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날 때 만날 수 있어서 좋아 / 여름 전어

by 프롬서툰


이건 가을 전어야,
여름 전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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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엔 토요일이 지나가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모둠 회를 시켰습니다.


배달 받은 접시 위에는 뜻밖에도 전어가 있더군요. 물론 9월이 코앞이고 진작에 입추는 지났지만 연일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전어라니. 왠지 모를 뭉클함이 느껴졌습니다.


날씨와 상관없이 너희들은 맛있어졌구나.





대하와 꽃게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지금은 대하와 꽃게가 제철이라더군요.


특히 꽃게는 이제 막 금어기가 해제되어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생각난 김에 오늘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을 했어요.


덕분에 모레 저녁 한 끼는 때울 수 있겠네요.





사철 음식


요즘엔 제철이라는 개념이 모호해지고 있죠.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음식을 사시사철 맛볼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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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마트에서 쌓여있는 귤을 보고 좀 황당했던 기억도 나고요.


그런 와중에 아직도 제철이 와야만 먹을 수 있는 생물들에 대해 감동이 느껴졌습니다.


앞서 전어를 보고 뭉클함을 느꼈다고 했던 게 그냥 하는 농담이 아니었다는 말씀.





방울토마토에게 너무해


한편으로는 아직 인간이 거스르지 못한 자연의 섭리에 대한 경외심도 갖게 됩니다.


가령 방울토마토는 품종개량이 되다 못해 이젠 인간이 원하는 맛과 디자인으로 공장에서 찍어내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갖가지 버전을 볼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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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의해 완전히 함락되어 버린 생명체를 보는 듯하여 기분이 묘했던 적이 있습니다. 마치 존엄성을 잃어버린 과일(아니, 채소인가?)을 보는 듯했거든요.


물론 이거나 저거나 잡아먹는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만.





제철 인연


그 기간이 길어서 그렇지 우리도 지금이 제철인 거겠죠?


그래서 이렇게 만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뜻대로 보지 못할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거예요.


물리적 거리가 멀어졌든, 사이가 소원해졌든, 어느 한 쪽의 계절이 끝나게 되었든.


그렇다고 해서 제철이라고 매일 찾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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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간헐적으로 문득 생각날 때마다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것 같아요.


물론 그게 자주면 더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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