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백작 1장 2

조나단 하커의 일기

by 꿈많은 미소년

5월 5일. 백작의 성.

회색빛의 아침이 지나가고, 해가 저 먼 지평선 위로 높이 솟아 올랐다. 시선을 향하자 해의 모습은 비쭉비쭉하게 보였는데, 나무인지 언덕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멀리 큰 물체들 속에 가려있었고, 서로 섞이지 않소 선명하게 가리는 것이 보였다. 내가 잠에서 깰 때까지는 누가 날 부르지 않았고, 나는 이미 깨어 있었기 때문에 잠이 들 때까지는 계속 일지를 쓸 수가 있었다. 글로 적기에는 뭐랄까 기묘한 것들이 많았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로서는 내가 비스트리츠를 떠나기 전에 워낙 훌륭한 식사를 했다고 멋대로 믿을 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내 저녁 식사에 관해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겠다. 나는 이곳 사람들이 "강도 스테이크"라고 부르는 것을 먹었는데, 이건 몇 조각의 베이컨, 양파, 그리고 소고기가 고추로 양념이 되어 있었고 막대기 모양의 조각으로 줄에 묶여서 불로 구워진 것이었다. 이건 단순히 런던의 고양이에게 주는 캣푸드로밖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와인은 골든 메디아쉬로 혀에서 톡 쏘는 맛이 있었지만, 맛이 형편없다고 평할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와인만 연거푸 여러잔을 마셨고, 다른 것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내가 사륜마차를 탔을 때 마부는 아직 자기 자리에 오르지 않았었고, 호텔의 여주인과 얘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명백하게 나에 관해서 얘기하는 것이 분명했고, "소문의 근원"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문 밖의 벤치에 앉아 있던 몇몇 사람들은 와서 그 얘기를 듣고는 나를 쳐다봤다. 대부분의 시선은 동정하는 빛이 역력했다. 군중들 속에는 다양한 민족 출신의 사람들이 있었던 탓인지 나는 반복적으로 괴상한 말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 가방에서 내가 준비했던 여러 언어를 담은 사전을 꺼내서 그 말들을 찾았다. 그들이 나를 격려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는 점은 분명히 말해야만 하겠다. 그 말들 속에는 "오르독" - 사탄, "포콜" - 지옥, "스트레고이카" - 마녀, "브롤록" 과 "블코슬락", 둘 다 같은 것을 의미하기는 하는데, 하나는 슬로바키아 어이고 다른 쪽은 세르비아 어로 늑대인간이나 흡혈귀 중 어느 한 쪽인가를 의미하는 말이었다. (메모, 나는 이러한 미신들에 대해서도 드라큘라 백작에게 물어봐야만 하겠다.)

