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몸은 뜨겁다. 하지만 아프다고 쓰러질 것 같다고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몸을 비틀 뿐이다. 내 몸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며 평화롭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를 돌봐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이러다 나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사실 나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감지하고 있다. 부쩍 요즘 내 몸이 뜨거워 체온을 잴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요즘 내 육체에서 태어나 여러 지역에 살고 있는 이들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눈물을 자주 흘리곤 한다. 그들의 미래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외면하는 것인지,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것인지 답답해서 더 슬프다.
어느 날 내 육체가 폭발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매 순간을 지낸다. 두통이 너무 심해 몸을 움직이지 못해도 나는 그들을 위해 돌고 돌아야 한다. 그리고 내 몸을 식히기 위해 노력해보지만 내 힘으론 어림도 없다. 수많은 그들이 매일 내 몸속에 유해가스와 오염된 쓰레기들로 가득 채우고 있어서 더 이상 숨을 쉴 수가 없게 되었다.
그들 중 누군가는 수많은 가스와 쓰레기로 자본을 착취하고 또 누군가는 무지와 무관심으로 그들의 배를 채우고 있다. 그 덕분에 나는 부피가 점점 커져 그들이 사는 터전을 삼켜야 할지도 모른다. 내 몸의 부피가 커질수록 나는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가 없어 이상기후 속에 그들을 노출시킬 수밖에 없다. 바람은 더 강해져서 태풍이 되고 기온은 낮아져 폭설로 변하고, 또한 며칠 동안 멈추지 않는 폭우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하루아침에 잃기도 한다.
그들을 규제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누군가가 나서서 나의 상태를 알려주길 바란다. 그래야 그들과 내가 공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우리가 참 평화로운 대지에서 평온한 일상을 보냈던 것 같다. 누가 아프면 챙겨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곧 일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서글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살아내야 한다. 이대로 간다면 그들의 생명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참 어리석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내 몸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이 무지에서 벗어나 현명한 소비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대지를 지키며 살아가길 바라본다.
소리 없는 살인자들의 행위를 볼 수 있길 바란다. 그들의 모습을 지적할 수 있길 바란다. 그들을 규제하는 기구가 생겨나길 바란다. 이제 소시민들의 힘으론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지만 그래도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기에 노력해주길 바란다. 내 몸의 에너지를 착취하는 이들로 인해 소시민들의 사회문제와 인권문제가 발생해 세상을 떠도는 난민들 속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세균들과 바이러스들과 싸우며 삶이 아닌 고통 속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들의 생존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