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감정이 아닌 구조로 보는 사람의 이야기.
"행복하세요."
그 말을 들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감정이 아나라... 의도다.
나는 감정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머릿속에선 질문이 먼저 떠오른다.
“왜 이 말을 나에게 했을까?”
“진심일까, 아니면 그냥 말의 예의일까?”
이해하려고 애쓴 게 아니다.
그저 본능처럼, 반사처럼, 나는 감정보다 구조를 먼저 읽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냥 좋은 말이잖아, 왜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겐 그 ‘좋다’는 감정조차 분석의 대상이다.
감정은 나에게 신호이고, 신호는 반복되며 구조가 된다.
나는 그 구조를 관찰한다.
그리고 그 구조를 관통할 때 비로소
“아, 나는 이럴 때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구나”라고 깨닫는다.
"나도 그래"
"그 마음 이해해"
그 몇 마디로 사람들은 연결된다.
그런데 나는 거기서 멀어진다.
같은 말을 듣고도 '왜 저 감정을 공유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공감에서 밀려난다.
그리고 차가운 사람, 이상한 사람으로 불린다.
나는 감정을 두려워한다.
정확히는, 감정에 휘둘리는 자아가 되는 것이 두렵다.
“행복하세요.”라는 말 한 마디에
내가 행복해지거나,
혹은 불행을 자각하게 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그래서 나는 감정을 본다.
조금 멀리서.
그리고 그것이 나를 설명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 이상한 걸까?"
나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건, 나는 여전히
그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그리고 관찰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정은 언젠가 도착한다.
그 순간에, 나는 나를 조금 더 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