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코로나19

by Sapiens


사람들은 나를 무서워한다. 내가 세상에 나와보니 모든 이들이 나를 피하려고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을 하고 자주 손을 씻는 모습을 보았다. 사실 처음에는 나도 몰랐다.


그런데 모든 행위들이 나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기겁을 했다. 왜? 내가 뭘 잘못한 거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도 나에게 내가 왜 여기에 있으며 세상에 태어났는지 말해주는 이가 없다.

매일 혼자 외롭게 지내고 있다. 환영받지 못한 채 숨죽이고 있다. 그런데 자꾸 매스컴에서는 나의 이름이 거론되며 나를 없애지 못해 안달이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나는 어떻게 이곳까지 온 것일까?

종일 숨죽여 있다 보면 몸이 마디마디가 쑤시고 아프다. 하루는 나도 마스크를 해보았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나를 비난할수록 나는 슬프다, 매일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나를 이해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벌레 보듯 가까이 오려고 하지도 않는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디에서 와서 지금 이곳에 환영받지 못한 채 싫어하는 공간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이 나 때문에 죽고 있다고 한다. 나는 왜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말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사람들은 나를 피하며 다닌다면서 나를 만지작거리고 자꾸 다른 사람에게 건네기도 한다.


사실 나는 움직일 수가 없다. 그런데도 나를 향해 욕을 한다. 나 때문이라고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어가고 있어서 나도 마음이 무척 아프다. 그런데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무지한 것인지, 욕심인 것인지 나도 모르겠다.


내가 떠날 수 있다면 멀리 떠나가고 싶다. 하지만 나는 내가 원해서 온 것도 아니고 나 스스로 이동할 수도 없기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

사람들로부터 외면받을 때마다 내 마음속에는 멍울이 생긴다.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나도 상처를 받는 것 같다. 외롭고 슬프니 말이다.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듯이 나도 언젠가 이 세상 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 나는 지켜보려고 한다.


나의 일생을, 어떻게 조종되며 사육되어 버려질 것인지, 내 삶의 역사의 현장을 묵묵히 기록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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