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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돌고래야. 슬퍼하지마!

by 벽난로

왠 핑크돌고래냐 하실텐데 일단 들어보시라.


우선 그림 하나 보여드린다.


먼저 무슨 슬픈 일이 있는지 바위에 기대어 있는 핑크색 돌고래 보이시는가

보인다. 근데 정작 이 사진은 핑크돌고래가 아니.

실은 무려 '쥐의 망막사진' 이고, TEM(투과전자현미경)으로 6500배 확대한 것이다


그리고 래도 머리2개가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초록사슴이 아니고

빨간 심장을 공유한 그림은 더더욱 아니고,

뱀 알지? 그래 우리가 아는 그 뱀들. 그 뱀의 '꼬리 부분'의 단면을 역시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한 것이더라


쥐와 뱀이라 ㅎㅎ 짝 징그럽...

아무튼 부분적 염색, 적절한 확대배율 등의 결합으로 신기한 사진을 얻은거지.


그러던 지난 2019년에 핑크돌고래 아니 쥐의 망막사진을 주제로 한 330원권 우표가 발행되었었다. '현미경으로 본 세상' 이란 테마로.

핑크 핑크 ~~

이제는 은퇴한 배구여제 김연경의 전 소속팀 핑크 스파이더스, 세계적 아이돌 블랙핑크,

그외 봄꽃 벚꽃.. 딸기우유.. 통통 아가돼지 색깔들


그리고 실제로도 '핑크 돌고래'라는게 있다고 한다.

애기와 헤엄치는 엄마 핑크돌고래

여러 종이 있는데, 그중 하나인 중국백돌고래로서 홍콩-마카오 앞바다에 서식한다고 한다. 어릴때는 일반 회청색. 나이 들어 분홍색을 띄게 되는...

즉 애기때 핑크가 아니라 나중에 핑크가 된다. "엄마 좀 이뻐질께. 호호호~ "


그러다 보니 홍콩에 핑크 돌고래 크루즈도 있고,

그런데 최근에는 홍콩공항 확장 및 홍콩-마카오간 도로 건설로 중국백돌고래 개체수 급감하며 멸종위기라고 한다. 그래서 아까 그 그림에서 갸가 좀 슬퍼보였나 ?


이번엔 중국을 거쳐 일본으로 넘어가 보자.

일본 와카야마 현에 타이지(太地)라는 곳이 있다.

Taiji ?? 나도 모르게 Yo~ 했다


암튼 막상 작은 어촌마을인 이곳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일본고유종인 큰돌고래를 포획하여 전세계 수족관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


즉슨, 타이지 앞바다에서 전세계 수족관에 보낼만한 돌고래 생포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쁘지 않은(?) 돌고래 대부분은 현장에서 너무나 잔인한 방법으로 살육을 한 후 횟감으로 팔려버린다는 거.


똑똑한 돌고래들의 청력이 예민하고 섬세한 것을 이용, 거슬리는 쇠파이프 두드리는 소리들로 해변가로 몰아가서 가둬놓고는 작살로 숨구멍 안을 찔ㄹ... 흘.. 바로 죽는것도 아니고 한시간동안 처절한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 아....

빨간게 다 피다. 그나마 덜 잔인한 거로 고른건데도...


국제포경협회의 '열외' 나라... 돈많고 힘센 일본.

돌고래를 연구목적으로 년 천마리 정도만 잡겠다고 예외적 승인받은 후 이를 어기고 실제 매년 2~3만마리 포획 중.


또다시 찾아온 2014년 살육의 어느날

일본 어부들에 눈에 띈 타이지 앞바다에서 친구들과 헤엄치던 아래 흰색 돌고래.


(아래 사진 정중앙의 하얀 돌고래)

2014.1월 당시 포획날 찍힌 사진

오호라! 어제 밤 꿈이 좋더니 바다의 로또 아니냐. 알비노 색소변종의 이 흰 돌고래는 큰 돈벌이가 되기에 생포대상으로 점찍혀서 나홀로 살아남고 위 사진의 나머지 평범한(?) 수백마리의 돌고래들은 이날 살육되었다


날 포획된 이후, 주욱~ 일본 타이지 동물원 수족관에 있었다


그리고 이 흰돌고래는 슬프거나, 두려우면 아래 사진처럼 핑크색으로 변한단다

백색들은 피부가 얇아, 마치 사람들중 얼굴이 금방 홍당무처럼 바뀌는 사람들처럼.



2014.1월 한날에 가족과 친구들을 모두 잃고,

고도의 청력탓에 스트레스가 되는 돌고래 쇼 관중들의 큰 함성.

하루 20~30분 공연후 나머지는 어두운 곳에 갖혀 있는 나날들.


슬프게 보이는듯한 핑크돌고래가... 조금 이해가 가려 하네.


그리고, 뤽베쏭 감독이 타이지에서 일어나는 학살을 Cove 라는 다큐멘타리 영화에 담겨 고발하게 되고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수 있다


그럼 돌아 돌아서 한국은 ?

한국은 핑크색은 아니지만 평생을 갇혀있던 그 유명한 과천 서울랜드 돌고래쇼 3형제...


많이들 기억하시는 제주남방돌고래 바다로 돌려보내기 캠페인

위 사진중 왼쪽 두마리는 2017년에 고향인 제주도로 돌아갔고

때때로 해녀님들 맞닥드려 서로 장난도 치고.. (죠스 아님)


반면 3마리중 나머지 한마리는 고향에 가지 못했는데 이유가 있. 이유 ?


일단 그 돌고래의 이름이 뭔지 알면 놀랄걸?

뭔데?

바로 태지야 태지 !

뭐? 그럼 설마 고향이? 그래 맞어. 바로 일본 타이지(Taiji)라고.

한국이 일본 돌고래 수입 세계 4위국가거든. 2020년에 보호단체가 발표한 '한국 고래류 감금시설 리스트'에 보면 전체 36마리 중에 일본 타이지에서 온게 25마리였으니 2/3는 그 타이지 출신..

그곳이 아무리 태어난 고향이지만 사지인 그곳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잖아.

어리버리 오랜만에 온 곳에 다시 적응하기도 전에 뒤뚱대다가 제일먼저 잡혀 죽을텐데

하여 고향에 가지 못하고, 그렇다고 제주도 방류하기에는 일본고유종이라서 생태계 교란 우려로 풀어주지 못하고....

아직까지 국내 (다른) 수족관에 갖혀서 유리에 머리 부딪히며 지낸다는데 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즉,

전세계 수족관에서 돌고래 수요가 있으니 일본어부들이 잡는 건지,

일본 돌고래들을 사고파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니 사다가 돌고래 쇼를 하는건지,

둘다인지..


아무튼 내가 무슨 동물보호운동가도 아니지만

돌고래쇼 한번 덜보면 10마리 목숨을 살린단다.


또 최근에는 "돌고래쇼" 용어 거부감으로 인해 "지자체 돌고래 체험" 이런 식으로 바뀌긴 했다지만 돌고래 포획은 똑같은거 잖아. 이왕이면 다른 체험쪽으로 알아보면 좋겠네


제목 반복하며 이만 끝낸다.


"돌고래들아. 더이상 슬퍼하지 말기를 ! "


-일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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