우리가 출발했을 때, 호텔 문 주위의 군중들은, 이번에는 상당한 규모로 불어나 있었는데, 모두들 성호를 긋더니 성호를 그엇던 두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다.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하기가 힘들어 나는 함께 가던 승객에게 그들이 무슨 의미로 저렇게 하는 것인지를 물어봤다. 처음에는 대답하지 않더니, 내가 영국인이라는 것을 알게되자 그는, 행운의 상징이거나 사안에 대항하는 가호라고 설명해 주었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려 모르는 장소로 여정을 시작한 나에게는 썩 기분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 지역의 모든 이는 매우 친절한 마음을 가졌고, 비통해 했으며, 나를 향한 동정의 마음이 가득하게 보였기 때문에 나로서는 감동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그 호텔 마당과 거기에 모인 그림 속에서나 나올 법한 복장의 사람들이 모인 군중들, 그리고 그들이 성호를 긋던 그 순간을 마지막으로 본 순간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었다. 그때 그들은 호텔 마당의 가운데에 녹색으로 단장되어 있던 오렌지 나무와 협죽도의 무성한 잎들을 배경으로 넓은 아치형 지붕이 있던 길 주변에 서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마부로 말하자면, 그들이 "고드자"라고 부르는 마부석 자리 앞쪽 전체를 자신의 린넨 속바지로 덮을 정도의 풍채를 가진 사나이였는데, 자신의 작은 네 마리 말들에게 기세 좋게 채찍질을 하고 있었다. 말들은 나란히 달렸고, 이로서 우리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우리가 계속 길을 따라 달리면서 그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마을과 그곳의 사람들의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게 되고, 유령에 관련된 기억이 다시금 되살아났다. 비록 내가 그 언어를 알고 있지만, 아니 차라리 언어들이라고 해야 할까, 같이 여행하던 승객이 여러 말을 했는데, 나는 그것들을 쉽게 떨쳐버릴 수 있었것 같지가 않았다. 우리 앞에 숲지대로 가득한 녹색의 경사지가 펼쳐졌고, 이곳저곳에 급경사인 언덕들과 나무들이 뭉쳐 있는 작은 덤불지대들과 농가들, 비어있는 기왓장과도 같은 공간이 길로 이어져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모든 곳에 자못 갈피를 잡지 못하고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많은 과일들이 가득했다. 사과, 복숭아, 배, 체리 등등.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면서 나는 꽃잎이 떨어져 나무 아래 흩어진 녹색의 풀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미텔 란트"라고 부르는 이 녹색 언덕의 이곳저곳에 도로가 나 있었고, 혹은 전나무 숲이 흩어지는 끝자락에 서 도로가 끊어지기도 했다. 또 불꽃의 혀가 낼름거리듯이 비탈이 이곳저곳으로 나 있었다. 도로는 기복이 매우 심했지만, 우리의 마차는 몸시 서둘러서 마치 그 길 위로 날아가는 것만 같아 보였다. 나는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마부는 명백하게 꾸물대지 않고 보르고 프룬드로 향해서 조금의 시간도 지체하지 않는 것에 완전히 전념하고 있었다. 이 길이 여름철에는 매우 근사하다고 들었지만, 겨울에 눈이 오고 나서 이후에 제대로 정돈이 되어 있지 않았다. 이런 점에 있어서 카르파티아 산맥의 일반적인 도로 여행과는 많이 달랐는데, 그곳의 도로들으 그렇게 잘 정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오래된 전통과도 같은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호스파다르라고 불리는 슬라브 영주들 중에서 그 길을 정비하는 이는 없었고, 이는 외국의 군대를 불러 들이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터키가 생각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결국 언제나 보급 적재장에서 항상 존재하던 전쟁을 재촉하게 되었다.

미텔 란트의 불룩 솟아오른 녹색 언덕의 위로 험준한 비탈에 숲이 카르파티아 산맥 그 자체의 오만하게 우뚝 솟은 산비탈의 급경사까지 숲이 올라가 있었다. 왼쪽 오른쪽 어디든 펼쳐져서, 오후의 해가 그 위로 넘어가면서 이 아름다운 지대 전체에 고귀한 영광의 색을 형형색색으로 쏟아붓고 있었다. 정상의 그림자 속에서는 짙은 파란색과 보라색으로 물들었고, 바위가 곳곳에 뒤섞인 초지에서는 녹색과 갈색이 펼쳐졌다. 또 삐쭉삐쭉 튀어나온 험준한 암석 지대가 끝없이 계속되는 곳에서는, 너무 멀어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곳까지 눈이 녹지 않고 하얗게 빛나면서 산정상을 장엄하게 덮고 있었다. 산맥의 이곳저곳에는 날카로운 균열이 있었고, 그 균열을 통해서 해가 가라앉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이제서야 다시금 떨어지는 물이 흰색으로 어슴프레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엇다. 우리가 언덕을 헤쳐나와 우뚝 솟은 채로 눈으로 덮여 있는 산 정상을 열어젖히며, 우리의 뱀처럼 꾸불꾸불한 길을 감아서 앞으로 나가는 것처럼 보였을 때 우리 바로 앞에 높인 것 처럼 보이자 함께 여행하던 이들 중 하나가 내 팔을 치고서는 외쳤다.

