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여행은 내 30대 초반에 가장 큰 사건이었다. 많은 것이 바뀌고 십여 년 만에 다시 미국 땅을 밟게 되는, 그중에서도 가장 궁금했던 뉴욕행이었다. 수개월 전부터 엄청난 양의 책을 읽고 자료를 수집했고, 역시나 지도까지 그려가며 (사실상 여행을 할 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여행을 가기 전 신나는 과정일 뿐이다.) 준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준비했다. 2018년 5월 가장 좋은 날씨에 뉴욕에 도착했다. 바로 그전 주에 눈 폭풍이 몰아쳤다는 도시는 첫날을 제외하고 여행 내내 맑고 무더웠다. 나는 여행을 갈 때 한국 블로그도 참고하지만 그 도시에 사는 유명한 인스타그래머의 피드를 살피고,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으면 그 장소를 태그 한 사람들의 인스타그램을 또 살펴보고,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어디를 가는지를 찾는다. 그렇게 찾아 방문하는 곳은 결코 실패하는 법이 없다. 방문한 모든 곳이 마음에 들었고, 4개월 뒤 다시 방문한 여행에서 똑같이 다시 방문했던 곳이 많았다. (나는 새로운 곳을 찾는 것도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곳에 가는 것을 더욱 좋아한다.) 여행을 할 때는 방문하고 싶은 장소를 모두 찾고 동선이 편하도록 일정을 잡는다. 여행지에서 쇼핑을 하는 것도 좋지만 나는 주로 가 보고 싶은 모든 곳을 방문하는 것을 더욱 좋아한다. 궁금하다면 드물게 유명 관광 지도 가보지만 주로 내가 만족했던 장소들은 공간의 분위기가 주는 힘이 강한 곳, 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이었다.
일주일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할지, 어디를 갈지를 세세히 정하기보다는 그날 꼭 해야 할 것들 3-5가지를 정하고 그 주변에 대한 기본 정보를 검색한 다음 어디서 얼마큼 시간을 보낼지는 미리 정하지 않았다. 원래는 시간 단위로 계획을 세웠지만 막상 그렇게 여행을 해 보니 스케줄에 쫓겨 즐기기보다는 구경에만 그쳐 그다음부터는 꼭 가고 싶은, 하고 싶은 것은 최대 5개를 넘기지 않고 마음에 드는 공간에서 원하는 만큼 머무르고 그곳을 충분히 즐겼다. 궁금한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에게 뉴욕은 갈 곳이 너무 많아 난이도 극상의 여행지였고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즐거웠고 기대는 이미 역치를 한참 초과한 상태였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궁금했던 곳은 여행을 가기 전부터 초 단위로 끝나버리는 예약에 며칠을 노심초사했었던 바로 돈 앤지 Don Angie였다.
돈 앤지는 웨스트 빌리지에 위치해 있는 모던 이탈리안 아메리칸 레스토랑이다. 세로로 긴 맨하탄의 빌딩이 즐비한 미드타운을 지나 아래로 내려오면 흔히 사람들이 섹스앤더시티의 캐리 아파트가 있는 동네로 유명한 웨스트 빌리지가 있다. 인구와 산업의 폭발적 증가와 확대로 1800년대 초반 맨하탄은 격자형 도시 계획을 세웠다. 비정형적 곡선의, 권력과 위계의 차이를 원칙적으로 배제한, 어디든 중심이 될 수 있는 뉴욕. 뉴욕을 방문하기 전 가장 재미있고, 인상 깊게 읽은 책은 서해문집의 시티오브 뉴욕, 뉴욕의 거리에서 도시건축을 묻다 (최이규. 음성원 저) 는 한국어로 쓰인 책 중 손꼽게 즐겁게 읽었고 여러 번 완독 한 책인데 뉴욕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뿐 아니라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다. 책을 읽기 전 뉴욕에 대한 포스팅 구경을 열심히 할 때부터 웨스트 빌리지는 가장 궁금하고, 가장 가 보고 싶은 지역이었다. 격자무늬형 맨하탄을 큰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브로드웨이 스트리트 때문에 생긴 독특한 지역의 특징을 살려 세운 플랫 아이언을 중심으로 (가기 전부터 얼마나 사진을 찾아보았는지 모른다) 조금 더 아래로 내려오면 원형의 분수대가 아름다운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 도달한다. 거기서 더 아래로 내려가면 소호, 워싱턴 스퀘어 파크를 기준으로 왼편 허드슨강 쪽으로 방향을 틀면 그리니치 빌리지, 그리고 웨스트 빌리지를 만나게 된다. 자세한 이야기는 앞으로 뉴욕에서 방문한 곳들을 소개하면서 더 하기로 하고. 그래서 돈 앤지는 가장 궁금했던 웨스트 빌리지에 위치한 가장 기대되는 곳이었다.
