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단쓰2] 제주 1주살이의 포문을 열다

by 리단쓰

여행의 매력을 떠나서 유난히 제주의 매력에 빠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헤아려보아도 딱히 뾰족한 답변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또 떠나는 건 무엇이든 숨겨진 이유가 있을 것이다.

2017년 여름휴가를 못 기다리고 온 가족 시간이 맞는 6월의 시간에 제주로 떠나기로 하고 여기저기 들썩이다가 과감하게 1 주살 이를 꾸리게 되었다.

날짜를 정하고 서귀포 쪽 서호동이라는 조용한 동네에 1주 살이를 안착하고 보니 이것저것 하고픈 일들이 생겨났다.

그 당시 축구에 푹 빠져있던 두 딸의 흥미를 끈 것은 제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의 멋진 모습을 직접 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마침 우리 가족이 제주에 도착하는 날 저녁시간에 경기일정이 있었다.

제주 가기 전 미리 축구경기 관람을 예약하고 제주에 도착해서 유선상으로 1 주살이 호스트와 연락을 해서 입실절차 마무리를 하고 바로 서귀포 올레시장으로 가서 축구장에서 저녁으로 먹을 다양한 먹거리를 준비했다.

마농통닭과 족발을 준비하고 생맥은 경기장 부스에서 구매했다.

남편도 두 딸도 함께 있으면서 각자의 독자적인 느낌을 만끽하는 시간임을 눈치채는 경기장의 밤이었다.

바다가 멀리 보이는 축구장의 돔의 역동성에 푹 빠져서 이후에도 제주도 여행 중 서귀포를 가게 되면 잔디밭을 내려다보며 산책하곤 하였다.

여행인 듯 제주 도민인 듯 맘껏 누린 제주1주살이는 제대로 제주 앓이를 불 지피는 도화선이 되었다는 걸 훗날 눈치챘다.

1주 동안 먹을 부식도 장 봐서 냉장고에 채우고 다니고픈 일정도 서로 조율하면서 제대로 제주의 맛을 누렸다.

아침파인 남편과 나는 무조건 눈만 뜨면 사려니숲으로 가서 걸었고 두 딸이 외출준비를 마칠 때까지 정처 없지만 행복한 드라이브로 제주 곳곳을 누볐다.

성산 방향 가시아방 국수의 고기국수와 비빔국수는 필수 체험 코스이기에 달려갔지만 웨이팅의 늪에 고민하다가 포장이 빠르다는 말에 얼른 받아와서 한적한 바닷가에서 피크닉 느낌으로 먹은 기억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추억이었다.

엄빠와 두 딸의 취향은 오전과 오후로 잘 조정되며 오전은 엄빠의 시간이고 오후는 4명의 단합으로 일정을 꾸렸다.

동문시장, 외돌개, 월정리해변, 금릉해변을 즐겼고

남편은 4박의 시간을 보내고 직장일로 귀가했으니 세 여자는 아빠를 공항에 배웅하고 사진빨의 명소인 카멜리아힐에 가서 여름 꽃들을 충분히 누렸다.

오설록에 가서 초록 초록 정경에 감탄도 하고 중문 관광단지도 누비고 다녔다.

제주 하늘의 구름이 마음을 흔들어 놓은' 2017년 6월의 1주'는 누구보다 나에게 깊숙하게 관여하는 시간이었다.

그 당시 제과 제빵을 배우고 있는 시기라 괜스레 제빵의 달인인양 제주 곳곳 빵집을 진지하게 체험하며 빵맛을 실컷 즐겼던 추억에 미소 짓게 한다.

과거로 소급되어 추억의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지나간 나의 시간들이 나도 살려내라며 엄청 아우성을 치더니 오늘의 시간에 털썩 자리를 잡고 앉는다.

시간의 연결 고리를 소중하게 여기는 오늘도 훗날 언젠가 소급되어서 한몫을 해내리라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호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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