"봐요! 이스텐 체크요!" - "신좌라구요!" - 그리고는 그는 경건하게 성호를 그었다.

우리가 끝없는 길을 꾸불꾸불 나아가면서, 해는 우리 뒤에서 점점 더 낮게 저물어갔고, 저녁의 그림자는 우리 주변에 아주 천천히 내려 앉았다. 이 부분은 눈으로 덮인 산 정상에 여전히 지는 해가 걸터 앉아 있다는 사실로 더 강조되었다. 그리고 섬세하고 멋진 핑크색이 점점 옅어져가는 것 같이 보였다. 이곳저곳에서 우리는 체크인들과 슬로바키아인들을 지나쳐 갔다. 그들은 모두 그림 속의 그런 복장을 하고 있었지만 나는 갑상선종이 널리 퍼져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길가 근처에는 많은 십자가들이 있었고, 우리가 지나칠 때는 동행자들은 모두 성호를 그었다. 이곳저곳에서 남자나 여자 농부들은 성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고, 우리가 다가갔을 때도 돌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 헌신 속에서 외부 세상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닫고 지내는 것처럼 보였다. 내게는 많은 것이 새로웠다. 예를 들어, 나무 속에 건초더미가 쌓여 있었다. 그리고 이곳저곳에 가지가 축 늘어진 자작나무가 매우 아름답게 가득 서 있었다. 그것들의 흰 나무 밑동들은 섬세한 녹색의 나뭇잎들 사이에서 은처럼 빛나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죽 바르지 않고 폭이 좁았다 넓엇다 불규칙한 도로에 맞추기 위해 계산된 길고 뱀과 같은 용골을 가진 독일계 지역 지도자의 사륜마차 - 사실 평범한 농부의 마차였다 - 를 지나쳤다. 그 사륜마차에는 분명히 집으로 돌아오는 농부들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확실했다. 체크인들은 흰색의, 슬로바키아인들은 색깔이 있는 양가죽을 입고 있었고, 특히 슬로바키아인들은 끝자락에 도끼가 달려있는 긴 장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마치 기사가 마상창을 가지고 있는 것이 연상되었다. 저녁이 되자 날씨가 매우 추워지가 시작했고, 점점 더 다가오는 황혼은 어둡고 자욱한 안개 속에 저며들어 어럼풋하게 보였다. 계곡의 자작나무, 너도밤나무, 그리고 소나무 등의 나무들에 어둠이 내려 언덕의 돌출된 부분들 사이로 퍼져 나갔다. 우리가 그 산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늦게까지 녹지 않고 남아잇던 눈을 배결으로 이곳저곳에서 어두운 전나무들이 이곳저곳에 서 있었다. 때때로, 길은 소나무 숲들 앞에서 끊어져 있었는데 마치 어둠 속에서 우리 앞에서 닫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둠은 거대한 회색의 덩어리로 다가왔고, 이곳저곳에서 나무들을 뒤덮으며 특유의 괴상하고 침울한 효과를 내었다. 그것은 생각 속에서 계속 맴돌며 저녁 이른 무렵에 침울한 공상을 낳고 있었다. 바로 그런 공상에 잠길 때, 지는 해는 유령과도 같은 구름을 이상하리만큼 더욱 눈에 띄도록 했고, 카르파티아 산맥 사이에서 계곡들을 통과하며 바람이 쉴새없이 불어오는 것처럼 보였다. 때때로 언덕들은 너무 가팔라서, 우리 마부가 엄청나게 서두르는데도 불구하고, 말들이 너무나 천천히 올라갈 수밖에는 없었다. 나는 마차에서 내려서 우리가 집에서 흔히 그러듯이 그 말들에게 걸어서 다가가고 싶었지만, 마부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안돼요, 안돼."

그가 말했다.