돈 앤지는 2017년 가을 오픈해 내가 방문한 18년도 봄 한국에서는 정보를 찾아볼 수 없었고 뉴욕에서도 이제 막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었다. 모두가 음식을 칭찬했고, 모두가 예약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었다. 지금은 일주일 전 미국 시간 기준 오전 9시에 예약이 열리지만 내가 방문했을 당시 조금 더 전에 예약이 가능했던 것 같다. 예약을 놓칠까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긴장 속에서 예약이 열리자마자 빛의 속도로 채워졌고 기적적으로 나는 5월 첫 방문의 예약을 성공했고 다녀와서 너무 마음에 들어 다시 찾은 9월 두 번째 방문 모두 예약에 성공했다. 두 번째 방문 때는 조금 더 인기가 많아져 첫 타임을 놓치고 조금 더 늦은 시간에만 예약이 가능했지만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뉴욕에 머무는 동안 가고 싶은, 갈 수 있는 모든 곳을 방문했고 하고 싶었던 모든 것을 했다. 방문했던 장소 하나, 하나에 기대와 애착이 가득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대했던 돈 앤지는 네모 반듯한 미드타운을 지나 가장 좋아했던 브라이언 파크에서, 내게 뉴욕에서 이정표의 역할을 톡톡히 해 준 플랫 아이언을 지나고, 워싱턴 스퀘어를 지나서 로워 맨하탄에 도착했음을 알려주는 거리의 달라진 공기에 설렐 때쯤 도착했다. (간지러운 문장이다만 그 당시의 내 기분이 딱 이랬다.)
뉴욕은 어떻게 여행하느냐에 따라 부풀어 있는 거품 낀 환상 같은 도시 이기도 하고, 환상 그 자체인 도시이기도 하다. (좋은 쪽 fantasy 으로도, 나쁜 쪽 illusion 으로도) 바쁘게 돌아가는 복잡한 도시, 불친절한 사람들 (불친절하다기보다 일반적인 미국인들의 모습과는 조금은 다르다), 도시의 치안 (사실 늦은 시간과 외진 곳 에만 가지 않으면 큰 문제는 없다.), 높은 물가 (방문 당시는 숙박비 이외에는 크게 부담을 느끼지 못했다. 실제 거주할 때는 엄청난 렌트비가 문제가 될 것 같다.), 정돈되지 못한 거리, 길거리에서 진동하는 마리화나 향까지, 한국의 안전하고 평화로운 (일단은)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대신 모든 것이 획일화된, 마치 되어야 할 것 같은, 모두가 한 방향으로 돌진하는 것 같은 한국과는 다르게 모든 것이 최대치로 성장하고(좋은 방향으로도, 반대의 경우에도) 뻗어나가며 진화하는, '움직이는 도시'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기성품처럼 짜인 계획도시의 격자 도로를 지나 불규칙해 보이지만 오히려 엄격한 규칙 속에서 최대한의 독창성과 다양성을 구현해낸 로워맨하탄의 시작은 구글맵을 보지 않아도 발을 들이는 순간 느낄 수 있다. 여행지에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고 저녁은 해가지면 숙소로 돌아가는 것을 좋아해 가장 첫 디너 타임을 예약했고 우리는 가장 처음으로 도착했다. 내가 살았던 서버브 지역이나, 시카고 다운타운 지역과는 또 다르게 뉴욕은 뉴요커라는 이름의 미국인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우리 테이블을 담당했던 갈색 눈의 키가 크고 상남자 스타일의 젊은 스태프는 내가 직접 만나본 뉴요커 중 가장 뉴요커에 대한 환상에 가까웠다. 어쩜 저렇게 말을 잘할까. 저런 농담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상대방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자신의 가장 멋진 모습으로 미소를 띠는 (예쁘고, 잘생긴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가장 멋진 모습의 포인트를 아는 것이다.) 자신감에 넘치는 여유로움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생각보다 순수하고 굉장히 친절하다. 영화 속에 나오는 팜므.옴므파탈은 실제로 만나보지 못했다만 왠지 뉴욕이라면 매력적이다, 라는 말이 제대로 어울릴 것 같은 사람이 있을 거라 기대했다. 한국에는 저렇게 말을 잘하는 사람이 왜 드물까.) 