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단쓰1] 여행 사진이 들려주는 이야기

by 리단쓰

기억을 남기고 싶을 땐 반사적으로 사진을 찍어두는 편이다.

멋진 풍경을 만났을 때나 너무 맛난 음식을 앞에 두었을 때도 사진을 찍어두게 된다.

신기한 장면을 마주 했을 때도 왠지 기억에 저장해두고 싶은 마음으로 사진 한 장을 남겨두는 습관이 있는 것이다.

이번 '백일 글쓰기 '동안 나의 주제는 <추억의 사진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채워보리라 마음먹었다.

사진첩의 여기저기를 뒤적여보니 가장 많이 풍경에 감탄하거나 맛난 음식을 먹고 신기한 장면에 넋을 잃은 순간은 이쁜 섬 제주도에서 남긴 사진들이었다.

내가 제주도라는 섬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위안은 떨쳐버리기 힘든 매력으로 자꾸 나를 불러들이는 의식에 휘말리는듯한 기분이었다.

2016년 12월에 큰딸과 떠난 제주도 모녀 여행의 추억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처음 성인이 된 큰딸과 단둘이 떠난 여행이었고 여행 마지막날 아침이 나의 생일인 23일이라 제주공항에서 성게미역국을 먹으며 행복했던 기억이 남았다.

그 당시 한참 핫했던 영화 건축학 개론의 촬영지였던 장소로 '서연의 집'이라는 카페도 갔었고 고기국수 맛집인 '가시아방국수'도 누렸다.

숙소부근의 김영갑 갤러리에 가서 용눈이 오름에 몰두한 사진작가 김영갑 씨의 전시회도 감동 속에 살펴보았다.

특히 폐교한 초등학교를 개조한 갤러리와 마당이 주는 푸근함에 그 이후로도 산책길의 묘미를 즐긴 곳이다.

그리고 지금은 추억으로 사라진 신풍목장이라는 곳의 귤피 말리는 너른 마당도 신기해서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성산일출봉의 겨울바람도 매섭게 느끼며 머리카락이 산발이 되도록 바닷바람을 느낀 시간이었다.

2016년 겨울 제주가, 겨울 바다가 준 위로는 깊이감 있게 남는다.

굳이 그 이유를 헤아리자면 2016년 가을에 암투병하다 떠난 친구의 죽음이 준 상실감이나 두려움 그리고 허망함을 이겨내려 몸부림치던 가을과 겨울을 정리하던 시점의 여행이라는 것이 합당한 이유일 것이다.

2016년 겨울 제주 여행은 슬프고 위안받고 느끼는 시간이었고 그곳이 제주라는 곳이라 자연스럽게 각인된 땅이 제주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