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덜이 가야지 왜 느덜이 간단 말이고~~~ 으잉!!!!
" 이기~~~ 이기~~~ 무신 소립니꺼?? 예???~~~ 핸이캉(송현이와) 비루라고 말입니꺼??? "
송현 어매 나리와 비루 아배 경추는 동시에 소족장들을 향해 되묻고 있었다.
" 흐음~~ 핸이 어매캉 비루 아배요~~ 일이 그래 된걸 우얄끼고? 우덜 비야가야가 살라몬~~ 우짤 수 읍게 됬다아이가??~~~ 내가 자네덜 볼 맨목(면목)이 읍다아이가~~~ "
깜짝 놀라 되묻고 있는 나리와 경추를 향해 편치 않은 마음으로 소가야 족장 아성은 답하고 있었다
" 그라몬 우예 된단 말입니꺼?? 앞길이 구만리 같은 애덜이 죽어야 된단 말인교?? 예?? "
경추의 목소리가 점점 데시벨을 올리고 있었다..
" 마~~~ 내를 죽이 주이소~~~~ 우째 핏덩이 같은 아덜을 델꼬간단 말입니꺼??? 예~~~ 마~~ 내~~ 내를 가 가이소~~~ 내를 !!!!!"
경추는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하나도 아닌 두 명의 자식을 앞세운다는 말은 그의 존재자체가 무의미 함을 말하고 있었다.
" 경추 이 사람아~~~ 자네까정 이라몬 우덜은 우얀단 말이고? 지발(제발) 우덜도 생각 좀 해 도고?? 으잉?"
아성은 상황이 어쩔 수 없음을 설명하고 있었다...
" 몬 소린교? 족장님이요!!!! 내 눈!!! 내 눈!!!! 내 눈 단디 보이소~~~~~ 울 애덜 몽창 다 산채로 죽게 맹길고 내가 살아 지겠습니꺼???~~~ 예!!!!! 말해 보이소!!!!!~~~"
경추는 이제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동안 삭히고 묶어 두었던 태생의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하고 있었다.
" 그기 뭔 소리고? 비루 아배는 비루 혼자면 이바구가 된다 캐도 핸이(송현이)까정 몽창???~~~"
주위에 있던 소가야 족장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 네~~~~ 맞십니더!!!! 둘 다 마카 내 자석(자식) 덜 입니더~~~~비루 야는 지 어매얼굴도 몬 보고 저짝으로 간 전처(前妻) 아덜이고 핸이( 송현이) 야는 핸이 어매 나리캉 사이서 얻은 내 딸내미....내 딸내미 맞십니더~~~~ 그런 처 죽일넘이 .. 경추!!! 내!!! 경추 맞십니더~~~~ 퍼뜩!!! 내를 낄고(끌고) 가란 말입니더~~~ 퍼뜩!!!!~~~~지발 내를 잡아가란 말입니더~~~~"
경추는 이판사판이었다. 자식들이 죽음의 문턱을 넘나 들고 권력을 쥐고 있던 미추도 나락으로 떨어진 이 판국에 비밀도 없었고 숨김도 없었다. 그저 자식을 살려야겠다는 마음만 그를 지배하고 있었다.
" 이기??? 이기~~~~ 또 몬 소리고? 핸이 어매??? "
소족장들의 눈은 동시에 송현 어매 나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 맞십니더~~~ 맞십니더~~~ 핸이 아배는 이짝 경추 아배가 맞십니더~~~ 내도 애덜 읍인 살아도 사는 게 아닙니더~~~ 펴뜩!!!! 내도 잡아가이소!!!!~~~ 퍼뜩!!!!"
송현 어매 나리 또한 자식들이 없으면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라 울부짖고 있었다.
" 허허~~~~ 이기 이기 이기~~~ 몬 개 풀 뜯어 묵는 이바구고?? 으잉??~~~~"
한동안 소가야 족장 여덟 명은 서로를 쳐다보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 비루씨? 비루씨~~~ 저예요~~~ 저...... 내 목소리 들려요?"
날이 저물어 비루를 찾는 이는 송현의 몸을 빌린 소지의 목소리였다.
