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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도 가성비가 있을까??

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

by 다구

책 '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인간관계에도 가성비가 있을까?? 어떤 관점에서는 굉장히 합리적인 말 같지만, 또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니 어쩐지 씁쓸한 느낌이 든다. 사람의 관계에서 가성비만을 추구하다 보면 나중엔 껍데기로 포장된 관계만 남을지도 모른다.


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겪지 못하는 일들을 책을 통해서도 볼 수 있지만 직접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더 생생하게) 이번에 세바시 강연을 직접 들으러 가면서 강연을 하시는 분들의 긴장감, 카메라가 있다는 떨림 등을 직접 느끼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


여러 영상이나 책에서 내 주변 사람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장하려고 하고, 노력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둔다면 나도 그렇게 변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항상 운동하고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야 하는 사람들만 있어야 하는 것일까란 의문을 갖는다. 그냥 오랜만에 만나도 웃고 떠들면서 편한 그런 친구들이 있으면 안 되는 것일까.


다들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해서 다 같이 얼굴을 보기가 많이 힘들다. 하지만 최근에 오랜만에 다 같이 모여 이야기를 하는데 몇 년 만에 만났는데도 불구하고 어색하지 않고 어제 본 것처럼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딱히 많은 것을 하지 않았음에도 힐링이 되었다.


요즘에도 인간관계에 관한 책이 자주 나오고 있다. 그리고 많이 팔린다. 세상은 혼자서는 절대 살아갈 수 없다. 아무리 책이 많아도 답을 알 수 없는 것은 인간관계이지 않을까 싶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행동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맞춰 행동하기는 정말로 어렵다.


사람에게 쏟는 감정과 시간의 소모가 심했었던 사람들이 가성비가 좋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아닐까? 다시 생각을 해보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필요할 때만 찾는 것은 별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평소에 연락도 하지 않던 대학 동기가 갑자기 연락이 와서 결혼식에 와달라거나,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의아하지 않겠는가.


내 생각은 공과 사를 구분해서 인간관계를 가지면 어떨까. 허심탄회하게 내 이야기를 말할 수 있는 친구들도 있는 반면에 내 일이나 꿈을 위해 필요한 사람들과 관계를 갖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물론 두 개다 포함된 관계라면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미생'에서 회사의 중요한 거래처가 자신의 오랜 친구라 마음 편히 먹고 계약서에 도장을 받으러 갔는데 그 친구는 알고 보니 처음부터 계약할 마음도 없으면서 이리저리 굴리다 결국은 계약을 해주지 않았다. 자신만 친구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 괜히 마음이 찡했다. 믿고 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는 것만큼 아픈 상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 인간관계에 관해서도 스스로 생각을 해보았다.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 게 인간관계다. 그럼에도 관련된 책을 읽고 영상을 보는 이유는 정답은 없지만 그래도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인 거 같다. 최선이 안되면 차선이라도 그것도 안되면 차차선이라도 선택을 할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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