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9 목
어제에 이어 '마음' 다큐 제2편을 열었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가 제목이다.
문득 고교 영어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 떠올랐다. 미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며 꿈을 향해 나아가면 그렇게 이루어진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단, 최대한 구체적으로 자세히 그려보는 것이 방법이자 조건이었다. 진로 결정을 앞둔 고교생에게 필요한 내용이라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본문을 이해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것이 나의 일이 되고 가장 중요한 가이드가 될 줄이야.
다큐는 역도 선수 장미란과 한 유도 선수, 그리고 일본의 여자 마라톤 선수를 소개했다. 세 명 모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이다. 그 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훈련과정에서도 금메달을 따고 환호하는 장면을 계속 연상했다고. ‘이미지 트레이닝’이라고 한다.
일본 마라톤 선수는 사전 코스 답사로 42km 전체 거리를 머리에 그려 넣었고 어느 지점에서 치고 나갈지까지 연상했다고 한다. 교과서 속 ‘구체적으로 자세히’ 라던 방법을 그대로 실천했다.
후반부는 더 몰입해서 보게 만들었다.
서울대병원 의사로서 간암 4기 생존율 5%였다는 분과 유방암 수술 명의로 인정받는다는 의사의 증언은 정말로 놀라웠다. 그 역시 대장암 말기로 생존율이 20%가 채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 다 견뎌내고 지금도 여전히 수술실에 들어간다고.
직업상 부검 의뢰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해부해 보면 암 덩어리가 있는데도 모르고 70~90세까지 잘 산 사람이 많다고 한다. 자신도 그들처럼 신경 쓰지 않고 살려 했다고. 생존율 20%는 모두가 죽는 건 아니지 않냐고. 열 명 중 두 명은 살아남는다는 말 아니냐고. 자신이 그 20% 안에 들면 된다고 생각했단다.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말에 전율이 일었다.
인체 모든 부위는 고유 임무가 있고 평생 그 일을 충실히 이행하다 마감하는데 오직 뇌만은 그 고유 임무에서 머무르지 않는다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결국 그 뇌를 지배하는 것이 생각이고 마음이라고 했다. 신화 속 피그말리온 효과가 거짓이 아니었다. 같은 이유로 플라세보효과도 설명되고 실제로 의사들은 현장에서 많이 활용한단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엄마와의 이른 이별로 내가 겪었던 아픔과 슬픔을 절대로 절대로 내 자식들이 겪게 하지는 않겠다.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 재발하면 치료하고 또 재발하면 또 치료할 것이다.’
다짐하고 다짐한 나의 마음이 이만큼이라도 회복시켰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그래, 내가 그 20% 안에 들어가면 된다. 10명 중 2명이니 쉽지는 않겠지만 못할 것도 없다. 마음이 몸을 지배하고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데 못할 것이 무에 있으랴! 안개가 걷힌다.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다큐 한 편이 펑펑 샘솟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