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공무원 인기가 시들하다죠?
여전히 철밥통이긴 하지만 크기가 상당량 줄어 들었고, 그 내구성을 시험해 보고자 하는 민원인과 고리타분한 조직문화 탓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대학을 다닐 땐 매우 핫한 직업이었어요.
이젠 대학 졸업장만 있다고
취업 되던 시기는 지나갔어.
저는 내심 그 말에 머쓱해졌었습니다.
어쩐지 나 같은 녀석도 입학시켜주더라.
그렇다고 어렵사리 취직한다한들 그것이 더 이상 평생직장은 아니었답니다.
특히 IMF를 겪은 기성세대에게 고용불안이라는 생소한 환경은 공포 그 자체였을 거예요. 그래서였겠죠?
공무원 해라.
또래 친구 부모님들 사이에선 그 말이 유행어라도 되는 듯 번졌습니다.
오랜 기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일명 장수생.
헤헤,
당연히 떨어졌지.
그가 고배를 마셨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웠습니다. 누가 봐도 공무원 생활을 잘 할 것 같은 친구였거든요.
외양과 심성 모두 동사무소의 미장센과 잘 어울릴 법한.
공무원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요.
착하고, 성실하고, 술 잘 사면 됐지.
안 하던 짓을 하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오늘은 그렇게 각오를 다지고 독립서점에 방문했습니다.
SNS 할 시간 없어요.
다른 잡무가 많아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도 않고요.
저는 그저 책방을
하고 싶었던 것일 뿐이거든요.
서점 사장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이런저런 얘기를 즐겁게 나누다가 뒤늦게 주차단속 알림 메시지를 확인하고 달려 나왔네요.
책방을 하고 싶지만 돈 벌기 위한 홍보는 하기 싫은 서점 주인이라니.
내향인으로써 그 마음이 너무나 잘 이해가 되어서 웃음이 났습니다. 한편 공무원은 되고 싶지만 성적은 나오지 않던 친구가 떠오르더군요. 결국엔 다른 길을 가게 된.
아무래도 해야 하지 않을까, 홍보...?
책 쓰세요.
책 써서 가져오세요.
사장님의 제안이었습니다. 저도 책을 내고 싶은 꿈이 있다고 했거든요.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받은 것처럼 기분 좋더군요.
비록 친구는 끝내 공무원이 되지 못했고, 사장님은 수익을 내고 싶으나 홍보는 하기 싫다고 했지만 나는?
책을 쓰는 삶을 살아야겠다.
책을 내고 싶다면 책을 쓰는 삶을 살아야 할 테니까요.
https://blog.naver.com/surtune45/223736334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