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 응어리들이 아우성치길래
풀어버리려 다짜고짜 연필을 들면
아장아장 우리 아가의 손길이 덥석 먼저 차지한다
그래, 시 쓰기는 연필과 종이 위에서가 아니라
너의 아가의 웃음 속에서 이루어지리라!
기저귀를 반듯하게 개키어 놓고는
뽀송한 냄새를 맡아보며
'이게 시야, 이게 시지 뭐'
그래도 휑한 독백을 함께 개키어둔다
한가한 오후 가슴속 일렁임이 버거워서
여며진 옷 위로 기어 나올 때 거머쥔 연필 위로
아가의 울음소리가 먼저 올라와 앉는다
분유반, 베지밀 반 잘 섞이게 흔드는 출렁임 속에
가슴속 울렁임도 함께 섞이며 조화를 이룬다
'그래 그래 이게 시야 이게 시지 뭐'
하얀 종이 위의 위안보다
아가 네 웃음 속 위안이 성숙된 삶이 되리라!