훌륭하신 분도 있겠지만 학생과 치열하게 대화하고 토론하고 미래를 위한 나침반이 되어주며 자신의 능력을 키울 기회를 부여해주시는 모습은 너무나 많은 울림이 되었다.

이 책은 학생들 뿐만 아니라, 청년, 부모, 교육자 등 여러 계층의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 속에서 공감 가는 문장들

-과거가 아름다운 것은 우리가 경험을 하는 순간에 생기는 감정을 잘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확장된다. 그런 이유에서 우리는 현재가 아니라 오직 과거에 대해서만 완성된 감정을 지니게 된다.-버지니아 울프

-교육은 끊임없이 경험을 재구성해 가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교육의 목적과 과정은 동일한 것이다.-존 듀이

-내 교육은 산의 리듬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 리듬 속에서 변화는 근본적인 것이 아니라 순환일 뿐이었다. 매일의 순환, 계절의 순환,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는 듯했지만 순환의 원이 완성되고 난 뒤 돌아보면 아무것도 변화한 것이 없었다.

-피해망상과 종교적 원리주의가 삶을 어떤 모습으로 규정해 가는지. 그것들이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내 삶에서 앗아가고 그 자리를 학위와 자격증 등으로만 채워가도록 할지 외할머니 라면 이해했을 것이다.

-삶을 이루는 모든 결정들, 사람들이 함께 또는 홀로 내리는 결정들이 모두 합쳐져서 하나하나의 사건이 생기는 것이다. 셀 수 없이 많은 모래알들이 한데 뭉쳐 퇴적층을 만들고 바위가 되듯이.

-음악이 없는 방은 생명이 모두 빠져나간 느낌이었다. 음악은 우리의 언어가 됐다.

-진짜 도전은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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