"여기서는 걸어서는 안돼요. 이곳의 개들이 너무 사납단 말입니다."

그리고는 그는 덧붙였다. 그가 명백히 사교적인 말을 하려고 의미했던 것이겠지만, 그 얼굴은 단호했다. 그는 나머지 승객들이 동의한다는 의미로 지어보이는 웃음을 확인하려 주변을 한번 둘러본 후에 말했다.

"그리고 주무시기 전에도 충분히 그런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단 말입니다."

그가 유일하게 멈추었던 순간은 램프에 불을 붙이려고 잠시 섰을 때뿐이었다.

어둠이 내렸을 때 승객들 사이에서는 약간의 흥분이 일었던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들은 더 속도를 내라고 마부에게 재촉하면서도 또한 한명 한명씩 계속 이어서 말을 걸었다. 긴 채찍으로 자비없이 말들을 내리치며 마차를 달려나갔고, 이는 말들에게 더욱더 노력하라고 재촉하는 촉구의 야성적 포효와도 같았다. 그런 와중에 우리가 언덕의 움푹 들어가 있는 부분 속에서 달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둠 속을 통해 우리 앞에 한 줄기 회색의 불빛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소식을 접한 승객들의 흥분은 더욱더 커졌다. 미친 듯이 달리는 마차에서 거대한 가죽 좌석아래의 용수철들은 뒤흔들렸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위에서 보트가 이쪽 저쪽으로 흘러가듯 왔다갔다 격하게 춤을 췄다. 나는 의지할만한 것을 붙잡고 버텨야만 했고, 마차가 달리는 길이 더욱 평평하게 되자, 우리는 길을 따라 거의 날아가듯이 달렸다. 그리고는 마차의 양옆 창문 어느쪽으로 보아도 산맥이 더욱더 가까이 다가왔고, 마치 우리를 위압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침내 우리는 보르고 산길로 들어선 것이다. 한명씩 차례대로 여러 명의 승객들이 나에게 선물을 주었는데, 그것은 거절을 용납하지 않는 진심어린 마음이 담긴 것으로 나를 감동하게 했다. 이것들은 확실히 기묘하고 다른 종류의 친절함이었지만 그 모두는 분명히 선한 믿음이 담긴 것이었고, 친절한 말과 축복, 그리고 내가 비스트리츠 호텔의 밖에서 보았던 두려움을 의미하는 움직임의 이상한 조합이었다. 바로 성호와 사악으로부터의 가호를 의미하는 표식, 그것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산길을 따라 날아가자, 마부는 앞으로 몸을 숙였고, 승객들은 양쪽 창문으로 더 잘보려고 마차의 끝에서 고개를 쭉 빼서 아둠 속을 열정적으로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든 매우 흥분되는 것이 일어나거나 예상되었지만, 이런 명백함에 내가 각각에게 질문을 했는데도, 아무도 내게 조금의 답변도 해주지 않았다. 이러한 흥분 상태는 잠시 지속되었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우리 앞에 산길이 동쪽 방향에서 열려 있는 것을 보았다. 어두운 두루말이 구름이 머리 위에서 흘러가고 있었고, 공기중에는 무겁고 억눌린 천둥소리가 울렸다. 마치 산맥이 대기를 두 개로 갈라놓는 것처럼 보였고, 우리는 이제 우레가 칠듯한 한쪽 대기로 길을 들었다. 이제 나는 나를 백작에게 데리고 가는 수송대를 스스로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매 순간 나는 어둠 속에서 램프의 불빛을 볼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눈 앞에 떠오르는 장면은 어둠뿐이었다. 유일한 빛이라고는 우리 마차에 달린 램프의 깜빡거리는 불빛이 다였고, 그 속에서 흰 구름 속을 열심히 달리는 우리 마차 말들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우리는 이제 우리 앞에 모랫길이 흰 색을 비추며 놓여 있는 모습을 봤지만, 그 길에는 어떤 마차도 다니고 있다는 표시가 없었다. 승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몸을 뒤로 젖혔다. 마치 내 실망을 치워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마부가 자신의 시계를 보면서 내가 거의 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다른 이들에게 말을 할 때 나는 이미 내가 가장 잘했던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마부의 목소리는 너무 조용했고, 어조 또한 너무 낮았다. 내 생각에 "예정보다 한 시간 빨리 왔다."인 것 같았다. 그리고는 나를 향해 몸을 돌리더니, 나보다 더 서투른 독일어로 말했다.