' 어? 비루씨???!!!~~~ 그럼 소지씨 아인가배??'
감금 상태에 있던 비루의 귀에는 메시아와 같은 천사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 아~~~ 네~~ 네네네~~~~ 비루 이짝에 있십니더~~~~"
감옥과도 같은 막사 안 골방에서 문을 열며 비루는 소지를 맞이하고 있었다.
" 핸이~~ 아이지 아이지.... 소지씨!!! 참말로 소지씨 맞지예??"
비루의 심장은 갑자기 쿵쾅쿵쾅 방망이질 치고 있었다. 순장인원이 어찌 될지 극도로 초조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비루는 소지의 목소리에 반가움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 어디 몸 상한 데는 없는 거죠? "
소지도 골방에 감금된 비루가 어찌 되었을지 궁금하기 그지없었다.
" 하모예~~~ 내는 걱정마이소~~~ 끄떡 엄습니더!!!! 이기 모라꼬!!! 내 비루 아인교? "
속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이 초조함이 밀려오고 있었지만 이상한 매력에 끌린 소지 앞에선 상남자의 포스를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 다행이네요...다행....저는 비루씨가 어찌 될까... 마음이......"
소지 또한 막냇동생 같은 비루에게 왜 이리 마음이 끌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확하게 따진다면 소지 또한 천 오백 년 후 미래에서 온 사람이라 현재 비화가야의 비루는 소지 그녀보다 1,480살이 더 많은 고대인이라 엄밀하게 말한다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를 서른 번은 돌아야 되는 사이였다.
" 아마 내일 진시(辰時 )까지 비화가야 소족장들의 중지를 모아 대아찬 이등에게 순장 인원을 발표할 거라 하네요...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만약 안 좋은 일이 생긴다면 내일 제가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 줄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비루씨~~~"
송현의 몸에 빙의된 소지는 송현어매 나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나래는 소족장들의 부름을 받아 비루 아배 경추와 함께 족장회의로 발걸음을 하였고 빙의된 소지는 같은 시간 비루를 찾은 것이었다.
" 그렇습니꺼??? 흐흠...... 하모예!!!~~~ 내는 쪼매도 겁 안 납니더~~~ 그카고 내를 지목칸다 캐도~~ 소지씨가 일라(일러)줄 낀데 신갱(신경)쓸 일이 읍다(없다) 아입니꺼?? 안 그렇습니꺼?? 소지씨요~~~ "
심란하던 비루도 그의 새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웃음을 띠고 있었다.
감치산(鑑齒山) 소금광에서 캔 소금으로 매일 양치질을 한 결과였을까? 비루의 치아는 여느 사람들과는 달리 유난히 희고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보고 있는 소지의 눈에는 심장 모양의 하트가 여럿 그려지고 있었다.
" 비루씨~~~~ 비루씨~~~~"
갑자기 소지는 와락 비루를 껴안으며( 백허그 ) 21세기 현대인의 풍모(風貌)를 보이고 있었다.
" 어?~~~ 소지씨요.... 이카면... 이카면..... 안 될 낀데~~~ 안 될 낀데~~~될 낀데..... "
비루는 편부(偏父) 가정에서 커 온터라 이성(異性)의 포옹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도 갑작스런 백허그에 비루는 요동치는 심장을 제어할 길이 없었다.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소지와 비루는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두근거리는 심장의 박동수만 체크하고 있을 뿐이었다.
" 장군님요~~~ 지들 왔습니더~~~"
밤새 회의를 진행한 소족장 들은 조반(朝飯 )도 거르고 진시(辰時 아침 7시 ) 정각 집무실 앞에서 신라 장군 대아찬 이등을 부르고 있었다.
" 그래~~~ 마카 들어오이소~~"
대아찬 이등의 담백한 대답이 들리고 있었다.
" 흐음~~~ 회의는 끝냈을 끼고... 퍼뜩 이바구 해 보이소~~~ 순장자가 누군교??"
아침 공기를 가르듯 대아찬 이등의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 예~~~ 장군님요~~~~ 순장자는~~~ 순장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