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안 한 것 같아요

실수하면 안 되는 사회

by 남기원

쇼미더머니4에서 Team Brand New 4명 중 3명을 뽑는 경연이 있었다. BasicK, 마이크로닷이 먼저 뽑히고, 앞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한해를 뽑았다. 그러자 다수의 쇼미더머니4 프로듀서들과 많은 사람들이, 경연 중 가사 실수를 한 한해가 붙고 블랙넛이 떨어진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했다. 블랙넛이 더 가능성이 많다는 의견은 거의 본 적이 없고, 한해가 실수를 했으니 떨어지는 것이 맞다는 말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누구를 선택하느냐의 기준은 가능성이 큰가, 어떤 장점이 있는가 보다는 실수를 했느냐 안 했느냐인가 보다. 랩이라 그런 걸까?


우리나라 방송을 보면 경연/공연 후 무대에서 막 내려온 가수에게 어땠냐고 물어보면 대게 큰 실수는 없었다 또는 실수를 해서 아쉽다라고 말한다. 이번 무대에서 나는 무엇을 잘 했다, 뭐가 좋았다가 아니고 실수에 대해 이야기한다.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도 비슷하다. '이런 점을 부각해서 강한 인상을 남기겠다'보다 실수하지 않는 것에 더 신경 쓰는 인상이다. 실수를 안 하는 것이 좋은 무대, 좋은 면접일까? 좋은 무대는 감동을 남기는 것이라고들 이야기하는데 실수를 안 하면 감동이 생기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실수를 적게 한 순서로 면접자가 기억에 남는 것도 아닐 것이고.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가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람에게, 회사가 당신의 실수만큼 당신에게 교육비를 투자했으니 여기서 배우고 더 열심히 일해서 다 갚으라고 다시 기회를 준 이야기를 해외 리더십 사례에서 종종 본다. 그리고 그런 너그러운 회사를 무척 부러워한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실수를 배움의 기회로 보고 있나? 아니면 실수하면 큰 일 나는 것으로 보는가.


새로운 것을 하면 실수하기 쉽다. 잘 모르고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수는 절대 하지 않겠다면서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을 할 수는 없는 법. 실수를 하지 않는 방법은 이미 하던 일을 반복적으로 하고 또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업무는 대게 아웃소싱 되거나 자동화된다. 그런 업무는 당신이, 우리가 실수 없이 하고 있어도 그 일을 계속하고 있을 수는 없을 거란 말이지.


우리나라 수능은 실수하지 않기 싸움이라고 한다. 우리는 어떤 인재를 키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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