"여기는 어떤 마차 편도 없지 말입니다. 신사분은 도저히 예상치 못하셨겠지만 말입니다. 이제 부코비나로 왔고, 내일이나 그 다음날에 돌아갈 겁니다. 그 다음날이 더 낫겠구만요."

그가 말을 하고 있는 동안, 말들은 울고, 푸르릉하고 코웃음을 치고, 거칠게 거꾸러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부는 말들을 일으켜 세워야만 했다. 그리고 나서는 농부들이 외쳐대는 비명 소리들의 합창 사이로 칼레슈라 불리는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이륜 마차가 우리 뒤로 다가와서 우리의 사륜 마차를 따라잡았다. 우리가 탄 마차의 램프 빛이 반짝하고 그 이륜 마차를 비출 때 나는 그 이륜 마차의 말들이 석탄과도 같은 검은색의 훌륭한 녀석들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륜 마차를 모는 것은 긴 갈색의 턱수염을 하고 큰 검은색 모자를 쓴 키가 큰 남자였는데, 그 모자 때문에 그의 얼굴은 가려져서 우리 쪽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내가 볼 수 있었던 것은 단지 매우 밝은 색의 눈동자 한 쌍이 번득이고 있었다는 점이었는데, 그가 우리쪽으로 돌아보았을 때 램프의 불빛 속에서 그의 눈이 빨간색으로 보였다. 그가 우리 마부에게 말하기를

"오늘 밤은 일찍 왔구만, 친구."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여, 영국인 신사분이 서둘러야 해서 말야."

거기에 대해 낯선 남자가 대답했다.

"그게 말야, 내 생각에, 자네가 그를 부코비나로 계속 모셔가기를 소망하는 이유겠구만. 날 속일 수는 없을 걸세, 친구. 난 너무 많이 알아. 그리고 내 말들은 매우 민첩하지." 그가 말할 때 웃음을 지어 보였는데, 램프의 불빛이 그의 거칠고 단단해 보이는 입을 비우자, 대단히 빨간 색의 입술과 날카롭게 보이는 이가 훤히 드러났다. 특히 이는 마치 상아라고 해도 믿을 만큼 허연 색이었다. 내 동행자들 중 한 명이 다른 이에게 뷔르거의 "레노레" 중 한 행을 속삭였다.

"덴 디 톳텐 라이텐 슈넬 : 죽은 자들을 위해 서둘러 여행하라."

낯선 마부는 결국 그 말을 들었고, 그 때문에 번득이는 미소를 지으며 우리 마차를 둘러보았다. 그 말을 한 승객은 얼굴을 돌리고는 동시에 두 손가락을 내밀어서 성호를 그었다.

"신사분의 짐을 내게 주게."

