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었다

-삶의 모양

by Sapiens



삶의 모양



sapiens



그해 여름 바닷가에서 길을 걸었다

푸석 푸석 빠지는 길 위에서

모래알과 같은 숱한 마음들이 함께 걸었다

걷는 힘겨운 발자국 속에는 삶의 무게가 담겨 있다

너도 나도 모래알들도

밟는 이도 밟히는 이도

모두가 주어진 만큼의 짐을 이고 걸어간다

우리의 삶의 모양이

같은 듯 보여도 미세하게 다른 형상의 발자국들

지면과 닿는 발의 촉감이

좋든 싫든 한 순간의 쾌락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 쾌락 속에서 빠져나오기는 버겁다

모래알 속으로 빠져드는 유혹에서 빠져나왔을 때

우리는 바다의 노을을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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