미국의 유명한 레스토랑에서는 대부분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돈앤지에서는 주문을 받고 식사 중간에 손님들이 필요한 것은 없는지를 확인을 하는 스태프와 식사 후 테이블을 정리해 주시는 분들은 따로 계신다. 주문을 받는 사람들은 모두 키가 크고 풍채도 좋은, 누가 보아도 매력적인 20대 후반- 30대 남자들이었고 손님과 대화를 나누지 않고 정리를 도와주시는 분들은 40대 이상의 이민자 노동층같이 보였다. 너무 극명하게 나누어진 역할 때문에 조금은 불편했지만 (아무래도 한국인의 정서는 언제 어디서 자랐든 사라지지 않는다. 나이 드신 분들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 상황에 따라 무척 기분 좋고 감사할 때도, 마음이 무거울 때도 있다.) 확실한 것은 돈앤지 라는 곳은 웬만해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뉴욕에서도 가장 야심찬 업장이 틀림없었다. 스태프들은 정확, 신속하게 움직였고 그저 음식 주문을 받고 나르는 역할이 아니라 그 공간의 분위기를 주도해 만들어가고 있었다. 유쾌하고 위트 있지만 결코 예의에 벗어나지 않는, 센스 넘치는 스태프들은 사장이 누구인지 몰라도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생각하게 했다.(기대만큼 대단한 사람이었다. 후에 서술하기로) 사장이 대단하고, 스태프들의 영리하고 세련되어서 이런 분위기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방문하는 손님들이 그들을 존중하고 서로 간의 예의를 지켜야만 가능한 일이다. 옆 테이블의 2억짜리 시계를 찬 게이 커플도, 그 옆 테이블의 나이 지긋한 노신사도 누구도 기분 좋은 식사를 도와주는 스태프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물 한 잔을 따라주어도 몸에 밴 감사함을 표현하는 매너, 진심을 담는다면 그 사람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인격은 누구라도 배우고 익혀야 하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우리나라에서 갑. 을 논란이 많이 일어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이 결국 자신의 삶의 터전을 망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텐데. 정말 아쉬운 점이다.
돈앤지의 음식에 대해서는 도저히 할 말이 없어서 (최고였다) 길게 설명할 이유가 없다. 이탈리안을 매우 좋아하는 미국인들에게, 웬만한 이탈리안은 초 단위로 예약 전쟁을 치러가며 가고 싶어 하지 않을 텐데. (뉴욕은 정말 갈 곳이 천지다.) 돈앤지의 음식은 새로운, 그러나 균형이 잘 잡힌 매우 세련된 모던 이탈리안이었다. 달콤한 사과 소스가 들어가 있는 캔디 모양 파스타는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요리였는데 손꼽을 만큼 맛있었고 이곳의 시그니처인 더 라자냐는 명작이었다. 음식은 맛을 내가 평가해 보아야 얼마나 할 수 있겠냐마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창의적인 프레젠테이션은 직접 눈으로 보고, 먹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치즈가 수북이 올라간 샐러드는 인기 있는 메뉴이지만 여행 후반부에서 더 이상의 치즈는 사양하고 싶어 주문하지 않았고 다음에는 한번 시켜볼 예정이다. 모든 음식이 훌륭했고 매우 인상적이었다. 술을 마시지 않아 논알콜 음료 여러 가지를 시켜 보았는데 모두 맛있고 기분 좋았다. 여유가 된다면 이런 곳에서 식사를 할 때는 식사 메뉴를 주문하기 전 음료를 꼭 먼저 주문해 보기를 권한다. 색다른 음식만 먹어보기보다 문화를 체험하는 것도 참 좋은 일이다. 메뉴가 어려워 잘 모를 때는 물어보면 된다. 제대로 된 스태프라면 아무것도 모르고 간 사람도 충분히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은 메뉴가 너무 어려운 곳이 많고 프렌치 식당은 발음조차 어렵다. 그럴 때도 물어보면 된다. 나는 너네 식당에 처음 왔는데 뭘 추천하니? 대답을 못 하면 그 사람이 부끄러울 일이다.) 훌륭한 공간에 숙련되고 세련된 매너의 스태프, 각자 즐거운 날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손님들은 공간에 힘을 더하고 멋을 더했다. 