마부가 말했다. 그리고 굉장히 민첩하게 내 가방들을 빼내어 손에 쥐더니 칼레쉬 안으로 집어 넣었다. 그리고 나서는 한 손으로 내가 사륜 마차에서 칼레쉬로 옮겨 타는 것을 도왔다. 칼레쉬가 사륜 마차의 옆에 딱 붙어서 대어져 있었기 때문에 나는 마차의 옆에서 내리면서 바로 옮겨탈 수가 있었다. 남자는 한손으로 내 팔을 붙들었는데 그 힘이 마치 강철같았다. 그의 힘은 의심할 여지 없이 엄청난 것이었다. 한 마디의 말도 없이 그는 자신의 고삐를 당기더니, 말이 돌아섰고, 우리는 산길의 어둠속으로 순식간에 달려나갓다. 내가 뒤를 돌아보자 거기에는 램프의 불빛에 비춰보이는 사륜마차의 말들이 숨쉬는 증기가 보였다. 그리고 그 불빛 속으로 또한 여정의 후반부에 함께했던 동반자들이 성호를 긋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는 마부는 채찍을 휘두르며 말에게 고함질렀고, 그렇게 그들은 부코비나로의 길을 빠르게 달려갔다. 그들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면서 나는 기묘한 한기를 느꼈고, 외로움의 감정이 밀려왔다. 하지만 내 어깨에는 망토를 둘둘 말아 감고 있었고, 무릎에는 깔개를 감고 있던 중이었다. 한편 이륜 마차의 마부는 훌륭한 독일어로 말했다.

"밤은 춥습니다, 신사님. 그리고 제 주인님이신 백작께서는 제가 신사분을 부족함 없이 완전히 모시도록 명령하셨습니다. 좌석 아래에 슬리보비츠 (이 나라의 자두 브랜디이다.) 한 병이 있습니다. 만약 필요하시다면 얼마든지." 나는 한 모금도 입에 대지는 않았지만 그 브랜디 한 병이 거기에 항상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만으로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약간 낯설게 느끼긴 했지만, 조금도 겁을 먹지는 않았다. 내 생각에 만약 다른 대안이 있었다면 분명히 그걸 마셔야만 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건 모르는 밤 길을 계속해서 달려나가야만 하는 것이었다. 마차는 홀로 빠르고 꾸준한 속도를 유지하며 일직선으로 달려갔고, 그러다가 완벽하게 돌았으며, 또 다른 직선 도로를 따라 달렸다. 내게는 우리가 똑같은 땅 위를 단순히 지나가고 또 반복해서 넘어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상황의 핵심적인 부분에 주목했고, 이것이 실제로 그랬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마부에게 대체 이게 무슨 의미인지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기가 정말 두려웠기 때문에, 내가 일지에 언급했던 내용에 대해 생각만 했다. 여정을 늦추고자 하는 시도가 있는 경우에 어떤 항의도 소용없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머지않아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지 궁금했고, 나는 성냥을 그어서 그 불꽃으로 내 시계를 들여다 봤다. 몇 분 안에 자정이었다. 이건 약간 충격적이었는데, 내 추측으로는 자정에 관한 일반적인 미신이 내 최근 경험에서 많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으리라. 나는 긴장으로 메스꺼운 기분과 함께 상황을 기다렸다.

