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는 어느 날
코발트빛 짙은 코트를 꺼내 입고
길을 나섰다
빨간 우산을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한 참을
홀로 서 있는 그녀
가로등 불빛 아래
묵직한 마음을
내려놓는다
희미한 불빛은
바닥을 향해
내려놓은 조각들을
하나하나 주워 담고 있다
차가운 길 위에서
뒹굴고 있는
조각난 상처는
그녀의 발밑에서
웅크리고 있다
그도 이별의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이별은 누구에게나
불현듯 찾아오듯
그와 그녀도
이별의 순간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한참을 그렇게
머뭇거리고 있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송이들이
그들의 이별을
위로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