돈 앤지에는 드레스코드는 없지만 반바지, 연한 색상의 청바지, 운동화는 피하고 스마트 캐주얼 차림이 좋다. 남성분들의 경우 상의를 꺼내 편하게 입는 편 보다 바지 안으로 단정하게 넣어 착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좋은 공간에서, 좋은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두를 배려하는 좋은 매너와 태도로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은 대부분의 경우 돈앤지 정도의 업장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손님이 없다. (적어도 나는 본 적이 없다) 아무리 인테리어가 멋있고 음식이 맛있어도 그 공간을 채운 사람들이 공간의 멋을 떨어뜨리면 그것만큼 아쉽고 안타까운 것이 없다. 대단히 세련된 매너가 필요하거나, 아주 잘 차려입는 것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품격 있는 손님이 될 수 있다. 평생을 바쳐 일군 누군가의 공간에서 좋은 매너를 보이는 것은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다. 여행을 가면서 좋은 공간을 찾는 것은 단순히 인증샷을 남기고 싶어서가 아니고, 핫 스팟에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물론 그것도 좋아한다) 그곳에서 느끼고 싶은 것이, 배울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무척 인상적이었던 식사를 마치고 스태프에게 티라미수(맛도 비주얼도 최고였다)를 선물 받아 디저트까지 완벽히 마무리하고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서려는데 하늘색 셔츠에 베이지 치노 바지를 입은 전형적인 미국인처럼 보이는 남자 한 명이 나의 동행의 어깨에 손을 얹고 악수를 건네며 식사 내내 인상 깊었던 스태프들의 자신감에 품위를 더한 태도로 레스토랑에 방문해 준 것에 대한 감사를 전하며 식사는 만족스러웠는지를 물었다. 식사를 하면 수십 번은 듣는 인사가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것은 그 젊은 사장의 태도 때문이었다. 친근하고, 자신감 넘치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 스쳐 지나갈 법한 짧은 대화 에서도 상대방이 굉장히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고 자신에 대한 깊은 인상을 각인시킬 수 있는 품격. 아, 이런 것이 바로 전 세계에서 가장 부동산이 비싼 동네에, 수없이 많은 경쟁자 속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딴 (와이프의 이름을 땄다) 공간에서 까다로운 뉴요커들이 초를 다퉈 예약을 하게 만드는 비밀이구나. 외할아버지의 둘째 형은 내가 6학년 졸업을 앞두고 있을 때 갑자기 돌아가셨다. 내가 어떤 기상천외한 짓을 해도 모든 것이 오케이였던 우리 할아버지와는 다르게 큰 할아버지는 정말이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큰 할아버지는 자꾸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나를 ‘미스 초이’라고 부르시고 영어로 말을 건네셔 난감하기 그지없었고(엄마에게 할아버지가 자꾸 미스 초이라고 해서 할아버지 집에 가기 싫어,라고 말했던 순간이 아직 기억난다 맙소사.) 나를 따로 불러 거울 앞에 세워두고 아름답게 웃는 방법에 대해 일장 연설을, 저 멀리서부터 계란을 양손에 쥐고 걸어오는 연습을 자꾸 시키셨다. 내가 조금 더 좋은 자세를, 표정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니 큰 할아버지의 낮으면서 쩌렁쩌렁 울리는 ‘미스 초이~’ 가 그리워졌다. 좋은 장소에 갈 때 단정한 옷을 입고 좋은 신을 신으면 할아버지가 나를 부르셨을 때 가던 것처럼 계란을 양손에 쥔 듯이, 양팔은 자연스럽게 움직이면서 고개를 당기고 천천히 걸어간다. 저쪽에서 할아버지가 나를 부르시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