그때 개 한 마리가 길어서 멀리 떨어진 농가 어디선가 울부짖기 시작했다. - 길고 고통에 찬 울부짖음으로 마치 공포에 질린 것 같았다. 그리고는 또 다른 개가 울부짖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다른 개들이 이어가면서 울부짖었는데, 이제 산길을 통해 부드럽게 한숨 짓는 바람에서 태어나서, 야생의 울부짖음이 시작되었고, 이제는 온 나라에 걸쳐서 들려올 때까지 모든 개들이 울부짖는 것이었다. 밤의 어둠을 통해 상상이 그렇게 이해할 때까지 말이다. 첫 울부짖음이 들렸을 때, 말들은 앞다리를 들어올리며 서서 안간힘을 다했지만, 마부는 말을 하여 달래자 조용해졌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겁을 먹고 한참 달린 후인 것처럼 부들부들 떨며 땀을 흘렸다. 그리고는 거리가 멀리 떨어진 채로, 우리의 양쪽의 산들에서 더 크고 날카로운 울부짖음 - 바로 늑대의 물부짖음 - 이 시작했고, 이것은 말들과 나 자신 양쪽에게 동일하게 감정적으로 영향을 주었다. - 말들이 다시금 두발로 일어서고 미친 듯이 안간힘을 쓰는 동안, 마부는 말들이 갑자기 달아나지 않도록 그의 모든 힘을 사용해야만 했다. 이때는 나도 칼레쉬에서 뛰어내려 달아나고픈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몇 분만에 내 귀가 그 소리들에 익숙해졌고, 말들도 훨씬 조용해져서 마부는 마차에서 내려서 그 말들의 앞에 서있을 수가 있었다. 그는 쓰다듬으며 진정시켰고, 내가 말을 길들이는 조련사들이 하는 것을 들었을 때처럼 말들의 귀에 무엇인가를 속삭였다. 이런 비상한 노력으로, 또한 그가 말에 대해 표시한 애정과 부드러운 애무들로 다시금 다룰 수 있을 만하게 되었다. 비록 여전히 덜덜 덜고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마부는 다시 자기 자리에 앉아서 고삐를 손에 쥐더니 엄청난 속도로 출발했다. 이번에는 산 길의 끝자락까지 간 후에야, 갑작스레 오른쪽으로 급하게 난 좁은 도로로 꺾었다. 곧 우리 주변은 나무들로 둘러싸이게 되었고, 나무들이 아치형으로 도로 위를 덮고있다가, 터널을 통과하고 나자 다시금 위압적인 바위들이 양편에서 우리를 거만하게 둘러쌓았다. 우리가 막혀 있는 공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는데, 바위들 사이를 통과하면서 바람 소리는 쉭쉭하고 구슬피 우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나뭇가지들은 우리가 젖히고 지나가면서 서로 부딪쳤고, 날씨는 점점 더 추워져 갔다. 그리고 고요하고 깨끗한 가루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그리고 곧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흰 담요를 둘러쓴 꼴이 되고야 말았다. 우리가 길을 계속 나아가면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 되기는 했지만, 날카로운 바람은 여전히 개들의 울부짖음을 전달해 주었다. 우리 주변의 모든 방향에서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듯이 늑대들이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점점 더 가깝게 들려왔다. 나는 공포스러울만치 두려움에 떨었고 말들도 이러한 내 두려움을 공유하는 듯 했다. 하지만 마부는 조금도 방해가 되지 않는 듯했다. 그는 머리를 왼쪽 오른쪽으로 계속 돌리면서 마차를 몰고 갔지만, 나는 어둠 속에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우리의 왼쪽 멀리서 나는 희미하게 깜빡거리는 파란색 불꽃을 보았다. 마부도 동시에 같은 것을 보았다. 그는 즉시 말들을 확인하고는 땅으로 뛰어내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난 뭘 해야 좋을지 알지 못했고, 늑대들의 울부짖음은 더욱 가까이 다가올 뿐이었다. 그러나 내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 마부가 갑작스레 나타나더니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아서 우리의 여행을 계속했다. 내 생각에 나는 잠이 든 게 틀림없었고, 분명히 끝없이 반복되는 그러한 일들은 전부 내가 꿈을 꾼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이제 뒤를 돌아보자 그 일은 단지 무서운 악몽과도 같았다. 일단 불꽃이 도로 가까이에서 나타나게 되자, 우리 주변의 어둠 속에서조차 나는 마부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마부는 파란 불꽃이 솟아오르는 곳으로 급하게 갔다. - 그것은 매우 희미했었고, 그 불꽃 주변의 장소들을 전혀 비추지 않았다. - 거기서 몇 개의 돌을 모아서는 그것들로 어떤 장치를 만들었다. 그러자 기묘한 광학적 효과가 나타났다. 나와 불꽃 사이에 섰을 때, 그는 방해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완전히 동일하게 그것이 유령처럼 깜빡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것에 나는 깜짝 놀라 몸을 떨었지만, 그 효과는 순간적인 것에 불과했고, 어둠 속에서 눈을 무리하게 사용해서 생긴 착시 효과라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잠시 동안 더 이상 파란색 불꽃은 나타나지 않았고, 우리는 속도를 내서 그 희미한 불빛을 통과하며, 주변의 늑대들이 울부짖는 가운데 계속해서 앞으로 달려나갔다. 늑대들이 사냥하듯 원을 그리며 우리를 따라오는 듯 했지만 말이다.

