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오랑 Aug 26. 2023

#시가 있는 가을(138) 가을이면

가을이면

                     재환  김경엽     

술이 확 깼습니다

여인인지 선녀인지

그 와중에 눈은 찬찬히 얼굴을 쳐다보고

 저절로 전신을 탐색했습니다     

TV에 나오는 삼류 배우 타입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얼굴이 조막 만해 곧 싫증이 날

그런 타입의 얼굴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조각처럼 빚어진 몸매로

돈벌이를 하는 여인도 많은데

화려한 옻을 입고, 요란한 화장을 하고

웃음을 파는 여인도 많은데

그런 비련의 여인이 아니기를 바랐습니다     

물벼락 맞은 개처럼 알코올을 툴툴 털어내고

30년 전으로 기억의 시계를 돌려 봅니다

희미하게 떠오르는 얼굴

점점 더 선명해져 옵니다      

세월은 칼날도 무디게 한다지요

아무리 가을이 추억의 계절이라 해도

그때 그 화려한 을 걸치고 옆을 스친다 해도

못 알아볼지도 모릅니다

그건, 내 기억 속 그때 그 모습이 너무 깊게 각인된 때문입니다     

그 여인, 낙엽 날리는 가을이 되면 진정 사랑이 됩니다.     


이 작품은 문학광장 대한민국 대표시선 7집에 수록된 시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시가 있는 가을(137) 붉은 고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