마침내 마부가 가다 말고 잠시 자리에서 벗어난 시간이 생겼다. 그가 없는 동안에 말들은 두려움으로 비명을 지르거나 콧소리를 푸르릉하고 내기보다는 덜덜 떨기 시작했다. 나는 왜 그런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늑대들이 울부짖다 말고 모두 함께 멈추는 것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때, 달이 검은 구름 속에서 나와 산 돌출부의 삐쭉삐쭉한 산마루, 소나무가 무성하게 덮인 바위의 뒤에서 솟아 올랐다. 그 달빛 덕에 축 늘어진 빨간 혀와 흰 이빨을 드러내고 있던 한 무리의 늑대들이 우리 주변에서 털이 텁수룩한 채로 길고 근육질의 사지를 팽팽하게 긴장시키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것들으 울부짖을 때보다 오히려 그렇게 침울한 침묵 속에서 우리를 응시하고 있었다는 것이 백배는 더 끔찍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두려워서 약간의 마비 증세가 올 것만 같이 느껴졌다. 누구라도 스스로 그런 공포와 대면하게 되면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될 터였다.

즉시 모든 늑대들이 울부짖기 시작했는데 마치 달빛이 그것들에게 무슨 특별한 효과를 내는 것만 같았다. 말들은 뛰고 뒤로 몸을 돌리고 하며 어쩔 줄을 몰라했고, 보기에 너무 안쓰러울 정도로 눈을 굴리며 무력하게 보였다. 하지만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한 공포가 보든 방향에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 그들은 그 공포 속에서 마지못해 남아 있어야만 했다. 나는 마침내 마부에게 오라고 불렀다. 아무래도 내가 보기에는 우리의 유일한 기회는 그 포위망을 돌파해서 마부가 돌아오는 것을 도와주도록 해야 하는 노력에 달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소리쳤고 칼레쉬의 벽을 두드렸다. 이 소리로 그 방향에 있는 늑대들에게 겁을 주기 바랬고, 우리가 포위된 이 함정에 마부가 도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그가 어떻게 도착했는지 나는 모르지만, 그가 고압적인 명령을 하듯 목소리를 한껏 크게 하는 것이 들렸고, 소리가 난 방향을 쳐다보자, 도로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가 자신의 긴 팔을 휘젓자, 무언가 손으로 만지거나 느낄 수 없는 장애물들을 쓸어서 한쪽에 치워버리듯이, 늑대들이 뒤로 점점 더 뒤로 물러났다. 그때 두꺼운 구름이 이동하면서 달을 가렸고, 우리는 다시금 어둠 속에 삼켜졌다.

내가 다시 사물을 볼 수 있게 되었을 때는, 마부는 칼레쉬에 오르고 있었고, 늑대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건 완전히 기묘하고 불가사의해서 무시무시한 공포가 밀려왔고, 나는 두려워서 말을 하거나 움직일 수가 없었다. 우리가 길을 헤쳐 나아가면서 그때가 끝없이 계속되는 것만 같이 느껴졌고, 흘러가는 구름이 달을 흐릿하게 가려서 이제 거의 완전한 어둠 속에 빠져들게 되었다. 우리는 계속 올라가고 있었는데, 때대로 급작스레 내리막길이 있어 푹 가라앉는 경우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는 여정이었다. 갑자기 나는 마부가 폐허가 된 넓은 성의 안마당에서 말을 잡아 당기고 있는 중이라는 점을 의식하게 되었다. 아무런 빛이 새어나오지 않는 키 큰 검은책 창문의 아래였고 총안이 있는 성벽은 부서져 있었고 거기서 달빛 하늘 아래 들쭉날쭉한 선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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